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 주민에게 재밋섬 건물은 너무 멀어요"
"서귀포 주민에게 재밋섬 건물은 너무 멀어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8.05 20: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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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문화예술재단의 재밋섬 건물 매입 절차를 바라보며
제주의 문화예술이 나아가야 할 길 고민해보기 <2>

“문화예술은 지역 주민과 상생해야 한다”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위치한 문화예술창고 '몬딱'.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문화예술공간은 사람을 한곳으로 모으는 역할을 수행한다. 문화예술이라는 매개체로 한곳에 모인 사람들은 광장을 조성하게 되고, 지역은 활기를 되찾는다.

따라서 제주문화예술재단이 재밋섬 건물을 매입, 원도심 지역에 아트플랫폼을 조성해 사람들이 찾게 만들겠다는 사업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다만 이러한 사업은 제주시 원도심 지역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을 문화예술로부터 더욱 소외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재밋섬 건물 매입을 속전속결 밀어붙이는 것이 아니라, 신중해야 하는 까닭이다.

지난 기사에서 언급했듯, 예술은 그들만의 리그가 되어서는 안 된다. 소수의 전유물이 된 예술은 오래 살아남을 수 없다. 제주 지역 곳곳에 숨은 문화예술인, 문화예술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지역의 도민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문화예술이어야 지속성을 가질 수 있다.

문화예술을 매개체로 모여 지역 주민이 하나의 공동체를 만들어내고 있는 곳. 그런 곳이 많아져야 좋다.

문화예술창고 '몬딱'은 옛 제주의 귤 창고를 개조해 만들었다. 천정에는 옛 모습이 그대로 남아있다.

# 마을 주민들의 아지트, 문화예술창고 ‘몬딱’

서귀포시 안덕면 감산리에 위치한 이 공간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감산리 인근 주민이라면 대부분 이 공간을 안다.

마을 부녀회장을 포함해 주민들의 아지트이자 갤러리 등 복합문화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는 이곳의 이름은 ‘몬딱’이다.

몬딱은 ‘문화예술창고’라는 별칭을 갖고 있다. 제주의 옛 귤 창고를 리모델링해 재탄생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제주에서 옛 모습을 간직한 창고를 임대하기란 쉽지 않다. 다른 건물이 들어서 없어졌거나, 이미 다양한 모습으로 개발된 곳이 대다수라 그렇다.

몬딱을 탄생시킨 장본인이자, 공간의 주인장인 김민수 작가는 이 창고를 빌릴 수 있었던 게 “운이 좋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말마따나 운 좋게 문화예술창고로 재탄생할 수 있었던 이곳의 규모는 높이 4m, 70평으로 작다면 작고 크다면 큰 공간이다.

몬딱의 내부 모습. 마을 주민 및 도민들의 기부로 책상, 의자 등 공간 구성을 완료할 수 있었다.

이곳에는 마을 사람들이 모인다. 모여서 무엇을 하느냐?

전문 바리스타의 재능기부로 커피 클래스를 진행한다.

김 작가와 함께 몬딱을 운영하는 서승환 작가는 팝아트 강좌를 열었다.

사진 작가인 김 작가는 ‘스마트폰으로 사진 잘 찍는 법’ 강좌를 개설해 꾸준히 운영 중이다.

작년 크리스마스엔 지역민과 문화예술인이 모여 파티를 개최하기도 했다.

날씨가 무더운 요즘, 에어컨이 없는 몬딱은 현재 문화예술 강좌를 잠시 중단했다. 하지만 선선해지는 가을이 오면 다시 문화예술 강좌가 열린다.

서승환 작가, 몬딱에서의 팝아트 강좌 모습.

개인이 문화예술공간을 꾸려간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었다. 하지만 문화예술인들이 하나, 둘 모여 재능기부를 통해 강좌를 열게 되자 마을 주민들이 모이게 되었고, 공간은 활기를 찾았다.

사람과 사람을 잇다 보니 창고는 문화예술과 마을을 잇는 공간이 된 것이다.

얼마 전, 몬딱에서 모인 사람들은 자원봉사단체를 만들었다. 이름은 ‘몬딱 나누미’다.

몬딱 나누미의 구성원은 40여 명이 넘는다. 각자의 재능을 살려 7개 반을 만들었다.

사진, 미술, 요리, 공연, 보수정비, 그림책 읽어주기, 대외협력 총 7개 반에는 문화예술인뿐 아니라 지역 주민, 관련 전문가, 일반인 모두가 함께한다.

특히 마을의 애로사항을 듣고, 도움이 필요한 마을 소식을 전하는 일은 마을 어르신이 도맡아 한다. 대외협력반 소속 마을 어르신들은 지역 현황을 전하는 눈과 귀가 되어,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지역의 소리를 듣는다.

지난 7월, 진행된 '몬딱 나누미' 발대식. 노래, 마임 등 회원 예술가들의 다양한 공연이 펼쳐졌다.

‘몬딱 나누미’는 지역의 봉사 자원 업체와도 함께한다.

봉사단에 소속된 이들 업체는 굴삭기, 목공 장비, 1톤 트럭, 음향 장비 등 각자가 가진 장비 지원으로 봉사한다.

몬딱 나누미는 앞으로 월 1회 이상 제주 지역 마을에 찾아가 봉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예술활동은 다양한 경로로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친다. 개인은 표현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고, 정신건강에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사회적 측면에서 본다면, ‘몬딱 나누미’처럼 마을과 지역 주민, 예술인이 상생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도 한다.

공간은 ‘턱’하니 만들어 놓는다고 해서 발전하는 것이 아니다. 문화예술을 행하는 사람이 있고, 이를 찾는 사람이 있어야 공간은 빛을 찾는다.

제주시 시내에 집중된 인구만을 위한 ‘단 하나’의 문화공간, 한짓골 아트플랫폼 사업이 제주도의 문화예술에 과연 어떤 의미가 있을까?

제주도는 서울 혹은 육지의 다른 도심 지역과 다르게 예술인의 수가 적고, 문화예술을 즐기는 사람 수가 적으며, 문화예술 활성화가 덜 되었다.

제주도가 진정 ‘문화예술의 섬’으로 각광받기 위해서는 100억원이 넘는 낡은 건물 매입이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이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모슬포, 남원, 성산, 우도 등에 거주하는 지역민도 가까이서 문화예술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곳에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만들어주는 것이 좋다.

서귀포에 거주하는 도민에게 재밋섬 건물은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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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부일 2018-08-07 14:48:34
몬딱 문화예술창고 좋아요!
육지에도 소문이 나서 지역민들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오시는 것 같더라고요.
가까운 곳에 이런 공간이 있다는 게 너무 좋고,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즐길 수 있으면 좋겠네요^^
지자체 관계자님들~
문화, 예술에 소외된 지역민들도 한번 돌아봐주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