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30일 KBS제주 … 한강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 필사·드로잉으로 시각화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4·3기념사업위원회가 지난 11일부터 30일까지 KBS제주에서 <오늘로 이어지는 4·3 ‘작별하지 않는 기억의 힘’> 전시를 개최한다.

올해 두 번째로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한강의 소설 ‘작별하지 않는다’를 필사하고, 그 문장에서 얻은 울림을 드로잉으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4·3을 오늘의 이야기로 다시 마주하는 자리다.

제주4·3은 단순한 과거의 비극이 아니라 오늘로 이어지는 기억이다. 그날의 상처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며, 팔레스타인과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는 전쟁과 폭력의 현실 속에서 반복되고 있다. 이번 전시는 인간의 존엄과 평화, 그리고 우리가 살아가는 터전의 의미를 오늘의 삶 속에서 다시 묻는다.

이번 필사와 드로잉은 문화기획자 고의경씨가 기획한 행사로 시인 강은미(필사·낭독), 그림책 작가 김영화, 회화 작가 박소연(드로잉 수업) 외에도 일반인 22명과 청소년 14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소설의 문장을 한 자 한 자 따라 쓰며 기억을 되새겼고, 드로잉으로 확장된 표현을 통해 내면의 감정과 기억을 시각화했다.

참가자들은 이번 과정을 통해 “어렵고 무거운 4·3의 기억을 단순한 학습을 넘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로 확장해 나가는 특별한 경험이었다”, “좀 더 다른 방식으로 4·3을 기억하는 시간이었다”는 등의 소감을 전했다.

특히 청소년들은 “어려운 책이라 엄두가 나지 않았지만 수업을 거치며 끝내 완독했고, 4·3의 아픔이 생생하게 다가왔다”, “한 문장을 두고도 서로 다른 그림이 나오는 과정이 신기했고, 서로의 생각을 나누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4.3이라는 역사가 우리의 세상과도 멀리 떨어져 있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는 소감을 전했다.

제주4.3기념사업위 관계자는 이번 전시에 대해 “잊히지 않은 기억, 아직 치유되지 않은 상처, 그리고 그것을 넘어서는 연대의 힘을 담아내면서 4·3을 과거에 머무르게 하지 않고 오늘의 삶과 연결된 이야기로 이어가고자 한다”면서 “오늘로 이어지는 4·3, ‘작별하지 않는 기억의 힘’이 새로운 울림으로 다가갈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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