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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故 이영두 시장 둘째딸 '고별사'
[전문] 故 이영두 시장 둘째딸 '고별사'
  • 미디어제주
  • 승인 2006.12.17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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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이영두 서귀포시장 둘째딸 '고별사' 전문]

먼저 이 자리를 함께 해 주신 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님을 비롯한 공무원 여러분과 조문객 여러분, 그리고 서귀포 시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아울러 지난 11월25일부터 계속돼온 제6회 최남단 방어축제 실종자 수색과 대책마련에 나서고 애도와 위로를 주신 공무원 여러분과 해경 및 군경 관계자, 서귀포시민을 비롯한 도민 여러분께도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20여일 동안의 수색에도 불구하고 아빠를 찾지 못한 저희 가족의 애달픈 심정이야 말로 다할 수 없겠지만 이제 저희는 아빠를 떠나 보내려고 합니다.

그동안 수색작업에 있어서 장기간의 공무원 동원으로 행정에 지장이 되고 있음을 저희도 잘 알고 있고 이것은 아빠도 결코 바라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비록 반년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서귀포시장이셨지만 그 누구보다 아빠는 열정적이셨습니다. 20여년이 넘는 공직생활 동안 오로지 서귀포시만을 생각하며 살아오신 분이셨기에 힘든 줄도 모르고 일만 하셨습니다.

지난 추석 몇 달만에 보는 아빠 얼굴이 헬쑥 해보여 힘들지 않으시냐고 여쭤 봤을 때도 좋아하는 일이라 그저 신난다고 하시던 그런 아빠였습니다.

평소 서귀포시의 발전과 시민들을 위한 다양한 시책을 구상하시며 소신있게 시정활동을 하실 것을 그렇게 다짐하셨는데...

그 열정과 능력을 꽃 피우지 못하고 가시게 되어 정말 안타깝고 속상할 따름입니다.

막상 이렇게 오늘 아빠를 떠나보내려고 하니 그동안 아빠에게 제대로 해드리지 못해 후회스러운 점이 왜 이리 많은지...

더 자주 찾아뵙지 못하고 더 자주 전화 드리지도 못하고, 제대로 효도 한번 못해드렸는데 또 사랑한다는 말은 왜 그리 꺼내기가 힘들었는지....

뒤늦은 깨달음은 그저 이렇게 한스러운 마음만 남길 뿐입니다.

하지만 마냥 후회와 슬픔에만 잠겨 있는 건 아빠도 원치 않으실 겁니다. 우리 가족이 매일 눈물 보이면 아빠가 더 슬퍼하시겠죠.

걱정 마세요 아빠. 언니에게 힘 보태고 동생 잘 이끌어서 엄마는 저희가 곁에서 잘 지킬께요.

아빠 하늘나라에서도 맘 편하게 계실 수 있게 제가 잘 할께요.

그러니 아빠 앞으로 우리 가족 씩씩하게 잘 지낼 수 있도록 지켜봐 주시고 돌봐 주세요.

아빠의 마지막 길 이렇게 많은 분들이 오셨습니다. 저희를 걱정해 주시는 분들이 많이 계시니까 부디 이승에서의 모든 시름과 원망 다 잊고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길 간절히 기원합니다. 그리고 아빠에게 한번도 제대로 해 드리지 못한 말 이제야 눈물로 드립니다.

아빠, 사랑합니다.

2006년 12월17일

아빠의 뚤째딸 지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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