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문지원(제주동여중 2)
[Day 1] 새로운 학교, 새로운 인생!
자, 이제 나는… 완전히 다른 학교, 완전히 다른 나라, 그리고 한국어가 전혀 통하지 않는 곳에 와 있다. 최고다. (아닌가?)
첫날은 완전 헬이었다. 어디에 앉아야 할지, 어떻게 말해야 할지, 심지어 점심을 어떻게 주문해야 할지도 몰랐다. 내 영어 실력? 음… 그냥 웃으며 손가락으로 이것저것 가리키는 게 전부였다. 친구들은 친절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반 정도밖에 못 알아듣겠다.
내 머릿속엔 계속 “내가 대체 왜 여기 온 거지?” 라는 생각뿐.
[Day 7] 생존 모드: ON
믿기지 않겠지만, 이제 좀 이해가 된다! 모든 건 아니지만, 내 옆자리 친구 아리아가 강아지를 키우는데 이름이 ‘망고’라는 것과, 한국처럼 학교 급식이 없고 대신, 학교 매점에서 매일 들른다는 정도는 알게 됐다.
아, 그리고 필리핀 체육 수업은 농구이다. 아이들의 농구 실력이 거의 올림픽 수준이다. 준비 운동부터 숨이 넘어갈 뻔했는데, 애들은 웃으면서 “이거 쉬운 거야~”라고 한다. 쉬운 거?! 나 죽을 뻔했어!!!
[Day 21] 쓰레기 산?!
오늘은 덤사이트(쓰레기 마을) 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솔직히 처음엔 “그냥 쓰레기 좀 줍고 나무 심고 그러겠지~”라고 생각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여기는 진짜 쓰레기 더미 위에 집이 있고, 아이들이 그 주변에서 뛰어놀고 있었다.
처음엔 어색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근데 그곳 아이들은 우리를 보자마자 활짝 웃으며 뛰어왔다. 마치 우리가 연예인이라도 된 것처럼. 색연필과 스케치북을 나눠주고, 함께 춤도 추면서 놀았는데… 어느새 진짜 친구가 된 느낌이었다.
돌아오는 길에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내가 평소에 불평했던 것들이 얼마나 사소한 거였을까?”
와이파이가 조금 느리다고 투덜댔던 내가, 이제는 쓰레기를 줄여야겠다고 다짐하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Day 35] 영어? 이제 별거 아냐!
대반전: 나 영어 완전 잘함.
문법이 완벽하진 않겠지만, 이제 친구들과 말도 잘 통하고, 심지어 영어로 농담까지 했다. 이 정도면 레벨 10 영어 마스터 아닌가?
그리고 또 하나의 꿀팁!
필리핀에서 쇼핑할 때 물건을 엄청 관심 있는 척하면서 “음… 고민되네…” 하면, 점원이 알아서 가격을 깎아준다. 진짜임. 오늘 티셔츠 하나 사려고 그냥 가만히 서 있었는데, 갑자기 반값으로 내려갔다. 인생 꿀팁 GET!
[Day 49] 안녕? 아니, 다시 만나요!
그렇게 7주가 지나갔다. 친구들이 극진한 송별회를 열어줬고, 학교에서 공식적인 수료증까지 받았다. 다 같이 스피치도 하고, 사진도 백만 장 찍고, 결국… 나 울었다.
가장 신기한 건, 이제 이곳이 낯설지 않다는 거다.
이제는 필리핀에서도 길을 찾을 수 있고, 어디에서 망고 쉐이크를 사야 맛있는지도 안다. 그리고 진짜 친구들이 생겼다.
그래서 나는 결심했다.
“이건 안녕이 아니야. 다시 올 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