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정 전 남편 살해 전 ‘졸피뎀’ 어떻게 먹였을까
고유정 전 남편 살해 전 ‘졸피뎀’ 어떻게 먹였을까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07.0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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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검찰 계획적 범행 입증 위해 투약 경위 밝히는데 주력
참고인 조사서 “중요한 일 전 사진 찍는 습관” 진술 바탕
경찰 송치 자료 재검토 통해 ‘유의미’ 판단 사진 3장 확보
음식물로 약물 투입 시 유지 시간 등 자문…증거 재감정도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사체를 훼손 및 유기한 고유정(36.여)을 지난 1일 구속기소한 검찰이 계획적 범행 입증을 위한 중요한 단서인 '졸피뎀' 투입 경위를 밝히는데 주력하고 있다.

제주지방검찰청은 고유정 사건과 관련, '유의미한' 사진 3장을 확보했다고 3일 밝혔다.

해당 사진은 고유정이 범행 시기인 지난 5월 25일 오후에 자신의 휴대전화로 찍은 2장과 범행 후 제주를 떠날 때인 5월 28일 오후 완도를 향하는 여객선 안에서 찍은 1장이다.

지난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고유정(36.여)이 7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진술녹화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유정에 대한 신상공개는 지난 5일 결정됐다.© 미디어제주
지난 5월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에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된 고유정(36.여)이 지난달 7일 오후 제주동부경찰서 유치장을 나서 진술녹화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고유정에 대한 신상공개는 이보다 앞선 지난달 5일 결정됐다.© 미디어제주

제주지검에 따르면 지난 5월 25일 사진 2장은 고유정이 전 남편을 살해하기 직전인 오후 8시 9~10분께 찍은 것이다.

한 장은 범행 장소인 제주시 조천읍 모 펜션 내부에서 현관문을 향해 찍은 것으로 벽에 걸린 시계가 8시 9분에서 10분을 가리키고 있고 시계 오른쪽 하단에 피해자 강모(36)씨의 것으로 보이는 흰색 신발이 놓여 있다.

같은 시간대에 찍은 두 번째 사진은 싱크대 모습으로 싱크대 위에 비어 있는 즉석밥 2개와 일반 그릇 2개, 졸피뎀 성분의 약이 안에서 발견된 고유정의 파우치가 담겼다. 싱크대 위에는 사용 여부를 알 수 없는 그릇 여러 개가 뒤집힌 채로 있다.

즉석밥 그릇 옆에 있던 일반 그릇에는 주변에 일부 카레가 흐른 흔적이 남아 식사를 한 뒤로 추정된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고유정의 남편 H(38)씨의 참고인 조사를 토대로 이 사진들의 유의미를 판단했다.

H씨는 검찰 조사에서 고유정이 뭔가 의미있는 일이거나 중요한 일을 하기 전에 사진을 찍는 습관이 있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경찰이 넘긴 자료를 다시 분석하면서 이 사진들이 '의미가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여)이 범행(5월 25일) 나흘 뒤인 지난달 29일 방진복 등 구매를 위해 인천 소재 모 마트를 둘러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제주서 전 남편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 및 유기한 혐의로 구속된 고유정(36.여)이 범행(5월 25일) 나흘 뒤인 지난 5월 29일 방진복 등 구매를 위해 인천 소재 모 마트를 둘러보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검찰은 고유정이 어떤 음식물을 이용해 피해자인 강씨에게 졸피뎀을 먹인 뒤 살해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은 지난 5월 17일 충북 소재 병원에서 처방받고 같은 날 약국에서 수면제 성분의 졸피뎀 7알을 샀다.

5월 18일 청주에서 제주로 왔고 전 남편과 아들의 면접교섭일인 같은 달 25일 제주시 조천읍 소재 모 펜션에서 전 남편 강씨를 살해했다.

고유정이 강씨를 살해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시간은 오후 8시 10분께부터 오후 9시 50분께다.

오후 8시 2분께 피해자 강씨의 휴대전화로 강씨의 아들과 강씨의 아버지가 통화를 한 기록이 남아있다.

검찰은 고유정이 피해자에게 졸피뎀을 먹이기 위해 사용한 음식물은 그릇에 자국을 남긴 카레일수도 있고 다른 반찬이나, 물일 수도 있어 특정하지 않았다.

졸피뎀을 음식물에 섞어서 먹일 경우 효능이 약화되는지, 강화되는지, 인체 투입 시 효능 유지시간 및 체내 잔류 시간 등에 대한 의사 자문을 요청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검찰은 또 고유정이 5월 28일 여객선에서 찍은 사진도 '의미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고유정이 이날 오후 8시 54분께 찍은 사진은 여객선 5층 갑판에 있는 캐리어다.

여객선 폐쇄회로(CC)TV에 오후 9시 29분부터 34분까지 고유정은 5층 갑판에서 주변에 사람이 있는지를 살핀 뒤 캐리어에서 검은색 비닐 봉지 5개를 꺼내 바다에 버리는 모습이 잡혔다.

검찰은 버려진 봉지에 피해자 강씨의 훼손된 시신이 담긴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고유정이 캐리어를 찍은 것 역시 '중요한 일을 하기 전 행위'로 해석했다.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검찰청. ⓒ 미디어제주

검찰은 고유정이 피해자 강씨를 계획적으로 살해했다는 부분 입증을 위해 경찰이 압수해 보낸 증거물 중 다수의 재감정을 대검찰청에 의뢰했다.

졸피뎀은 고유정으로부터 압수한 이불에 남은 강씨의 혈흔에서만 검출된 상태로, 다른 범행 도구에서도 검출될 경우 계획적인 범행이라는 점을 추가적으로 뒷받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주지검 관계자는 "사진은 경찰이 검찰로 일괄해서 넘긴 자료 중 일부이며 H씨의 참고인 조사 시 진술을 바탕으로 우리가 다시 검토하면서 유의미한 것으로 채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고유정이 이 사진들에 대해 진술을 모두 거부하고 있다"며 "재판에 넘긴 상태지만 공소유지를 위해 추가적인 증거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제주지검은 지난 1일 고유정을 살인, 사체훼손 및 은닉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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