"한짓골 아트플랫폼은 주차난 가중시키려는 건물인가"
"한짓골 아트플랫폼은 주차난 가중시키려는 건물인가"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9.03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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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 절차에 따른 의혹 <10>

-재단, 꼭 필요한 외부 주차장 ‘쏙’ 빼고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현재 재밋섬 건물, ‘인근지 주차장’ 없애면 “주차장법 위반”
-대형 문화예술플랫폼 조성한다면서, 주차장 면적은 줄인다고?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이 원도심 지역의 재밋섬 건물을 100억원을 들여 매입하겠다고 밝히며, (가칭)한짓골 아트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도의회 및 도민 사회에서 건물 매입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행정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며, 결국 원 지사는 7월 19일 긴급현안회의를 통해 건물 매입을 일시 중지시켰다. 

현재 도 감사위원회에서는 재밋섬 건물 매입 절차를 감사 중이다. 하지만 고위직 공무원들이 당연직 임원으로 있는 재단이기에, 자칫 ‘제 식구 감싸기’ 식의 감사로 끝나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미디어제주>는 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 절차에 숨은 새로운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다. <편집자주>

# 재밋섬 건물에 부설주차장은 설치는 ‘필수’

대한민국 국토교통부(이하 국토부)는 ‘주차장법 시행령’을 통해 건축물의 용도, 면적 등에 따라 보유해야 할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규정한다.

이때 시설물의 종류에 따라 면적당 보유해야 할 주차 대수가 달라지는데, 부설주차장 설치대상 시설물에 속하는 건물이라면 주차장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별표1]에 따른 부설주차장 설치 의무를 진다.

국토교통부가 정한 '주차장법 시행령' 제6조 제1항 [별표]에 따른 '부설주차장의 설치대상 시설물 종류 및 설치기준.

국토부가 대통령령으로 정한 부설주차장 설치대상 시설물에는 △위락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관람장 제외) 등 △제1∙2종근린생활시설 △단독주택 △골프장, 관람장 등이 있다.

시설물별 주차장 설치 규모를 나라에서 정하고 있다니, 의아하게 생각할 독자도 있을 테다.

하지만 이유는 있다.

만약, 영화관을 운영하는 사업자가 공간을 아끼려고 영화관 주차장을 너무 작게 만든다면?

영화관 일대는 관람객들로 인한 주차난으로 교통 마비가 올 테고, 일대 주민들은 엄청난 불편함을 겪게 된다. 

이것이 바로 국가가 ‘주차장법 시행령’을 통해 주차장 설치 규모를 정한 이유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매입하겠다고 밝힌 ‘재밋섬 건물’도 부설주차장 설치대상 시설물에 포함된다.

재밋섬 건물은 현재 영화관, 극장, 테마파크(놀이시설), 사무실 등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등기부등본상 용도는 위락시설, 문화 및 집회시설, 제1∙2종근린생활시설로 등록되어 있다.

국토교통부는 건축물의 시설분류에 따라 설치기준을 다르게 적용한다. 위락시설은 면적 100㎡당 1대, 문화 및 집회시설은 면적 150㎡당 1대, 제1∙2종근린생활시설은 200㎡당 1대의 주차장을 보유해야 한다.

재밋섬 건물은 층별 시설분류가 다르므로 부설주차장 설치기준 산정을 하려면 층별로 계산법이 달라진다.

이번 기사에서 다루고자 하는 점은 층별 주차 대수 산정이 아니므로 계산은 생략하고, 본론으로 들어가 보자.

 

# 재단, 꼭 필요한 외부 주차장 ‘쏙’ 빼고 부동산 매매계약

재밋섬 건물은 지상 8층, 지하 3층의 건물이다. 4층, 6층, 8층, 지하 3층을 제외하면 각 층이 300평을 넘고, 층별 면적을 합하면 약 3020평에 달한다.

덩치가 있는 건물이기에, 부설주차장 설치기준도 꽤 까다롭다.

이를 증명하듯 재밋섬 건물에는 다양한 부설주차장이 존재한다.

재밋섬 건물에 부여된 주차 가능 대수는 옥내에 63대(기계식 12대 포함), 옥외에 2대, 인근지에 17대 총 82대다.

재밋섬 건물의 '인근지 주차장'. 총 17대를 주차할 수 있다. (사진=다음 지도 로드뷰)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은 재밋섬 건물 내부 주차장을 제외한 별도 주차장이 인근지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기사에서 편의상 별도 주차장은 '인근지 주차장'이라고 칭하겠다.

'인근지 주차장'에는 총 17대의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다.

또한, 재밋섬 건물에는 좁은 공간에 차를 많이 세울 수 있다는 기계식 주차장도 도입되어 있다. 총12대까지 주차 가능한데, 이것으로는 재밋섬 건물의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에 미달한다. 이것이 바로 재밋섬 건물에 '인근지 주차장'이 필요한 이유다.

제주시 건축과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재밋섬 건물은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에 ‘적합’한 상태다.

때문에 재단이 재밋섬 건물을 매입한다면, 건물 면적에 따른 주차장 용지도 함께 매입했을 것이다. 주차장 용지를 매입하지 않는다면, 이를 대체할 별도의 대지를 확보하는 데 추가 지출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재단은 ‘인근지 주차장’ 용지만 쏙 빼놓은 상태로 부동산 매매계약서를 작성했다.

 

# 현재 재밋섬 건물, ‘인근지 주차장’ 없애면 “주차장법 위반”

<미디어제주>가 제주시 안전교통국에 문의한 결과, 재밋섬 건물의 ‘인근지 주차장’ 주소는 ‘삼도이동 827-15’다. 아래 지도를 참고하자.

재밋섬 건물의 '인근지 주차장'으로 등록되어 있는 주소(삼도이동 827-15)의 위치. (사진=다음 지도 스카이뷰)

위 지도에 표시된 ‘인근지 주차장’ 토지는 현재 재밋섬 건물의 주차장으로 귀속되어 있다.

하지만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작성한 부동산 매매계약서에는 ‘인근지 주차장’ 주소(삼도이동 827-15)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아래 재단과 ㈜재밋섬파크가 맺은 토지 매매계약서를 보면 그렇다.

제주문화예술재단과 (주)재밋섬파크가 체결한 부동산 매매계약서.
‘인근지 주차장’ 주소(삼도이동 827-15)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만약 재단이 주차장 부지를 확보하지 않은 채 건물을 사용한다면, 이에 따른 문제는 없을까?

안전교통국 관계자는 건물에 등록된 주차장 목록 중, ‘인근지 주차장’이 빠진다면 ‘주차장법 시행령 위반’이 된다고 말한다.

주차장법 시행령 위반을 면하려면 ‘인근지 주차장’ 면적에 필적하는 다른 주차장을 확보해야 한다는 뜻이다

주차장법 시행령 위반을 피하기 위한 또다른 방법이 하나 있다.

바로 시설의 용도 변경을 시행하는 것이다.

재단은 건물을 약 106억7380만원(부가세 포함)에 구입해 60억원을 들여 리모델링을 하겠다고 밝혔다. 만약 이때 용도변경을 통해 주차 면적을 기존 82대에서 65대로 새롭게 산정받으면 법을 위반하는 것은 아니게 된다.

 

# 재단∙예총∙민예총 거주할 대형 문화예술플랫폼 조성한다면서, 주차장 면적은 줄인다고?

재단이 용도 변경을 통해 법을 통과한다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최대 17대까지 주차 가능한 ‘인근지 주차장’을 제외한다면 재밋섬 건물이 가진 최대 주차 면적은 65대뿐이다.

재단은 재밋섬 건물을 리모델링해 공공 연습장과 컨퍼런스 룸, 소극장, 독립영화관, 카페 등으로 활용하겠다고 했다.

또한, 재단은 현재 건물을 매각하고 재밋섬 건물로 입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현 건물을 함께 사용하고 있는 예총과 민예총 또한 재밋섬 건물로 입주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재단 홈페이에 게재된 임직원 수는 총 71명이다. 재단 직원들의 차량만으로도 재밋섬 건물 주차장은 포화상태가 될 텐데, 예총과 민예총까지 이곳에 입주한다면 주차난 심화는 예견된 일이다.

재단이 재밋섬 건물을 매입, 문화예술플랫폼을 조성하겠다는 사업을 발표했던 5월 15일, 한 주민은 박경훈 전 이사장에게 간곡히 부탁했다. “주민을 위한 공간을 꼭 만들어달라고” 말이다.

당시 박 전 이사장은 확답하지 않았지만, 원도심 재생을 외치며 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이상 (가칭)한짓골 아트플랫폼 조성사업은 ‘주민’을 위한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주민의 세금, 도민의 세금으로 진행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현재 삼도이동 일대는 주차공간이 부족해 심각한 주차난을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도 재밋섬 건물로 재단과 예총, 민예총이 이사오겠다는 계획이 진정 주민을 위한 방향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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