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전 남편 살해’ 고유정 18쪽짜리 의견서 읽기 ‘퇴짜’
‘제주 전 남편 살해’ 고유정 18쪽짜리 의견서 읽기 ‘퇴짜’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9.16 18:2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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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16일 3차 공판 진행
변호인 측 고유정 직접 입장 밝힐 기회 요구
A4 용지 18쪽 분량 달하는 의견진술서 제출
재판부 “변호인 써준 것 굳이 읽을 필요 있나”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유기한 혐의로 진행 중인 '제주 고유정 사건' 재판에서 피고인 고유정 측이 준비한 18쪽 분량의 변론이 재판부로부터 '퇴짜'를 맞았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정봉기)는 16일 오후 201호 법정에서 살인, 사체훼손 및 은닉 혐의로 기소된 고유정(36·여)에 대한 세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이날 대검찰청 소속 DNA 감정관과 화학감정관에 대한 증인신문에 앞서 변호인은 재판부에 피고인 고유정이 직접 진술(변론)할 수 있는 별도의 시간을 요청했다.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36·여)이 16일 오후 3차 공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36·여)이 16일 오후 3차 공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 미디어제주

고유정의 변호인은 애초 2시간 정도의 변론 시간을 요청했으나 재판부가 법률상 모두진술의 기회를 줬으나 별도 진술하지 않은 점을 들며 부정적인 의견을 피력하자 30분만이라도 달라고 요구했다.

검찰의 공소사실에 대해 피고인 고유정이 본인의 입장을 밝힐 기회를 달라는 것이다.

변호인 측이 제시한 고유정의 의견진술서는 A4 용지 18쪽 분량이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언제든지 (자신의) 이익을 위한 시간을 달라면 줄 수 있고 주는게 정당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제출한 의견서를 보고 공소사실 전반에 대한 변론이라면 증거조사를 마친 뒤 피고인 신문이나 피고인 최후진술 절차가 있어 재판 진행 도중에 굳이 발언할 필요가 있는지 검토해보겠다"고 말했다.

고유정 “컴퓨터 없어…내 의견 토대로 작성된 의견서”

재판부 “교도소서 직접 손으로 써 온다면 기회 줄 것”

잠시 의견서를 검토한 재판부는 "변호인이 작성하고 재판 전 피고인에게 사인만 받은 것 같다"며 "변호인이 써 온 것을 굳이, 이미 (첫 공판) 모두진술에서 상당한 시간을 들여 한 것을 다시 피고인의 입을 빌어 되풀이하는 것이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반문했다.

실제 재판부에 제출된 18쪽 분량의 의견서는 변호인이 컴퓨터로 작성해 출력한 것이다.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36·여)이 16일 오후 3차 공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 미디어제주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는 고유정(36·여)이 16일 오후 3차 공판을 받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리고 있다. ⓒ 미디어제주

변호인은 "의견서가 접견하면서 피고인의 의견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이라며 본인이 만든 의견서가 아니라고 항변했다.

피고인 고유정도 "지금 내가 컴퓨터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방법이 접견 때 밖에 없다"며 "제 의견을 토대로 작성된 의견서"라고 피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작성을 변호인이 한 게 아니냐. 직접 수기로 작성했다면 모르지만 변호인이 작성한 것을 읽겠다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변호인이 작성한 것을 피고인이 직접 읽는 것은 적절치 않고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직접 교도소에서 작성해 온다면 기회를 드리겠다"며 "다른 피고인들도 수기로 작성해 온다. 수기로 작성해 오면 기회를 주겠다"고 일축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피고인 고유정이 의견서를 교도소에서 직접 작성해 오면 오는 30일 오후 2시로 예정된 제4차 공판에서 5~10분 정도의 시간을 주기로 했다.

한편 이날 재판은 대검찰청 소속 DNA 감정관과 화학 감정관이 증인으로 출석, 검찰과 변호인 측이 증거물에서 채취한 혈흔 DNA, 졸피뎀 성분에 대한 감정 결과가 쟁점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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