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문화예술재단, 소유권도 없는 재밋섬측과 매매계약 체결
제주문화예술재단, 소유권도 없는 재밋섬측과 매매계약 체결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8.27 14:3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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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 절차에 따른 의혹 <9>

-현 재밋섬 건물 소유권, 부동산 담보신탁으로 은행이 가진 상태
-부동산 소유권 없는 위탁자와 부동산 계약한 제주문화예술재단
"처분권한 없는 신탁자가 부동산 매도 시, 계약 무효까지 가능"

우리는 물건을 살 때, 물건의 소유자와 계약를 맺고, 돈을 지급한다.

건물도 마찬가지다.

재단은 (주)재밋섬파크(이하 재밋섬파크)와 재밋섬 건물에 대한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렇다면 재밋섬 건물에 소유권을 가진 자는 아마 재밋섬파크일 것이다. 부동산 매매계약을 할 땐, 건물의 소유권을 가진 당사자와 거래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재밋섬 건물의 소유권은 (주)신한은행(이하 신한은행)에 있다.

어찌된 일일까? 지금부터 살펴보자.

 

1. 현재 재밋섬 건물 소유권을 가진 자는? “재밋섬파크 아닌, 신한은행”

재밋섬 건물의 도로명 주소는 제주시 중앙로14길 18(삼도이동)다.

아래 사진은 위 주소의 등기부등본 내용이다.

재밋섬 건물의 등기부등본 중 '갑구' 내용. 2016년 4월 7일, 신한은행에 신탁되어 소유권이 넘어갔다.

부동산 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삼도이동 재밋섬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현재 신한은행이 가지고 있다. 재밋섬파크가 2016년 4월 7일, 해당 건물을 신한은행에 신탁했기 때문이다.

‘신탁(信託)’이란 위탁자가 수탁자에게 일정한 목적에 따라 재산의 관리와 처분을 맡기는 일이다.

따라서 수탁자인 신한은행은 재밋섬 건물에 대한 관리와 처분 등에 대한 소유권을 가진다. (아래 그림 참고)

(주)재밋섬파크가 재밋섬 건물을 신한은행에 신탁등기했다. 따라서 재밋섬 건물에 대한 소유권은 은행이 가진다.
그렇다면, 건물 소유권을 넘겨준 대가로 재밋섬파크가 얻은 것은 무엇일까?

그렇다면 왜, 재밋섬파크는 신한은행에 건물 소유권을 넘긴걸까?

자세한 내용은 ‘신탁원부’를 들여다보면 된다.

 

2. 재밋섬 건물 소유권을 은행에 넘겨준 이유? “61억3천만원 대출받으려고”

‘신탁원부’란 신탁의 목적, 신탁재산의 관리방법, 신탁재산의 처분 등과 관련된 내용이 담긴 등기부의 일종이다. 부동산 신탁 등기를 하려면 ‘신탁원부’를 작성하는 것이 필수다.

이제 신탁내용(신탁원부)을 살펴보자.

재밋섬파크와 신한은행이 맺은 신탁내용이 담긴 신탁원부 표지.

2016년 4월 7일, 재밋섬파크는 신한은행과 신탁계약을 체결했다. 위탁자는 재밋섬파크, 수탁자는 신한은행이다.

그리고 신탁계약 다음 날인 8일, 재밋섬파크는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으로부터 각각 56억3천만원과 5억을 대출받았다.

재밋섬파크가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에 대출한 금액이 나온다.
재밋섬파크는 재밋섬 건물을 담보로 총 61억3천만원을 대출받았다.

위 사진은 신탁원부에 동봉되어 있는 재밋섬파크의 여신거래 내용이다. 여신이란, 금융 기관에서 고객에게 돈을 빌려주는 일을 말한다.

결국 재밋섬파크는 은행 대출을 위해 재밋섬 건물을 담보로 한 신탁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부동산 담보신탁’이다. 아래 그림을 참고하면 이해가 쉽다.

재밋섬파크는 재밋섬 건물을 담보로 은행에서 총 61억3천만원을 대출받았다.
따라서 현재 재밋섬 건물의 소유권은 수탁자인 은행에 있다.

은행에서는 신용, 부동산 등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 하지만 수많은 대출상품 중, 부동산 담보대출은 수수료가 높은 편이다.

그럼에도 부동산 담보대출이 성행하는 이유는 있다. 타 대출상품보다 대출한도가 높게 책정되어 큰 금액을 대출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재밋섬파크는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에 총 61억3천만원을 대출받았다. 이렇게 큰돈을 대출받기 위해서는 부동산을 담보로 한 대출방법이 가장 쉽고 빠른 것이었을 테다. 이것이 바로 재밋섬파크가 신한은행과 신탁계약을 맺은 이유다.

 

3. 부동산 소유권 없는 위탁자와 계약한 제주문화예술재단

이번에는 신탁원부의 [별지2]에 나온 ‘신탁계약의 내용’을 보자.

신탁원부 [별지2]에 명시된 신탁계약의 내용.
채무자는 재밋섬파크, 수익자는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이다.
수익권증서 총 발행금액은 73억5600만원이다.

위에서 언급한 대로 채무자는 재밋섬파크, 수익자는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이다.

수익권증서 발행금액은 신한은행에 67억5600만원, 제주은행에 6억원으로 총 73억5600만원이다.

이는 재밋섬파크가 은행에 빌린 채무액 61억3천만원의 120%에 해당되는 금액이다.

*수익권증서란?

신탁의 수익권을 증서화한 문서. 부동산 소유자가 자금을 융통하기 위해 부동산을 담보로 신탁회사에 담보신탁(대출)을 하는 데, 이때 신탁회사에서는 수익권증서를 발행한다. 수익권증서 발행금액은 일반적으로 대출금액의 120~130%로 대출금보다 높게 설정한다. 이유는 대출을 담보하는 금액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다시 재단과 재밋섬파크와의 부동산 매매계약으로 넘어가 보자.

재밋섬파크는 재단과 부동산 매매계약을 체결하면서도 채무를 완전 갚지 못했다. 만약 빌린 돈을 다 갚았다면 재밋섬파크와 신한은행 간 신탁계약이 해지되었을 텐데, 그들의 신탁계약은 아직 유효하다. 따라서 채무가 여전히 남아있음을 알 수 있다.

재밋섬파크가 61억3천만원을 은행에 모두 상환하기 전까지, 재밋섬 건물의 소유권은 은행이 가진다.

그런데 재단은 수탁권자인 신한은행이 아니라, 재밋섬파크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었다.

재밋섬파크는 재단으로부터 받은 돈으로 채무액을 갚고, 소유권을 가져와 부동산 매매계약을 마칠 예정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는 재밋섬파크의 입장일 뿐이다. 아직 재밋섬 건물의 소유권은 신한은행에 있기 때문에, 부동산 매매계약은 은행과 체결하는 것이 원칙이다.

<미디어제주>가 자문을 구한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일반적으로 신탁건물의 경우 수탁자 앞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되어 있으므로, 신탁건물의 매매당사자는 ‘수탁자’와 ‘매수인’이 된다. 수탁자는 신탁회사일 경우가 많은데, 처분권한이 없는 ‘신탁자’가 부동산을 매도하였으면, 상황에 따라 계약의 무효까지도 주장할 수 있다”고 했다.

신탁부동산의 부동산 매도에 관한 법률은 신탁원부 내용과 변호사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갑론을박의 소지가 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재단이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세금 100억원이 투입되는 부동산 매매계약을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제기하자 재단 관계자는 “부동산 매매계약서 제4조와 제7조를 같이 보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재단 관계자의 말에 따르면, 계약서의 조항에 의해 ‘이미 있는 채무관계는 청산하고, 깨끗한 상태에서 가등기한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재단 관계자가 언급한 부동산 매매계약서 조항은 아래와 같다.

제4조. 매도인은 계약체결 당시 위 부동산과 관련해서 근저당권 등 일체의 제한물권은 물론 이를 담보로 한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제7조. 매도인은 2차중도금을 수령함과 동시에 위 부동산에 대해 소유권이전 청구권 보전을 위한 가등기를 매수인에게 설정해 주기로 하며, 이와 관련된 비용은 균분하여 부담하기로 한다.

제4조에는 ‘매도인은 계약체결 당시 (중략)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라고 나와 있다. 하지만 부동산 매매계약을 맺을 당시, 재밋섬 건물은 은행에 신탁된 상태였다.

다시 말해 채무가 존재하는 상태였다는 뜻이다.

여기에 관해 묻자 재단 관계자는 “(제4조 내용은) 등기부등본상에서 확인된 것 이외에 어떤 것도 추가로 (채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라고 답했다.

하지만 재단 관계자의 말이 성립하려면 제4조 내용은 아래처럼 바뀌어야 한다.

“매도인은 위 부동산과 관련해서 계약체결 당시 등기부등본상 확인된 것 이외에 근저당권 등 일체의 제한물권은 물론 이를 담보로 한 채무가 존재하지 않음을 확인한다.”

만약 제4조 내용이 이처럼 바뀐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여전히 존재한다. 등기부등본상 확인되는 채무는 '신한은행에 신탁했다'라는 내용 뿐인데, 재밋섬 건물에는 채무가 더 존재하기 때문이다.

신탁과 별개로 신한은행과 제주은행에 채무가 있다는 사실은 등기부등본에 나오지 않는다. 신탁원부를 발급받아봐야만 나온다.

이러한 사실에 재단 관계자는 “이 정도면 된 것 아닌가 (생각했다)”라면서 제7조항이 재단의 안전장치라고 말했다.

그래서 기자는 물었다. “재밋섬 건물은 현재 은행이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데, 매매계약서를 작성하며 은행과도 합의를 마친 것이 맞나”라고.

재단 관계자는 “이미 그쪽(은행)이랑 재밋섬파크 쪽에서 얘기했고, 그걸 저희가 확인을 했죠”라고 말했다.

관련 내용을 문서화한 서류가 있느냐 물으니 재단 관계자는 “(가등기 설정 약속이) 이미 계약서상에 들어가 있기 때문에, 이 부분(가등기)을 이행 안 하면 계약 위반이다. 이미 계약서상에 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라고 말을 돌렸다.

다시 말해 재단은 부동산 소유권이 없는 위탁자(재밋섬파크)에게 건물을 구매하면서, 소유권을 가진 은행에 제대로 된 확인문서조차 받지 않은 것이다.

재단 관계자의 주장은 부동산 매매계약서 제7조에서 가등기 설정에 대한 약속이 있으므로, 신탁부동산 매매를 위한 서류는 없어도 큰 문제가 없다는 식이다.

때론 수탁자(은행)의 동의 없이도 위탁자가 신탁된 부동산을 제3자에게 매도할 수 있다. 하지만 이때 부동산 매매대금은 수탁자(은행)에게 입금되어야 함이 원칙이다.

만약 위탁자가 제3자에게 받은 부동산 매매대금을 수탁자(은행)에게 입금하지 않거나, 입금을 차일피일 미룬다면 상황이 매우 복잡해지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재단은 1차 중도금 10억원을 수탁자인 은행에 입금했을까?

정답은 ‘아니오’다.

재단 관계자는 “통장 내역을 살피니 재밋섬파크 측에 입금한 것으로 나온다”고 말했다.

재단은 신탁된 부동산을 매입하면서 위탁자와 계약서를 작성했고, 위탁자에게 중도금을 입금하는 상식에 어긋나는 계약을 했다.

절차적 정당성과 투명성을 목숨처럼 여기는 기관이 이렇게 일반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계약을 체결한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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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막 2018-08-30 07:2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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