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 양성빈

필리핀 세부에서의 7주. 시간이 7년처럼 느껴질 만큼 많은 경험을 했다. 로컬 학교에서 한국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 내 안의 애국심이 뜨겁게 타올랐다. 나는 이곳에서 한국 학생들을 위한 특별한 프로그램을 운영해준 필리핀 선생님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문화에 대한 스피치를 하며 긴장 속에서도 성장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특히, 쓰레기 마을에서 만난 친구들과 함께 직접 벽을 치고 못을 박으며 작은 힘이나마 보탰던 순간, 교육이 단순한 교실 안에서의 학습이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깨달았다. 그리고 제주에서 가져온 옷들로 플리마켓을 열었을 때, 22박스의 물건이 단 2시간 만에 팔려나가며, 그 옷을 들고 행복해하던 내 또래 아이들의 얼굴을 보며 가슴이 뭉클했다.

쓰레기 마을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제주 청소년들. 왼쪽에서 세번째가 양성빈 군이다. 미디어제주
쓰레기 마을에서 공연을 하고 있는 제주 청소년들. 왼쪽에서 세번째가 양성빈 군이다. 미디어제주
양성빈 군이 쓰레기 마을 아이들을 도와주고 있다. 미디어제주
양성빈 군이 쓰레기 마을 아이들을 도와주고 있다. 미디어제주

나는 제주에서 학교를 그만둔 청소년이다.

사춘기 시절, 한국의 공교육 시스템이 버거웠고, 방황도 했다. 그런데 이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가까이에서 보며 문득 생각했다. ‘내가 질풍노도의 시기에 이런 경험을 했다면, 지금의 나는 얼마나 달라졌을까?’

이제 나는 한국으로 돌아가 검정고시에 도전할 것이다.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다시 필리핀으로 돌아와 이곳의 가난한 친구들과 함께할 것이다. 단순한 봉사가 아니라, 서로의 삶을 바꾸는 진짜 교류를 하고 싶다.

학교 밖 청소년을 위한 정책이 단순한 탁상공론이 아닌, 이런 국제적인 교류 프로그램으로 확대되길 바란다. 교실 밖에서도 배울 것은 많고, 세상은 넓다. 나처럼 방황했던 청소년들에게도 새로운 길이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다.

“나는 반드시 다시 돌아온다. 그리고 변화의 시작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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