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서 내년도 제주도 예산안 심사 진행
한동수, 건설 예산 감소 지적 ... "경제 활성화 가능?"
이승아도 "편성 제대로 됐나? ... 행사 예산은 늘어"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도가 건설 경기 활성화를 강조하고, 이를 위해 역대급 지방채까지 발행했지만 정작 제주도의 내년도 예산안에서 건설 분야와 관련한 예산은 줄어든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지방채 발행 등이 실질적인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나오고 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20일 오전 제444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2차 회의를 갖고 제주도정의 내년도 본예산안에 대한 심사를 제기했다.
이 자리에서 한동수 의원(더불어민주당, 이도2동을)이 역대급 지방채 발행에도 불구하고 건설 분야 예산이 전년대비 큰 폭으로 줄어든 부분에 대해 질의했다.
앞서 제주도는 4820억원이라는 사상 최대규모의 지방채를 발행하고, 이를 통해 건설경기를 되살리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오영훈 제주도지사도 지난 11일 열린 제444회 도의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 자리에서 '예산안 제출에 즈음한 시정연설'을 통해 "과감한 재정 투입으로 지역경제의 역동성을 살려내겠다"며 "장기침체에 빠진 건설경기를 되살리고, 상하수도 등 공공서비스 인프라 확충을 위해 지방채를 발행하겠다"는 점을 밝혔다.
실재로 제주도가 발행하려는 지방채는 상당수 건설분야 예산 등에 투입됐다. 건설분야 등을 담당하는 환경도시위원회 소관 예산에 전체 지방채 발행규모의 64.5%가 쏠렸다.
하지만 정작 올해 건설분야 예산은 전년대비 감소했다.
내년도 건설주택국의 예산은 1770억원 규모로, 전년 1996억원 대비 226억원이 줄었다. 11.6%의 감소로, 적지않은 수준이다. 부서별로 보면 건설과가 27.1%가 줄었고, 건축경과과가 24% 줄었다. 주택토지과도 3.53% 감소했다. 도로관리과만 1.67% 늘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건설 분야 예산은 전년 대비 다소 늘어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제주의 건설 관련 내년도 예산은 올해 대비 줄었다.
한동수 의원은 이 점을 지적하며 "건설 관련 예산이 줄었는데, 이걸로 건설경기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가 가능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제주도는 이에 대해 "현재 재정 여건이 좋지 않지만, 기본적인 사업들이 반영됐기 때문에 집중적으로 신속 집행을 해나가겠다"는 답변을 내놨지만, 한 의원은 오히려 "신속 집행이야 항상 해야하는 것"이라며 "(오영훈 지사도) 건설 경기 부양을 위해 지방채 발행을 했다라고 말했는데, 오히려 담당 부서의 예산은 줄었다"고 질타했다.
한 의원은 또한 "일반 회계로 가능한 예산을 지방채로 편성하는 경향도 있다"며 "이렇게 되면 사업의 안정성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이승아 의원(더불어민주당, 오라동)도 이 점을 지적했다.
이승아 의원은 "제주도에선 지방채 발행이 지역의 선순환을 이끌 것이라는 말을 하는데, 실제로 보니까 (건설 부서 예산이) 다 마이너스 편성이 됐다. 아울러 일반 회계로 들어가야 할 예산이 지방채로 들어가다보니 선순환이 아니라 악순환이 되는 것이 아니가 하는 우려도 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제주도의 예산이 전체적으로 전년대비 커지고, 지방채까지 발행을 하고 해서, 예산의 내용을 들여다보기 전에는 많은 기대가 있었다. 우리가 흔히 생각했던 것처럼 '경제가 좀 회복되고, 건설 쪽에 많은 투자가 되겠거니' 생각했다"며 "하지만 (예산이 줄어드는) 이런 결과가 나왔다. 이게 건설 경기 회복을 위한 편성이 제대로 된 게 맞나라고 묻고 싶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은 또한 건설 분야 예산이 크게 줄어드는 동시에 행사 관련 예산은 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이번 예산안이 정말 제주의 경기를 회복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에 대해 거듭 의문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