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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가족 맛있는 책읽기, 작은 미용실에서 피어난 큰 무지개
11-20 12:031. 누군가에게 건네는 용기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2. 삶의 변화를 이끌어 낸 책 읽기의 감염력3. 책이 잇는 마음, 삶이 달라지는 순간4. 작은 미용실에서 피어난 큰 무지개5. 온가족 맛있는 책읽기, 삶을 밝히는 등불함께 책을 읽는 순간, 세상은 한결 따뜻해진다. 책은 나이의 벽을 허물고 삶의 곁에 머무는 벗이 된다. 그림책 한 권은 아이와 아이, 아이와 엄마, 때로는 아이와 할머니를 잇는 다리가 되어 오래된 기억을 불러내는 대화의 씨앗이 된다. 나이가 들어서도 그림책에 마음을 기대어 스며드는 이들이 있다. 그 만남의 자리, 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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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의 긴장과 퀴어의 목소리, 영화 <우연히 나쁘게>가 연 세계적 공감 가능성
11-03 22:511. 교실의 크로노토프2. 퀴어의 목소리3. 균열의 정점(頂點)4. 타자화의 메커니즘5. 김예원의 작품세계와 세계적 공감 가능성 영화의 퀴어성은 선언이 아니라 침묵의 흔들림 속에서 피어난다. 언어가 포착하지 못한 공백에서 영화는 출발한다. 김예원 감독의 단편 〈우연히 나쁘게〉라는 제목은 이미 하나의 균열을 내포한다. ‘우연히 + 나쁘게’, ‘우연히 나쁘다’ 혹은 ‘우연히 나쁜 일이?’라는 다의적 조합은 단일한 진술을 거부하고 차이를 전제한 해석의 장을 연다. 이는 일상의 우발성과 사회 규범이 부여하는 부정적 가치가 교차할 때 발생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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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를 지키는 약속_제주어 동화가 전하는 생태적 메시지
10-13 15:231. 서사적 플롯 구조 속에 담긴 환경 담론2. 친구에서 바다, 바다에서 지구로3. 제주어가 지켜낸 바다와 김도경의 작품세계말로 흘려내는 것과 달리 글자로 새겨내는 일은 제주 사람인 나조차도 버겁다. 김도경 작가의 동화를 읽으며 나는 제주인으로서 깊은 부끄러움을 느꼈다. 태어나고 자라면서 늘 곁에 제주어가 있었지만 정작 내 입에서는 서툴고 낯설게 흘러나온다. 핏속에 스며 있는 언어조차 이토록 멀어진 지금, 모어母語가 아닌 이가 제주어로 한 편의 동화를 써낸다는 일이 얼마나 고단한 여정이었을까. 특히 제주도에서도 지역마다 표기가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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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를 향한 녹색 쾌락주의자
09-29 04:051. 봄빛으로 적어낸 생명의 일기2. 모든 생명의 권리 존중3. 생명의 환원으로 이어지는 기록4. 평화를 향한 시대 읽기그는 늘 녹색을 바라본다. 화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임종길 작가. 꽃 한 송이와 나무 한 그루, 작은 연못의 물결과 그 곁을 찾아든 제비 두 마리까지 모든 생명은 녹색의 길 위에 놓여 있다.≪오늘은 뭐 했지?≫의 글과 그림은 맑고 깊은 울림을 전한다. 작은 화면에 담긴 수채 세밀화는 섬세하면서도 온기를 머금은 선으로 독자의 마음에 닿는다. 따스한 필체와 절제된 색채감이 더해져 그림일기는 우리에게 친근하게 다가온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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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母子)가 엮은 제주어 감정 동시집 읽기와 독서지도 확장성
09-23 17:001. 그림과 동시가 빚어낸 감정의 결2. 뒤척이는 지구, 숨 쉬는 바다3. 가족의 설렘과 사랑 속에 표현되는 제주어 뉘앙스4. 제주어 감각으로 여는 긍정 언어와 생명 존중 독서수업5. 『잘도 아꼽다이』의 문학성과 독서 지도 확장성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대화는 어머니와 자식 사이에서 시작된다. 말이 없어도 통하고 떨어져 있어도 마음이 닿는 그 끈은 누구도 대신할 수 없다. 김신자 시인의 시집에는 바로 그 특별한 숨결이 배어 있다. 대학생 아들이 엄마의 정신세계 속으로 조심스레 걸어 들어와 그 마음을 함께 읽어준다는 것은 얼마나 귀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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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선 백사장의 4·3_ 진혼과 위무의 시학
09-16 09:50표선 백사장 모래톱에 묻힌 이름들- 임채성의 진혼과 위무의 시학- 강영미의 , 만남과 이별의 시대- 임채성의 작별하지 못한 이름들- 김영란의 화해를 향한 SOS- 김연미의 상생의 소리- 고정국의 표선 백사장. 눈부신 바다였다. 모래사장은 소설 속 주인공을 만난 듯 설레게 했고, 새벽 눈밭에 발자국을 먼저 찍으려 달려갔던 기억은 지금도 빛난다. 그러나 여고생이 되어 소설책을 함께 나누던 친구가 갑작스레 떠난 뒤, 바다는 돌연 달라졌다. 그의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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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녀문학과 제주문학의 접점에 펼쳐지는 김신자 시조의 미학
09-09 10:071. 해녀문학-서정에서 서사로2. 해녀의 숨결로 배웅하는 바다3. 제주 공동체의 정서와 바다의 기억4. 해녀 시학과 제주어문학을 통한 지역문학의 구축해녀는 가까우면서도 낯선 존재였다. 내가 태어난 뒤 어머니는 주로 밭일에 매달리셨고 해녀복을 입는 일은 미역허치 같은 공동체 작업에만 가끔 나섰다. 그러나 그보다 훨씬 전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낯선 원정 물질에 나섰던 시절을 자장가처럼 들려주시곤 했다. 스무 살 갓 성인에 오른 풋풋한 나이에 고무 해녀복도 없이 소중이를 입고 바다에 들었다고 했다. 고향을 등지고 열 길 물속에서 눈을 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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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결을 따라 삶을 적는다_김신자 수필문학의 진정성과 제주어 감각 (2)
08-18 04:001부 1. 공동체의 윤리 안에서 끌어올린 말들의 생명력 2. 유년 시절의 ‘고향땅 밟기’로 회귀하는 기억의 서사2부 3. 웃음과 침묵 속에 드러나는 삶의 진실 4. 현대인의 일상에 스며든 제주어 수필 5. 지역 문학 복원을 위한 김신자의 제주어 수필3. 웃음과 침묵 속에 드러나는 삶의 진실칼럼을 두 차례로 나누어 싣게 되면서, 이번 글은 지난 독서평론 “공동체의 윤리 안에서 끌어올린 말들의 생명력 및 유년 시절의 ‘고향땅 밟기’로 회귀하는 기억의 서사”에 이어 마무리를 짓는 2부의 내용이다.김신자의 작품 속에는 장난스럽고 웃음을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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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의 결을 따라 삶을 적는다_김신자 수필문학의 진정성과 제주어 감각 (1)
08-11 06:011부1. 공동체의 윤리 안에서 끌어올린 말들의 생명력2. 유년 시절의 ‘고향땅 밟기’로 회귀하는 기억의 서사2부3. 웃음과 침묵 속에 드러나는 삶의 진실4. 현대인의 일상에 스며든 제주어 수필5. 지역 문학 복원을 위한 김신자의 제주어 수필붓 가는 대로 쓰는 것이 수필이라 했다. 그래서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장르처럼 보인다. 그러나 문학성을 지닌 수필을 쓴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허구적 장치를 활용하는 소설이나 시와 달리 수필은 삶의 표면을 정면으로 통과하며, 끝내 자기 고백의 투명성을 놓지 말아야 하는 장르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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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불러본다_박희순의 생태동시집과 제주어 감각의 복원력(3)
08-06 04:541부 숨은 들꽃, 드러난 마음 — ⪡엥기리젠⪢의 동심 생태 시학2부 부리 끝에 맺힌 봄- ⪡쪼글락하고 아꼬운 생이⪢의 경고3부 ‘스며듦’의 미학 ― ⪡꼬물꼬물 베렝이⪢의 자존감맺으며- 박희순 시인의 작품세계와 제주어 생태동시집3부 ‘스며듦’의 미학 ― ⪡꼬물꼬물 베렝이⪢의 자존감스며든다는 것.스민다. 스며든다. 스르르. 스르르르.스며든다는 것은 억지로 하지 않아도 어느덧 저절로 이루어지는 일이다.저도 모르게 하게 되는 것, 나도 모르게 가까워지는 것.그것이야말로 진정한 ‘스며듦’이다.“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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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불러본다_박희순의 생태동시집과 제주어 감각의 복원력 (2)
07-22 08:481부 숨은 들꽃, 드러난 마음 — ⪡엥기리젠⪢의 동심 생태 시학2부 부리 끝에 맺힌 봄- 쪼글락하고 아꼬운 ⪡생이⪢의 경고1) 햇살을 쪼아 나르는 작은 부리 — 말맛의 기쁨2) 웃음으로 피어나는 제주어 감각 — 동시가 동요로 피어나다3) 기억을 지키는 노래 — 곁을 지키는 마음4) 사라진 둥지 앞에서 ― 시대가 남긴 미안함의 풍경5) 또르르 초록이 흐르는 자리 — 박희순 동시와 생태의 마음3부 작은 몸, 큰 울림 ― 꼬물꼬물⪡베렝이⪢의 자존감마무리 작은 존재, 큰 울림 — 박희순과 제주어 생태 동시의 세계숲이 가까이 있어 좋다.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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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불러본다_박희순의 생태동시집과 제주어 감각의 복원력 (1)
07-17 08:541부 숨은 들꽃, 드러난 마음 — ⪡엥기리젠⪢의 동심 생태 시학1) 박희순 동시의 생태적 시간2) 말과 그림이 빚은 시적 생태 놀이터3) 동심의 눈, 詩의 귀4) 작은 생명에게 말을 거는 詩2부 부리 끝에 맺힌 봄- 쪼글락하고 아꼬운 ⪡생이⪢의 경고3부 작은 몸, 큰 울림 ― 꼬물꼬물⪡베렝이⪢의 자존감마무리- 박희순과 제주어 생태 동시의 세계 너를 불러본다. 솔직히 말하자면, 필자는 자연의 친구들과 꽤 가까운 사이라고 믿어왔다. 하지만 박희순 시인의 동시집을 읽고서야 그 믿음이 얼마나 빗나간 생각이었는지를 깨달았다. “아꼬운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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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회화의 결을 따라 흐르는 동심의 세계
07-03 14:11서론_시와 그림의 결에서 흐르는 동심 1. 시詩와 회화繪畵의 접점에서 2. 부름에서 시작된 관계 맺기3. 물활론적 상상으로 포용하는 시학4. 기다림을 배우는 동심 철학 결론_ 민병도 시인의 예술생태계 시와 그림의 결에서 흐르는 동심시 곁에 그림이 있고, 그림 곁에 시가 있다. 그 결이 접점을 이루며 빛을 발하는 작품집. 민병도 작가의 작품을 마주할 때마다 우리는 시와 그림 사이에서 공명하는 감성을 만나게 된다. 그림과 시는 각각의 예술 언어이지만 민병도 시인의 손끝에서는 그 둘이 하나의 숨결처럼 엮인다. 동시조 ⪡구름 과자⪢는 시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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詩와 음악이 만나는 섬, 제주
06-26 11:361. 안현순 작곡 세계와 ≪제주, 애(愛)≫2. 김순이의 시 3. 고정국의 시조 4. 고성기의 시조 5. 이청리의 시 6. 고영숙 의 시 제주 4·3노래 7. ≪제주, 애(愛)≫가 완성한 시와 음악의 복합예술2024년 여름밤, 음악은 침묵을 뚫고 우리에게로 스며들었다. 문예회관 대극장을 가득 채운 안현순 제2회 작곡 발표회. 무대와 관객 사이의 숨결을 조율하는 제주의 빛과 떨림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소중한 만남이었다.이날,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마이크를 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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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적 상상력과 옴니보어적 문학성
06-23 11:07[송미아의 독서칼럼] 김도경의 생태동화 『산굴뚝나비 짱이의 모험』 1. 『산굴뚝나비 짱이의 모험』의 옴니보어적 문학성2. 멸종위기 생명, 생태계의 경고를 말하다3. 김도경 작가 문체의 독특성4. 독서지도 관점에서 접근한 생태 동화 읽기5. 어린이 문학에 스민 생태적 상상력과 실천의 윤리김도경 작가는 틀에 얽매이지 않는 창작자다. 고정된 형식이나 장르를 넘나드는 옴니보어적 문학 세계를 꾸준히 가꾸어 왔다. ‘옴니보어(omnivore)’란 본래 여러 분야에 두루 관심을 갖고 수용하는 사람을 뜻하지만 문학에서는 장르나 스타일에 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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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 작가_ 문학과 기록 사이 제주어를 통섭하다 (3)
06-17 09:58[송미아의 독서칼럼] 1장 창발적 언어 미학_입말과 문학의 접점 ⪡제주어 용례사전⪢2장 지역문학의 회복 가능성, 양전형의 제주어 장편소설 ⪡목심⪢3장 제주어로 빚은 양전형 작가의 시학 ⪡허천바레당 푸더진다⪢ 외 1. 삶의 체온이 박힌 말맛 2. 사랑과 통증 3. 역사의 서정 4. 존재와 사유 5. 소리내어 감상하는 제주어 詩 전체 결론 : 양전형 작가가 남긴 제주어 문학의 미래 3장 제주어로 빚은 양전형 작가의 시학 ⪡허천바레당 푸더진다⪢ 외프랑스 시인 폴 발레리는 ‘시는 생각하는 방식이 아니라 존재하는 방식’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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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 작가_문학과 기록 사이 제주어를 통섭하다 (2)
06-09 17:17[송미아의 독서칼럼] 1장 창발적 언어 미학_입말과 문학의 접점『제주어 용례사전』2장 지역문학의 회복 가능성, 양전형의 제주어 장편소설 『목심』 1. 《목심》의 존재론적 서사구조와 감정의 회복 2. 제주어문학을 통해 불러낸 공동체 의식 3. 기술문명 시대의 윤리적 경계와 존재의 회귀 4. 제주어 소설 속에서 피어나는 지역문학3장 제주어로 빚은 양전형 작가의 시학 『허천바레당 푸더진다』외 제주어 시집편 양전형 작가의 ≪목심≫은 한국문학사에서 전면 제주어로 쓰인 첫 장편소설이다. 1960년대 이후 제주 사람들의 삶을 입체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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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형 작가 문학과 기록 사이, 제주어를 통섭하다 (1)
06-02 10:33송미아의 독서칼럼 - 창발적 언어 미학_입말과 문학의 접점 『제주어 용례사전』 1장 창발적 언어 미학_입말과 문학의 접점 『제주어 용례사전』 1. 삶과 말을 잇는 언어 지도의 창발적 미학 2. 살아있는 언어문화를 꿈꾸다 3. 제주 정체성과 문화의 정수, 지역문학의 호재(好材)2장 지역문학의 회복 가능성 양전형의 제주어 장편소설 『목심』 3장 제주어로 빚은 양전형 작가의 시학 『허천바레당 푸더진다』외 봄의 행간에서 말을 곱씹는 일은 다소 딱딱한 사유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그러나 언어가 없다면, 우리는 봄의 감각, 그 설렘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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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에 발효된 서정과 서사성 (3)
2024-09-19송미아의 독서 칼럼 세상 만물에 숨결을 불어 넣어 전하는 자가 시인이다. 이때 시인은 시적 화자인 자아와 타자(대상)를 어떻게 연결할 것인가. 사색의 과정을 거치며 ‘자아’에서 ‘시 세계’로 진입한다. 특히, 정형률을 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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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어에 발효된 서정과 서사성 (2)
2024-06-20송미아의 독서 칼럼 자연의 결과 제주어의 결은 맞닿아 있다. 제주의 자연은 영겁의 시간을 돌아 짙푸른 서정의 옷을 입었다. 섬과 제주인의 운명은 바람을 타고 혼류하여 독특한 하나의 세계를 이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