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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섬 건물 매입은 재단이 건물주에게 놀아난 ‘사건’”
“재밋섬 건물 매입은 재단이 건물주에게 놀아난 ‘사건’”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7.17 18:1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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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용 위원장, “재밋섬 건물 매입은 재단이 건물주에게 놀아난 ‘사건’”
이승아 의원, “건물 계약금 1원, 해지 시 손해배상 20억?...불공정 계약”
강민숙 의원, “무려 100억원 투입 사업, 왜 이렇게 서두르나?”
박호형 의원, “재밋섬 사업, 도민 사회 충분한 공론화가 이루어졌나?”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이 112억원을 들여 추진하겠다는 (가)한짓골 아트플랫폼 사업을 발표하며, 재밋섬 건물 매입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지난달 14일에는 이사회 의결 및 도의 승인이 이루어졌고, 같은달 28일에는 1차 중도금 10억원을 지급 완료했다.

그리고 이와 관련, 17일 열린 제주특별자치도의회 문화관광체육위원회(이하 문광위) 제362회 임시회 제2차 회의를 통해 문광위 소속 도의원들의 날카로운 지적이 이어졌다.

문광위 의원들이 바라본 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을 향한 행보. 과연 어떤 모습일까?

이경용 위원장, “재밋섬 건물 매입은 재단이 건물주에게 놀아난 ‘사건’”

이경용 위원장(무소속, 서홍동·대륜동)은 “이것은 ‘사건’이라고 하고 싶다”라며 운을 뗐다.

이경용 위원장(왼쪽)이 김홍두 문화체육대회협력국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이경용 위원장 : 재단 측에서는 속전속결이 아니라고 하는데, 왜 속전속결이 아니냐? 건물 매입에 잔금을 지급하는 날이 2018년 11월 30일인데, 지금 계약해서 상임위 및 도지사 보고 거쳐서 계약하면  된다. 왜 이렇게 급했나? 이는 결국 재단이 건물주에 놀아난 ‘사건’이다. 재밋섬 건물 현장 답사 차 방문했을 때, 위원회 의원들이 느낀 것은 ‘적자투성이 건물’이라는 것이다. 리모델링비가 더 들 수 있다. 오히려 신축 건물을 매입하는 편이 낫다.

이 위원장은 재단이 기금 112억원에 대한 특별회계 편성에 대한 심의를 서면으로 받은 부분을 지적하고 나섰다.

재단의 정관 제3장 13조 제5항에 따르면, ‘이사회의 의결사항 중 이사장이 경미하다고 판단하거나 긴급을 요할 때에는 서면으로 의결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고, 재단은 이 정관을 근거로 사업을 ‘긴급사항’으로 규정하고 서면심사를 받았다.

이 위원장은 이에 대해 “서면심의 요건에 경미, 긴급사항 어느 것도 해당이 되지 않는다”면서 “112억원 지출이 긴급을 요하는 사항인지 관리∙감독 관청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위원장 : 재밋섬 건물은 압류가 계속 진행되어왔고, 적자 상태인 건물이다. 이사장님께선 재밋섬 건물 뒤에 살지 않나? 건물에 대해 누구보다 사정을 잘 알고 있지 않은가?

박경훈 이사장 : 그렇다.

이 위원장 : 정관에 있는 기본재산을 처분하려면, 이사회 결의를 통과하고 도지사 승인을 받아야 한다. 그래서 재단은 이에 대한 절차적 이행을 했다. 이제 기본재산 현금 170억원 중 117억원에 변경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기금변경에 따른 정관변경도 이루어져야 하는데, 이를 누락한 것이 맞나?

박 이사장 : 맞다. 정관변경은 안 했다.

이 위원장은 “현재 시점에서 사업을 중단한다면, 계약금 및 중도금으로 납부한 30억원을 날리는 상황이다. 하지만 리모델링 사업비를 도에 요청할 경우, 상임위원회는 더 철저히 심의할 수밖에 없다”면서 “창작 활동을 하는 어려운 처지에 있는 예술가를 지원해야지, 플랫폼 건설에 혈세를 사용하면서 도가 개입될 수밖에 없는 지경까지 만들었다. 앞으로 출연금 관련 모든 업무에 대해 제도를 변경해야 한다”고 의견을 피력했다.

끝으로 이 위원장은 “이 사업을 중단했으면 한다”면서 “배고픈 예술인을 철저히 지원하고, 의회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겠다. 절차적 정당성과 합법적 문제를 철저히 보겠다”고 못 박았다.

 

이승아 의원, “건물 계약금 1원, 해지 시 손해배상 20억?...불공정 계약”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은 재단 의사회 의결이 이루어진 지난 5월 17일 작성된 회의록을 언급하며 “김홍두 국장이 적극적으로 재밋섬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당시 다른 이사들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진행 과정을 너무 서두르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에 김홍두 문화체육대회협력국장은 “소명의식으로 공연 공간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당연히 찬성하는 부분이고, 오히려 칭찬받을 일이 아닌가 하는 마음을 갖고 추진했다”며 찬성 의견에 대한 근거를 밝혔다.

제주문화예술재단 박경훈 이사장(왼쪽)이 이승아 의원에게 답변하고 있다.

이승아 의원 : 특별회계 113억원에 대한 내역이 도 제출자료와 의회 제출자료가 다르다. 세출예산서를 살펴보면 최종 113억원이라는 금액은 같지만, 상세 지출내역이 다르다. 의회 제출자료에는 건물매입 100억원, 세금 3억원, 실시설계 10억원으로 나와 있는데 도 제출자료에는 일반운영비 7억3500만원, 시설비 5억6500만원, 자산취득비 100억원이다. 이유가 무엇인가?

김홍두 국장 : 처음 예산서가 올라올 때, 일반운영비와 시설비 등 여러 항목도 올라와서 이러한 내용을 삭제하고 매입비와 세금 및 실시설계비로만 정리했다. 의회에 제출한 자료가 맞다. 다만, 세금 3억이 아니라 2억이다. 오타로 생각해주면 될 것 같다. 나중에 2억으로 수정해서 보냈는데, 수정이 안 됐다. 죄송하다.

이 의원 : 그렇다면 특별회게 113억으로 승인받은 것이 112억으로 수정되나?

김 국장 : 그렇다.

이 의원 : 도와 의회 제출자료 모두 113억으로 기재되어 있어 숫자 하나의 오타라고 이해하긴 어렵다고 본다.

이어 이 의원은 “법적 회계절차는 예산 편성 후 사업비 지출이 이루어진다. 그런데 재단은 특별회계 편성 및 도의 승인 전에 편법으로 계약금 1원을 적용하여 재밋섬 건물 계약을 완료한 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재단의 계약서에 따르면, 계약금은 1원으로 설정되었고, 1차 중도금 10억원이 지난달 28일 지급 완료된 상태다. 또한, 계약서에는 ‘계약체결 후, 매도인과 매수인은 20억원을 지급해야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고 명시되어 있다.

이승아 의원 : 이것(손해배상액 20억원 책정)이 통상적인지 전문가 자문을 구했다. 자문 결과, 이것은 불공정 계약으로 본다.

박경훈 이사장 : 1원에 대한 부분은 상징적인 의미에서 했다. 20억원을 손해배상액으로 넣은 것은 건물주는 개인 사업자이고, 재단에 대한 신뢰가 없기 때문에 신뢰성을 보장하기 위해 넣은 것이다.

이 의원 : 재단의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해 20억원을 함부로 계약서에 넣어도 상관없나?

박 이사장 : 저희한텐 그 건물이 필요하고, 그쪽에서는 매각하는 시기가 맞아야 매매가 되는데, 공적인 입장에서만 봐서 판단할 순 없다. 그쪽에서도 ‘이 정도는 달아주셔야 한다’는 내용이 있어 협의를 통해 이루어진 것이다.

끝으로 이 의원은 “17년간 도민의 세금으로 조성된 기금을 이용하는 사업에 있어서 ‘도민 및 사회의 공감대 형성’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이번 사업처럼 이미 지출된 사업일 경우, 법적∙회계적 절차 이행이 투명해야 하는데, 멋대로 지출이 이루어진 것은 회계 감사 지적이 필요한 사항”이라고 지적했다.

 

강민숙 의원, “무려 100억원 투입 사업, 왜 이렇게 서두르나?”

박호형 의원, “재밋섬 사업, 도민 사회 충분한 공론화가 이루어졌나?”

강민숙 의원(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과 박호형 의원(더불어민주당, 일도2동 갑)은 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을 향한 과정이 속전속결 추진된 양상을 지적하며 김홍두 문화체육대회협력국장에게 질의했다.

김홍두 문화체육대회협력국장(왼쪽)에게 박호형 의원이 질의하고 있다.

강민숙 의원 : 건물 매입에 무려 100억원이 투입되는 사업인데도, 진행 속도가 굉장히 빨랐다. 지방선거 다음날인 6월 14일 도의 승인이 떨어졌다. 이날은 도지사가 업무 복귀된 상태인데, 도지사가 아닌 문화체육대회협력국장이 승인한 이유는 무엇인가?

김홍두 국장 : 선거기간 중간에 결정하게 되면 정책 방향이 잘못될 수 있어 선거 후인 14일 승인한 내용이다. 이미 재단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온 사항이라 우리가 승인해도 이상이 없다는 판단하에 승인했다.

박호형 의원 : 재단 기금 112억, 도비 60억으로 총사업비 172억원이 투입되는데, 도의회와 합리적으로 논의한 적 있나?

김 국장 : 당시 진행하는 과정에서 선거기간이라 사무실에 안 오는 경우가 있어 공식적으로 보고하는 과정은 모자란 점이 있다.

박 의원 : 공식적 보고는 아예 안 했지 않은가?

김 국장 : 실질적으로 법적인 보고사항은 아니기 때문에 간과한 면이 있다. 그렇지만 후에 김태석 의원이나 위원장님께 설명해 드리고 양해를 구한 바도 있다.

박 의원은 “재단으로 기금이 갔으나, 이는 도민의 혈세”라며 “선거 끝나자마자 도의회 구성도 안 되었고, 어수선할 때 한 달 만에 처리된 것이 문제가 많다”고 비판했다.

또한, 박 의원은 “재밋섬 건물 매입에 있어 부동산 수익을 챙기는 것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면서 “부동산 매입은 기금이 아니라, 도의 예산으로 해야 하는 것이 맞다. 기금을 갖고 사무실을 구입한다는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부연했다.

강민숙 의원(왼쪽)이 제주문화예술재단 박경훈 이사장의 답변을 듣고 있다.

이어 강 의원이 박경훈 이사장에게 재단 운영비 계획을 물었다.

오는 8월부터 새로운 이사장이 부임하게 되는데, 기금을 다 써버리면 운영비는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가 질문의 요지였다.

박 이사장은 “현재 재단은 기금으로 운영비를 충당하지 못하고 있다. 도에서 출연금을 받아 운영하고 있고, 기금으로는 재단 운영을 할 수 없다”면서 “출연금 자체도 이자만으로는 운영이 안 되는 상태다. 공공재산이기 때문에 (출연금은) 도에서 지속해서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강 의원은 “도의 출연금이 계속 이어질 것으로 예측하느냐”며 “재단의 재정 상황이 열악한 것 같은데, 이러한 상태에서 무리하게 건물 매입을 진행하는 것이 의혹을 불러일으키는 것으로 생각한다. 도민 혈세로 조성된 재단 기금이 필요한 사업에 쓰일 수 있도록 재검토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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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도동주민 2018-07-18 00:27:23
이거 검찰 조사로 가얄거 같은데요? 재단과 건물 관리자 유착관계 철저히 조사해야됩니다. 지방세 꼬박꼬박 내는 도민과 주민의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