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성매매 성행하는 광장, 이대로 좋은가?"
“불법 성매매 성행하는 광장, 이대로 좋은가?"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6.05 18: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탐라문화광장, 이대로 좋은가?' 주민토론회 개최
탐라문화광장 문제점 및 향후 방향성 논의
'탐라문화광장, 이대로 좋은가?' 주민토론회 모습.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와 탐라문화광장협의회가 공동주최하는 ‘탐라문화광장, 이대로 좋은가?’ 주민토론회가 5일 오후 2시, 예술공간 이아에서 열렸다.

토론회에는 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고영림 회장과 탐라문화광장협의회 장용철 회장을 비롯한 더아일랜더 임상규 대표, 탐라지예건축사사무소 권정우 대표 및 행정 관계자와 주민이 참석했다.

먼저, 탐라문화광장협의회 장용철 회장이 ‘주민으로서 바라본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을 주제로 강단에 섰다.

탐라문화광장협의회는 탐라문화광장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산지천 일대 주민의 자발적인 참여로 2017년 결성됐다. 현재 제주시청 원도심 활성화 전담팀에 참여함으로 탐라문화광장 및 지역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활발히 내고 있다.

장용철 회장은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에 당초 계획했던 352억원의 민간 투자가 이뤄지지 않아 총공사비 565억원이라는 막대한 세금이 투입됐다”면서 “당시 행정당국은 탐라문화광장 조성으로 생산 유발효과로 3조 554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로 1조 8596억원을 예상했다. 하지만 지금 인근 상가는 텅텅 비어 있어 죽은 상권이 됐다”고 말했다.

장 회장에 따르면, 탐라문화광장 일대 불법 성매매는 여전히 성행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역주민은 불안감을 감출 수 없다고 한다.

그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치안센터를 설립하긴 했지만, 자치경찰은 6시에 퇴근하기 때문에 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밤에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또한, 탐라문화광장에는 땡볕을 피할 그늘이 없어 ‘휴식 공간’으로써의 제 기능을 전혀 못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거액의 세금과 오랜 시간을 들여 만든 결과물이 고작 이정도”라며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에 대한 감사를 청구하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밝혔다.

더아일랜더 임상규 대표.

다음으로 더아일랜더 임상규 대표가 이주민으로서 탐라문화광장을 바라보는 견해를 전했다.

임상규 대표는 탐라문화광장 착공 당시, 조성 계획도에 적힌 기대효과를 언급하며 문제를 지적했다.

당시 계획도를 살피면 광장 조성에 따른 기대효과에는 △원도심 기능 회복 및 주변상권 활성화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토대로 관광객과 도민의 교류 만남의 공간 △산지천과 연계한 먹거리, 볼거리, 쉴거리, 즐길거리가 있는 축제의 장 등이 있다.

임 대표는 “인근 상인들은 '탐라문화광장만 생기면 사람들이 늘어날 것이고, 관광객 및 도민들이 많이 찾아올 테니 상권이 살아날 것이다'라고 믿었다"면서 “하지만 상인의 입장에서 말씀드리자면, 현재 나아진 바는 없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는 “칠성로 아케이드 거리 아래에 빈 상점이 얼마나 있나 보니 23개나 되더라”면서 “’주변 상권 활성화’가 제대로 이루어졌다면 빈 상점이 이렇게 많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서 그는 “탐라문화광장에는 봄부터 가을까지 매주 축제가 있을 정도로 행사가 많다. 하지만 축제장을 가보면 프리마켓, 공연, 음식 등 모두 비슷한 풍경이다”라며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는 축제를 매주 하는 셈인데, 이것에 대한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주시 건입동 주민 이경희 씨가 발언하고 있다.

제주시 건입동에서 5대째 살아온 지역 주민 이경희 씨는 “광장에 화장실이 하나도 없다”면서 “세상에 화장실 하나 없는 광장이 어디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경희 사장은 “산지천에 대리석으로 만든 표석은 개당 500만원이 들었다”면서 “이 돈이면 화장실을 지을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어린 학생들이 현장체험학습으로 자주 찾는 장소인데, 화장실이 없어 헤매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면서 “또한, 산지천 전망대를 철거하고 주차장 조성만 하더라도 동문시장 및 인근 지역에 활성화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도일동 지역 주민 장영식 씨.

일도일동 지역 주민 장영식 씨는 “주취 폭력자와 노숙자를 대상으로 하는 탐라문화광장 주변의 사건사고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다”면서 “노숙자 간 칼부림, 여관에서의 사망, 다리에서 추락으로 인한 사망 등에 대한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를 물었다.

장영식 씨는 “주취자가 발생했던 1997년 당시, 남성 3~4명(여성 없음)에 불과했던 수는 2017년 남성 35~40명, 여성 4~5명으로 늘었다”면서 “20년 후에는 과연 얼마나 숫자가 늘어날 것인지 걱정이 된다”고 우려를 표했다.

그는 주취자들이 자주 모이는 탐라문화광장을 비롯한 신산공원, 용담 레포츠공원, 탑동광장의 공통점은 ‘국민의 땅’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이와 관련해 “처음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을 시행할 때, 주취자 및 노숙자를 공간에서 배제할 방안도 함께 마련했다면 지금처럼 수가 늘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제주도와 시에서 알아서 해결해줄 것이라고 믿고, 마냥 기다리는 시대는 지났다”면서 “주민들이 자치적으로 행정당국에 문제를 건의해야 도에서도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했다.

탐라지예건축사무소 권정우 소장.

탐라지예건축사무소 권정우 소장은 산지천 분수광장에서 나는 역한 냄새를 문제로 지적했다.

권정우 소장은 “원래 산지천은 건천인데, 분수광장을 만들면서 인공적으로 담수를 한 상태다”라며 “현재 산지천은 압축기로 댐을 여닫으며 물을 순환시키는 구조가 되었다. 그런데 관리가 잘 안되기 때문에 광장에서 분수 쇼를 할 때 냄새가 난다”고 말했다.

그는 “보이지 않는 어딘가에 동문시장에서 나오는 오물, 폐수가 수십 년 동안 쌓여 있을지도 모른다”고 말하기도 했다.

권 소장은 “탐라문화광장에는 목재로 만든 두 개의 다리가 있다. 그런데 설치된 지 얼마 안 되어 안전 문제로 이용이 불가능해졌다”면서 “우리의 세금으로 만든 다리인데, 오랫동안 그대로 방치된 탓에 시민들은 사용하지 못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권 소장은 “재밋섬 건물 매입 및 활용문제, 현대극장 보존문제 등의 사안은 행정에서 주관적으로 판단하지 말고, 시민과 함께 의사결정을 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토론회 자리에 참석한 제주시 도시재생과 김태승 과장은 “탐라문화광장 활성화에 대해 행정당국에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있지만, 단기간에 해결 불가능한 한계가 있다”면서 “지금까지 하향식으로 추진된 행정체계를 이제는 상향식으로 바꾸어 주민과 소통할 것”을 약속했다.

 

도시재생지원센터 소통담당 안현준 팀장은 “도시재생의 관점에서 본다면, 탐라문화광장 활용 문제는 시간이 필요한 일”이라며 “탐라문화광장에 필요한 부분이 무엇인지 찾아내서 처리 가능한 부분부터 해결한다면 문제가 해결될 것이다. 이 역시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참고 인내하는 것도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역에 대해 가장 잘 아는 전문가는 ‘주민’”임을 강조하며 “주민이 주도적으로 지역 문제를 공론화하고, 해결책을 찾아가는 자리가 만들어졌다는 사실에 상당히 벅차다”라고 응원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지역 주민 공혜경 씨는 “광장은 사람이 자발적으로 모여 생성되는 공간이지, 인위적으로 광장을 조성한다고 사람들이 모이는 것이 아니다”라며 “탐라문화광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게 된 배경, 예산안 및 결산내역을 상세히 보고 꼼꼼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고영림 회장.

(사)제주국제문화교류협회 고영림 회장은 “프랑스나 유럽의 문화는 광장을 중심으로 시작한다. 예술, 정치, 문화 모두 광장에서 이루어진 역사를 갖고 있다”면서 “하지만 우리의 문화는 저잣거리 문화다. 오일장 등 저잣거리에서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고 말했다.

또한, “자연 상태였던 산지천을 자꾸 성형수술했기 때문에 물에서 썩은 내가 난다”며 “인공적으로 발랐던 시멘트를 허물었더니 생태계가 다시 살아난 독일 라인강의 사례처럼 광장을 다시 설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고 회장은 "토론회가 잘 진행될 수 있을까 걱정했지만, 주민 및 관련 단체 분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잘 이루어졌다"면서 "앞으로 이러한 주민 토론회 자리를 자주 마련해 행정당국과 소통할 것"임을 밝혔다.


관련기사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