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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밋섬 건물 매입한다면, 주민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재밋섬 건물 매입한다면, 주민 위한 공간을 만들어주세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5.15 20: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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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재단, (가)한짓골제주아트플랫폼 조성 계획 주민설명회 개최
지역주민 및 문화예술계 도민 참여…”지역주민이 활용할 수 있는 공간 되어야”
(가)한짓골제주아트플랫폼 조성 문화예술계·주민 설명회가 15일 열렸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문예재단) 메가박스 제주점으로 익히 알려진 재밋섬 건물 매입과 관련한 주민설명회가 오늘(15일) 예술공간 이아 3층에서 열렸다.

이날 설명회에서 문예재단 박경훈 이사장은 제주시 원도심인 삼도동에 위치한 영화관 건물인 재밋섬을 매입해 문화예술복합공간을 탄생시키는 (가)한짓골제주아트플랫폼 조성 계획을 발표했다. 재밋섬 건물을 리모델링해 공공 공연엽습공간과 독립∙예술영화 독립관, 제주예총 및 제주민예총 등 문화예술대표단체 사무공간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이 계획의 골자다.

제주문화예술재단 박경훈 이사장이 주민설명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지난 13일 ‘재밋섬 건물 매입 관련 규탄 성명’을 발표한 바 있는 제주문화교류협회 고영림 회장은 “제주시 원도심에 위치한 영화관을 없애고 새로운 공간을 세운다는 이야기가 갑작스럽게 발표되는 바람에 매우 충격받았다”라며 “재밋섬 건물에 있는 영화관이 그나마 원도심 주민들이 누릴 수 있는 문화공간인데, 이것을 공론화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인지”를 물었다.

박경훈 이사장은 “재밋섬 건물에 아파트 혹은 주택이 들어선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공간은 문화시설로 활용되어야 한다는 생각에 사업을 추진한 것”임을 밝히며 “젊은 세대들이 신제주로 이동하면서, 극장들도 함께 이동했다. 문예재단 차원에서 소극장 2개라도 남겨 예술문화상연을 이어가겠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고영림 회장은 “젊은 사람들이 신제주로 이동했다고 젊은 사람들은 원도심, 구제주에 살지 않는 것이냐”라고 반문하며 “정해진 사안을 통보 받는 설명회라는 확신이 들어 불쾌하다”는 심정을 드러냈다.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고영림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

(주)재밋섬파크의 이재성 대표이사는 “원래 재밋섬 건물 위치에 주택사업을 하려 건축심의도 받고, 통과도 한 상태였다. 그런 와중에 문화재단 관계자가 ‘재단과 함께할 수 있는 방향이 낫지 않겠느냐’ 이야기해서 작년 5월부터 논의하고 있었다. 많은 우려와 염려가 있을까 걱정되긴 했지만, 현 재밋섬파크의 경영을 안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공론화하지 못했던 것”임을 밝혔다. 또한, “갑작스럽게 주민들께 말씀드려서 죄송한데, 오래전부터 논의된 사안이다. 문화예술재단의 사업이 크게 성공해서 삼도2동 중심으로 성장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부연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 관계자는 “공간의 확보 부분에 대해서는 잘된 일이라 생각한다”면서 “다만, 주민이나 원도심지역 예술인들이 참여할 수 있는 생활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다면 문제는 해소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6.13선거를 앞두고 최종 결정권자인 도지사가 부재한 지금, 급하게 추진하는 것이 아닌가”를 묻는 한 주민의 질문에 박경훈 이사장은 “일정대로 계단 밟듯이 진행된 것이기 때문에 선거와는 관계가 없다”라고 못 박았다.

“예술공간 ‘이아’에 주민을 위한 공간이 만들어질 것이라 기대했는데, 결과는 그렇지 못했다. 어린이가 많은 원도심 지역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져야 하는데, 이 부분을 심사숙고했으면 좋겠다”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에 문예재단 조선희 경영기획본부장은 “예술공간 ‘이아’에서 작가들이 지역주민과 상생하는 과정이 좀 더 성숙될 수 있도록 기다려 달라”며 “재밋섬 공간에는 어린이 공간이 만들어질 수 있도록 추후 TF팀에 제안하겠다”고 답했다.

이날 자리에는 삼도동 주민을 비롯한 문화예술인들이 참석했다.

한편, 문예재단에 따르면 재단 조성 당시에는 2010년까지 육성기금 300억원 조성을 목표로 적립을 시작했다. 하지만 목표액 달성에 실패하자 재단은 2020년까지로 시점을 연장했다.

이에 박경훈 이사장은 “계획 년도 2년을 남긴 현시점에도 170까지 여 원 적립에 그쳐 적립목표액 달성이 불가능한 상황이고, 현 금융환경으로는 기금 이자만으로 재단 운영비 활용이 불가능하다”면서 “육성기금의 합리적 운용을 위해 재밋섬 매입을 추진하게 됐다”고 (가)한짓골제주아트플랫폼 조성 계획의 추진배경을 밝혔다.

“애초 계획했던 300억원의 육성기금이 모이지도 않았는데, 돈을 써버린다는 것이 이해가 안 간다”는 주민의 항의에 박경훈 이사장은 “300억원이라는 목표는 20년 전에 결정된 사안이라, 저희가 답변할 수는 없다. 하지만 도의회 역시 은행 이자가 현저히 낮아진 현재, 목표액 달성보다는 기금을 잘 활용하자는 쪽에 중점을 두고 있다”고 답했다.

자신을 삼도일동 주민이라고 밝힌 한 도민은 “예술공간 ‘이아’조차 제대로 운영하지 못했는데, 또 다른 사업이 진행된다면 과부하가 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라며 “이아 공간도 지역주민이 쓰기엔 문턱이 높다. 문예회관도 마찬가지다. 공청회를 할 때는 ‘알겠습니다’라며 주민의 말에 귀 기울이는 듯 하지만 결과를 보면 아니다. 지역주민이 사용할 수 있는 공간을 확정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에 박경훈 이사장은 “기술적인 부분에 문제가 없다면 최대한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이날 설명회에 참석한 (사)제주관광진흥회 양인택 사무처장은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도시재생과 문예재단이 각각 기능하고 있기 때문에 원도심 재생사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100억원을 들여 재밋섬 건물을 매입하기 전, 코리아극장이 매물로 나왔을 때 왜 구입하지 않았나”라는 의문을 제기했다.

설명회에서 나온 같은 맥락의 질문에 조선희 경영기획본부장은 “(가)한짓골제주아트플랫폼 조성 사업을 구상하던 중, 여러 조건을 만족시키는 건물이 마침 매물로 나온 것이다. ‘왜 서두르느냐’라고 하는데, 건물주가 매입 의사를 밝혔을 때, 매입 시기가 정해지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문예재단의 재밋섬 매입은 오는 17일 임시이사회의 의결 결과에 따라 도지사의 승인 후 이뤄질 수 있다. 매입이 결정되면 5월 중 리모델링 및 설계비용에 대한 적정성 용역 완료 후, TF팀을 구성해 건물매입 및 리모델링 실시, 내년 9월 최종 개관하겠다는 것이 재단의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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