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읍 12개 마을 주민들 “제주사파리월드 조성 반대”
조천읍 12개 마을 주민들 “제주사파리월드 조성 반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8.11.08 17: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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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협의회 “‘습지·곶자왈’ 보전 시대적 사명 다할 수 있게 해달라”
9일 도시계획위 심의 관련 “관광·휴양 개발진흥지구 지정 불허” 촉구
람사르 습지 인증에 이어 최근 조천읍이 람사르 습지도시로 지정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동백동산 입구에 세워져 있는 선흘1리 주민들의 ‘생명의 약속’ 입간판. 제주의 자연과 뭇 생명들을 대하는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져 있다. ⓒ 미디어제주
람사르 습지 인증에 이어 최근 조천읍이 람사르 습지도시로 지정되는 데 핵심 역할을 한 동백동산 입구에 세워져 있는 선흘1리 주민들의 ‘생명의 약속’ 입간판. 제주의 자연과 뭇 생명들을 대하는 주민들의 간절한 소망이 담겨져 있다.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최근 두바이에서 열린 제13차 람사르 총회에서 국내 첫 람사르 습지도시로 지정된 조천읍 지역 마을 대표들이 제주사파리월드 조성 사업에 대한 이행 절차 중단을 촉구하고 나섰다. 생태적 가치가 높은 람사르 습지 동백동산을 위협한다는 이유에서다.

조천읍 이장협의회는 8일 오후 성명을 통해 “조천읍이 람사르 습지도시로 인증을 받은 상황에서 제주사파리월드 사업 진행은 지정이 취소될 수도 있는 중대한 문제”라며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에 제주사파리월드 사업에 대한 관광·휴양 개발진흥지구 지정을 불허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장협의회는 성명에서 “조천읍이 람사르 습지도시로 지정된 이유는 동백동산을 포함한 선흘 곶자왈이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동백동산이 유네스코 지정 세계지질공원, 산림청 지정 연구시험림으로 지정된 데 이어 내년에는 생물권 보전지역을 확대 지정되는 등 관광객과 학계 등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곳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세계적으로 동백동산 일대에서만 발견되는 제주 특산속 식물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해 물장군, 애기뿔소똥구리 등 수많은 멸종위기 생물의 보고로서 생태교육과 생태관광지로도 유명한 곳이라고 내세우기도 했다.

이어 이장협의회는 “선흘 곶자왈을 찾는 연중 탐방객이 3만명에 달할 정도로 치유와 힐링의 장소로 유명한 곳”이라면서 “인근 동복리 산1번지에 추진중인 제주사파리월드 조성 사업으로 인해 동백동산이 훼손될 위험에 빠졌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사파리월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사업 부지인 곶자왈이 파괴되는 것은 물론, 인근 동백동산과 다른 마을도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더구나 호랑이, 코끼리, 하마 등 141종의 대형 야생동물 1172마리를 사업부지에 들여올 경우 선흘 곶자왈의 생태계 교란과 동물 탈출로 인한 인명피해 가능성, 동물의 분뇨 처리 문제 등 많은 문제가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하기도 했다.

특히 이장협의회는 “조천읍 12개 리 전체 마을이 지난 8년 동안 습지와 곶자왈을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으로 여겨 지속가능한 자원으로 만들기 위해 세계적인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을 추진, 올해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을 받았다”면서 “동백동산을 포함하는 12개 지역의 습지 보전에 앞장설 것을 결의하고, 제주의 곶자왈을 이 시대 우리가 꼭 지켜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다”는 확고한 명분을 내세웠다.

이에 이장협의회는 “사파리월드 사업이 강행될 경우 사업 부지와 바로 인접한 동백동산의 생태적 가치가 훼손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천읍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면서 동백동산에 대한 람사르 습지 인증까지도 취소될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더구나 사파리월드 사업부지가 동백동산과 경계를 같이 하고 있어 선흘 곶자왈의 생태축이 이어지는 곳이기 때문에 사업이 강행될 경우 이 곳에 서식하는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순채, 팔색조, 큰오색딱다구리, 긴꼬리딱새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백서향 등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서식하고 있는 곳으로서 다양한 파충류의 산란 장소와 서식처도 위협을 받게 될 것이라는 점을 들기도 했다.

또 사업부지 인근 동백동산이 습지보호지역을 품고 있다는 점을 들어 “습지보호지역 경계 안에 대해서만 보존한다고 해서 습지보호지역을 지킬 수 있는 게 아니”라면서 “주변 생태계가 보전돼야 건강한 습지가 유지되고 지하수도 보전되는데 제주의 중산간 지역이면서 지하수 함양 지역인 이 곳에서 대규모 개발이 이뤄질 경우 습지와 지하수 오염, 훼손 등 우려가 제기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장협의회는 “선흘 곶자왈은 10여년 전 묘산봉 관광지구 사업으로 이미 절반이 잘려나갔다”면서 사파리월드 사업이 추진된다면 동백동산은 생태적으로 고립된 섬으로 쪼그라들 것이라는 점을 심각하게 우려했다.

뭇 생명들이 서로 연결돼 있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점을 들어 “동백동산과 함께 곶자왈과 동복 지역의 자연이 모두 이대로 보전돼야 건강한 자연이 유지될 것”이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에 이장협의회는 조천읍 지역 12개리 주민 일동의 명의로 사파리월드 조성 사업 결사반대 입장을 천명하면서 5가지 요구사항을 제시했다.

우선 이들은 “사파리월드 사업계획에 대한 모든 이행절차를 즉각 중단할 것을 요구한다”면서 도시계획위원회에도 9일 열리는 심의회에서 사파리월드 사업에 대한 관광·휴양 개발진흥지구 지정을 불허할 것을 촉구했다.

제주도를 겨냥해서도 “조천읍 람사르 습지도시 지정이 취소되는 세계적인 수치를 겪지 않기 바란다”면서 미래 세대를 위해 남겨줄 습지와 곶자왈 보전이라는 이 시대의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해줄 것을 요구했다.

사파리월드 사업 부지에 포함돼 있는 도유지 부분에 대해 제주도가 임대 거부 입장을 표명할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장협의회는 제주도에 “조천읍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려는 뜻에 함께 하기를 바란다”면서 앞으로 동복리와 조천읍이 협력해 ‘사람과 자연과 문화’가 꽃 피고 ‘제주도가 커지는 꿈’을 꿀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줄 것을 요구하면서 제주도가 지향하고 있는 ‘환경수도’답게 환경 보전의 일관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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