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2024 아름다운 동행 개최
월두경로당 어르신 대상으로 도예 체험
[미디어제주 김형훈 기자] 흙을 만지며 놀던 때가 언제였던가. 까마득하기만 하다. 삶과의 전쟁을 하며, 아이를 키우며, 손자도 돌보다 보니 칠순도 훌쩍 뛰어넘고, 팔순마저 넘기곤 했다. 세월 참 빠르다. 그런 어르신들이게 신나는 하루가 생겼다.
바로 <미디어제주>가 마련한 ‘2024 아름다운 동행’이다. 지난 21일 진행된 ‘2024 아름다운 동행’은 경로당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은성종합사회복지관 도움을 받아, 월두경로당을 오가는 어르신들에게 재미있는 하루를 제공해드린 것.
이날 아름다운 동행은 제주시 아라동에 있는 도예공방 ‘카페몽’에서 진행됐다. 도예는 쉽게 접할 수 있는 기능은 아니다. 집에 쓰는 자기로 된 그릇은 왠지 전문가 영역으로만 느껴지기 마련이다. 어르신들이 바로 그런 전문가 영역에 도전했다.
흙을 편편하게 다진 뒤 그릇 만들기에 도전했다. 석고 몸통에 흙을 얹은 뒤 받침으로 쓸 흙을 다시 코어링하며 얹었다. 서로 다른 흙을 접합시키려면 어느 정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금세 익혔다. 흙을 뒤집어놓으니 그릇 입구를 잘 맞춰졌는지 궁금하다. 역시 어르신들의 기술이 들어간다. 떨리는 손으로 그릇 입구가 될 부분을 잘 정리했다. 다음엔 그릇을 만든 자신의 이름을 새기는 순서다. 그릇이 만들어지면 평생 남는 이름이 된다.
어느 정도 그릇 형태가 만들어지면 뒤집어줘야 한다. 강사의 도움을 받아 뒤집기에 성공했다. 색깔은 뭘로 할까? 백자? 청자? 어떤 유약을 쓰느냐에 따라 색이 달라진다. 어르신들은 자신에게 맞는 유약을 선택했다.
어르신들의 소감이 궁금하다. 흙을 만져봤던 기억이 새삼 떠오른다. 김명자 어른신이 먼저 소감을 말한다.
“도자기를 만들 수 있도록 오늘 하루를 베풀어주니 너무 좋아요. 여기 오신 분들이 다들 즐거워해요. 예전에도 도자기를 한번 만든 적이 있는데 딸이 너무 좋다면서 가져갔어요. 집에 가져가서는 아이들에게 할머니가 만든 것이라고 자랑도 하곤 했어요. 딸이 주라면 또 줘야죠. 딸 이기는 자식이 있나요?”
누군가를 위해 내어주는 게 부모인가 보다. 나이가 들수록 손놀림도 둔화되기 마련이다. 흙놀림은 그러기에 중요하다. 이번엔 한만향 어르신이 한마디를 한다.
“흙을 만지는 느낌이 너무 좋아요. 만드는 성취감도 있고요. 정말 내가 이런 걸 만들 수 있다니, 너무 좋습니다. 우리 할머니들을 위해 이런 행사를 마련해주니 너무 고맙죠. 오늘 만든 게 도자기로 만들어지면 밥을 떠서 먹어야겠어요. 아이고 너무 기분 좋고요. 다음에도 다시 이런 기회 만들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