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예재단과 제주도의 엇갈린 입맞춤, 거짓말쟁이는 누구?
문예재단과 제주도의 엇갈린 입맞춤, 거짓말쟁이는 누구?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8.07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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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 절차에 따른 의혹 <1>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치는 도와 재단, 과연 진실은?”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이 원도심 지역의 재밋섬 건물을 100억원을 들여 매입하겠다고 밝히며, (가칭)한짓골 아트플랫폼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도의회 및 도민 사회에서 건물 매입 과정의 절차적 정당성과 행정의 투명성 문제가 제기되며, 결국 원 지사는 7월 19일 긴급현안회의를 통해 건물 매입을 일시 중지시켰다.

현재 도 감사위원회에서는 재밋섬 건물 매입 절차를 감사 중이다. 하지만 고위직 공무원들이 당연직 임원으로 있는 재단이기에, 자칫 ‘제 식구 감싸기’ 식의 감사로 끝나버릴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이에 <미디어제주>는 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 절차에 숨은 새로운 문제점을 지적하려 한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매입을 추진 중인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재밋섬 건물. © 미디어제주
제주문화예술재단이 매입을 추진 중인 제주시 삼도2동 소재 재밋섬 건물. © 미디어제주

의혹1. 도와 재단의 엇갈린 입맞춤, 거짓말쟁이는 누구?

아래 사진은 재단이 재밋섬 건물을 매입하는 데 드는 돈을 과목별로 정리한 세출예산서다.

<A예산서>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재밋섬 건물 매입을 위해 작성한 세출예산서. 양도세 1억원과 인건비 1억8000만원, 사무기기 구입비 2000만원 등이 포함된다.

위 예산서는 편의상 A예산서라고 하겠다. A예산서에는 어째서인지 양도세 1억원, 건물매입 및 매도수수료 1600만원, 인건비 1억8000만원 등이 포함되어 있다.

‘양도세(양도소득세)’란 부동산 등을 양도하며 발생하는 소득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따라서 건물을 양도하는 사람, 즉 건물주(이 경우 재밋섬 건물 소유자)가 내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런데 A계약서를 보면 양도세 항목이 존재한다. 어찌된 일일까?

재단 측은 “이는 (재단 측에서) 승인 받은 서류가 아니다. 최적의 안을 만들기 위해 양도세 1억 및 운영비 내역 일부를 빼기로 했다. 세부 내역을 새롭게 조정한 세출예산서를 작성했고, 이 예산서로 이사회 의결 및 도의 승인을 받았다”라고 했다.

여기에 재단 측은 "처음 예산서를 작성할 때, 재단에 (부동산 관련) 전문가가 있는 것이 아니라 (양도세 및 수수료 항목에 대한) 착오가 있었던 것 같다"라고 해명했다.

또한, "A예산서의 양도세는 현재 재단 건물을 매도할 때, 드는 세금이다. 재밋섬 건물에 대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재단 관계자는 ‘승인본’이라는 수정된 세출예산서를 기자에게 전달했다. 재단 측이 ‘승인본’이라고 말하는 아래 예산서는 편의상 B예산서라고 하겠다.

<B예산서> A예산서 작성 후, 조정된 금액을 반영한 세출예산서. '양도세'를 포함한 각종 예산이 삭감되어 있다.

B예산서의 ‘당초액’ 항목은 A예산서와 내용이 같다.

재단 관계자는 B예산서의 ‘조정액’ 내용이 도에 제출한 최종 예산서라고 했다. 또한, 이사회의 서면 의결에서도 B예산서로 의결이 이루어졌다고 했다.

하지만 도는 다른 말을 한다.

제주도 관계자에 따르면, 6월 22일 재단은 A예산서를 도에 제출했다. 이에 도는 양도세, 수수료, 운영비, 인건비 등을 삭감한 내용의 B예산서를 재단에 전달했고, 재단은 이를 받아들였다고 한다.

도 관계자가 밝힌 재단의 세출예산서 제출 과정은 아래와 같다.

2018.06.14 제주특별자치도 승인 (김홍두 문화체육협력국장 전결)

2018.06.18 재밋섬 건물 부동산 매매계약 체결 (계약금 1원)

2018.06.19 양도세 및 각종 인건비 포함된 A예산서로 재단 이사회 서면 의결

2018.06.22 재단 측, A예산서 내용으로 특별회계 편성안 제주도에 제출

이에 제주도, 양도세 및 운영비 등 삭감한 B예산서를 재단에 제시, 재단과 합의 완료

2018.06.28 B예산서로 제주도 최종 승인

도에서는 “재단이 재밋섬 건물을 매입하게 되면, 현재 재단 건물을 매각할 예정이다. 여기에 드는 양도세 및 건물매도 수수료를 미리 책정한 것이 1억1600만원이다. 하지만 아직 재밋섬 건물 매입이 완전히 이루어지지 않았고, 재단 건물을 매각하는 것과 동시에 (한짓골 아트플랫폼) 사업을 진행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판단해 관련 예산을 삭감했다”라고 밝혔다.

도와 재단 측 주장을 각각 정리하자면 아래와 같다.

[제주도] 양도세, 각종 인건비 등이 포함된 A예산서를 재단으로부터 제출받음 > 양도세, 인건비 등 삭제한 B예산안을 재단에 전달 > 재단 측 동의 > B예산서로 최종 승인

[제주문화예술재단] A예산서 작성 > A예산서에 대한 문제점 보완해 B예산서 작성 > B예산서로 이사회 및 도에 승인 요청 > 이사회 및 도 승인

도의 말이 옳다면, 재단 측은 거짓말을 하는 셈이다. 재단 측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도는 거짓 주장을 한 것이다.

재단과 도의 엇갈린 입맞춤, 거짓말쟁이는 누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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