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재판 ‘전 남편 살해’ 계획적 vs 우발적 쟁점 전망
고유정 재판 ‘전 남편 살해’ 계획적 vs 우발적 쟁점 전망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7.23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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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법 내달 12일 오전 첫 공판 예고
재판부 검찰-변호인 측 쟁점 소명 주문
검, 관련 문자 메시지·인터넷 검색 등 제시
변 “피해자 살해 마음먹고 한 행위 아니다”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여러 곳에 나눠 버린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에 대한 재판에서는 계획적인 범행 여부에 대한 입증 여부가 쟁점이 될 전망이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살인, 사체 훼손 및 은닉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에 대한 첫 재판을 다음달 12일 오전 201호 법정에서 연다고 23일 밝혔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 측이 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줄 것을 요청했지만 대략적인 쟁점 파악이 됐다는 판단에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첫 재판에서 검찰이 고유정에 대한 공소사실 전문을 읽고 증거조사 등이 시작될 예정이다.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유기한 혐의의 고유정(36.여)이 12일 오전 10시 2분께 제주동부경찰서 현관 문을 나서자 유족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나서 경찰 관계자들이 막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유기한 혐의의 고유정(36.여)이 지난달 12일 오전 10시 2분께 제주동부경찰서 현관 문을 나서자 유족들이 강하게 항의하고 나서 경찰 관계자들이 막고 있다. © 미디어제주

이번 재판은 고유정이 범행을 사전에 계획하고 실행했는지가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유정의 국선 변호인 측에서도 우발적이지만 살인을 인정했고 살인 이후 정황인 사체 손괴 및 은닉에 대해서도 인정했기 때문이다.

검찰은 고유정의 범행 동기에 대해 이혼 과정에서 형성된 피해자에 대한 왜곡된 적개심, 피해자와 사이에 낳은 아들을 재혼한 남편의 친자처럼 키우겠다는 비현실적 집착, 현 남편과의 불화를 겪는 상황에서 피해자와 아들의 면접 교섭이 이뤄질 경우 재혼 생황의 장애 작용 우려 등을 들었다.

그에 대한 증거로 피해자인 전 남편에 대해 적개심을 표현한 가족과의 문자 메시지, 자신의 아들을 재혼한 아들의 남편 친자처럼 키우려 했다는 관련자 진술과 문자 메시지, 범행 계획과 관련해 인터넷을 범행 도구를 준비하고 물색한 점, 인터넷 검색 기록, 범행 후 평온한 상태에서의 펜션 업주와 장시간 통화, 가짜 문자 메시지 조작 등을 제시했다.

변호인 측은 검찰의 주장을 듣고 (피고인이) 이혼 과정에서 피해자를 증오의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물품 구매 및 인터넷 검색도 피해자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한 행위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고유정 피해자 살해 후 1·2차 사체 손괴·은닉 등은 인정

계획 범행 증거 불구 우발적 살해 어떻게 설명할지 귀추

변호인 “가해자로서 잘 못 알지만 억울함도 있는 듯 해”

피해자가 고유정을 상대로 성폭행을 시도하자 이에 대응하다 살해했다는 우발적 살인을 주장했다.

검찰이 주장하는 피해자 살해 후 펜션 욕실에서 혈흔 청소, 1, 2차 사체 손괴 및 은닉 등은 인정했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재판부는 양 측의 주장을 듣고 앞으로 재판에서의 쟁점 소명을 주문했다.

검찰 측에는 고유정이 범행에 사용하기 위해 인터넷을 주문한 물품을 모두 수령한 것인지, 고유정이 피해자와의 결혼 생활이 파탄에 이르는 부분에 대한 진술의 입증 등을 요구했다.

변호인 측에는 검찰의 '계획적 범행'을 부인하고 '우발적 살인' 입증을 강조했다.

특히 피고인 고유정이 범행 전 인터넷으로 '졸피뎀', '혈흔', '전기 충격기', '니코틴 치사량', '뼈 강도', '뼈의 무게', '제주 바다 쓰레기' 등을 검색한 점을 들며 "검색한 사실 자체는 인정하고 있으니 왜 검색했는지를 다음 공판까지 입장을 밝혀달라"고 주문했다.

고유정 측이 우발적 살인을 주장하고 있으나 검색 내용을 보면 살해를 준비하는 듯한 단어가 많기 때문이다.

또 검찰이 내놓은 범행 시각인 지난 5월 25일 오후 8시 10분부터 9시 50분 이후에 피고인이 피해자의 스마트폰에 발송한 문자메시지에 대한 입장도 밝힐 것을 피력했다.

해당 문자 메시지는 고유정이 지난 5월 27일 오후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피해자에게 '성폭행 미수 및 폭력으로 고소하겠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고 약 두 시간 뒤 피해자의 스마트폰으로 자신에게 '미안하게 됐다'는 내용으로 보낸 것이다.

재판부는 "검사의 주장이 맞다면 그와 같은 문자 메시지는 피해자가 사망한 이후 피해자의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시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 것이기 때문에 우발적 살해라는 주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 지 다음 재판에서 의견 진술을 해 달라"고 말했다.

고유정의 국선 변호인이 23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변호인은 자신의 모습과 육성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 미디어제주
고유정의 국선 변호인이 23일 제주지방법원 앞에서 취재진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변호인은 자신의 모습과 육성을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 미디어제주

변호인 측은 "피고인이 범행 전 물품 구매와 인터넷 검색 내역에 대해 최대한 기억을 되살려 어떤 이유로 행동했는지 (접견에서) 물을 예정"이라며 "살해 이후 문자 메시지 내용에 대해 구체적인 입장을 정리하고 성폭행 정황에 대해서도 기록 등을 검토해 의견을 제시하겠다"고 답했다.

한편 고유정의 변호인은 이날 공판준비를 마치고 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고유정의 심리 상태와 현재 심정을 전했다.

변호인은 "피고인과 여러번 접견했는데 심적으로 안정되지 않은 것 같았다"며 "가해자로서 본인의 잘 못을 알고 부끄러워하고 있으나 본인도 억울함이 있는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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