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女 보육교사 피살 재수사 동물실험 결과가 ‘물꼬’
제주 女 보육교사 피살 재수사 동물실험 결과가 ‘물꼬’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8.05.16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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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부검의와 다른 의견…실종 직후 사망했을 가능성 추정
용의선상 범위 좁혀 여교사가 타고 사라진 택시기사 붙잡아
경찰 “동물실험‧확보한 ‘유의미한 자료’ 증거능력 충분” 자신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2009년 2월 제주 모어린이집 여 보육교사 피살 사건 재수사를 시작하는데 사망시간 재 추정을 위해 진행한 동물실험 결과가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체 발견 당시 부검의의 사망 추정 시간과 다른 의견이 나오면서 용의자 압축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지난 4월 25일 제주지방경찰청에서 동물이용 실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가 지난 4월 25일 제주지방경찰청에서 동물이용 실험 결과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16일 제주지방경찰청에 따르면 2009년 2월 1일 실종돼 같은 달 8일 사체로 발견된 이모(당시 27세.여)씨의 사망 시점 재 추정을 위해 지난 1월 29일부터 3월 2일까지 동물실험이 진행됐다.

이정빈 가천대 법의학과 석좌교수 주관으로 진행된 동물실험은 이씨의 사체가 발견될 당시 조건에 맞춰 같은 장소에서 네 차례에 걸쳐 이뤄졌다.

이정빈 교수 등은 동물실험을 통해 이씨의 사망 시점이 실종 직후부터 비가 내린 2월 3일 이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

애초 이씨의 사체 부검의는 부패가 없고 직장 온도가 13℃로 대기온도 9.2℃보다 3.8℃가 높아 사망 시간을 사체 발견 24시간 이내라는 의견을 냈다.

경찰은 이씨의 사망 시점을 실종 직후로 보고 수사를 진행했지만 부검의의 부검 소견이 달라 용의자 특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관련 피해자 사망시간 추정 위한 동물 이용 실험 결과 도표.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제주 보육교사 살인사건 관련 피해자 사망시간 추정 위한 동물 이용 실험 결과 도표. [제주지방경찰청 제공]

하지만 이 교수팀의 동물실험에서는 사후 7일이 지난 실험용 돼지와 개(비글)의 부검 결과 부패 소견이 발견되지 않고 직장 온도 역시 대기온도보다 낮아졌다가 다시 높아지는 현상이 확인됐다.

이를 토대로 이씨가 실종 직후 혹은 1~2일 새 사망했을 수 있다는 추론을 얻어낸 것이다.

경찰이 16일 오전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살인 등의 혐의로 경북 영주에서 체포한 박모(49)씨는 숨진 이씨가 2월 1일 오전 3시께 남자친구와 싸우고 헤어진 뒤 제주시 용담동에서 탄 택시운전기사로 파악됐다.

박씨는 최초 수사 당시에도 용의선상에 올랐던 인물이다.

경찰은 동물실험 결과가 기소 및 재판에서 유력한 증거로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교수팀의 동물실험이 이번 사건을 재수사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맞다”며 “동물실험 결과뿐 아니라 과거 자료 분석과 추가 수사를 통해 얻은 '유의미한 자료'도 증거 능력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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