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질 논란 제주대 A교수, 조사 결과 '비공개' 이유는?"
"갑질 논란 제주대 A교수, 조사 결과 '비공개' 이유는?"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8.08.28 1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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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학교, 인권센터 및 교무처 조사 모든 절차 완료
"당사자 명예훼손 등 우려로 언론에는 '비공개' 결정"
'제 식구 감싸기' 우려에 "총장도 조사 결과 모른다"
8월 28일, 제주대학교 송석언 총장이 'A교수 갑질 의혹' 조사 진행 상황에 대해 발언하고 있다.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대학교 A교수의 갑질 의혹에 대한 제주대 자체 조사 중 일부가 완료된 가운데, 제주대학교가 “조사 결과를 비공개하겠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8월 28일, 제주대 측은 본관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조사 진행 상황을 알렸다. 이날 회견에는 총장 및 교무처장, 인권센터장 등 관계자 다수가 참석했다.

제주대는 지난 6월부터 인권센터, 교무처, 산학연구본부에서 각각 A교수의 성희롱∙인권침해, 갑질, 연구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그중 인권센터 조사는 8월 16일 완료되었고, 교무처 조사 역시 지난 24일 마친 상태다.

현재 남아있는 조사는 산학연구본부에서 진행하는 A교수의 연구부정행위 의혹 건이다. 본조사는 지난 20일 완료되었지만, 관련 규정상 조사결과에 따른 20일의 소명기회와 30일간 이의제기 신청기간이 부여되어 조사 결과 확정은 10월 중으로 예상된다.

이날 제주대 측은 조사가 완료된 2개 부서 결과를 A교수와 학생대표에게 전달했다고 말하면서도 그 내용은 밝히기 어렵다고 했다.

송석언 총장은 “아직 연구부정행위 의혹에 대한 조사 절차가 완료되지 않았고, 조사 내용은 조사위원회 외에는 전부 비공개라서 공개할 수 없다”면서 자신도 현재 조사 결과를 모른다고 말했다.

인권센터와 교무처 조사 결과가 A교수와 학생대표에게 전달되었는데도 결과를 “비공개”하는 이유를 묻자 송 총장은 “(전체 조사 결과가) 아직은 확정된 내용이 아니다. 이러한 상태에서 언론에 조사 결과를 이야기하면 어느 한쪽이 ‘징계위원회 때 해명하려 한 부분을 왜 벌써 이야기해서 곤혹스럽게 만드냐’라며 명예훼손을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 규칙에 조사 결과를 비공개해야 한다는 내용이 있느냐는 질문에 송 총장은 “규정에는 없다”고 말했다.

도양회 산학협력단장은 “연구윤리위원회 제16조를 보면 비밀유지의 의무가 있다. 위원, 조사위원, 조사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한 자, 총장 및 관계 교직원은 심의․의결․조사와 그 밖의 직무수행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를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면서 규정 내용을 '비공개 사유'의 근거로 들었다.

그가 밝힌 규정은 연구윤리위원회 제16조 3항에 해당한다. 하지만 제16조 2항에는 ‘제보․조사․심의․의결 및 건의 등과 관련된 모든 사항은 비밀로 하되 상당한 공개의 필요성이 있는 경우 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공개할 수 있다’는 내용도 있다.

이를 근거로 조사 결과 공개를 위해 위원회를 소집할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도 단장은 산학협력단이 결정할 사항이 아니라고 답했다.

결국 제주대 측에서 조사 결과를 공개하겠다는 의지가 있다면, 얼마든지 공개가능한 범위 안에서 밝힐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지적에 김정희 인권센터장은 “징계위원회가 공정하고 정의롭게 징계할 수 있기 위해서는 (조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여진다. 징계위원회 위원들도 심적 부담이 클 것이고, 당사자인 이 분(A교수)도 본인의 행위에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있는 부분에서 노력을 하지 않겠느냐”라면서 “본인(A교수)이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더라도 ‘이 행위가 인정됐다’라고 말하는 것은 명예훼손 소지가 있기 때문에 (조사 결과를)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A교수의 갑질 의혹에 대한 모든 조사가 완료되고, 결과가 확정되는 시점은 10월 중이다. 징계절차도 이때 진행될 예정이다.

강영순 제주대 교무처장은 "징계 결과를 외부로 알린 다른 대학 사례가 있거나, 법적 문제가 없다면 징계 결과를 밝히겠다"고 말했다.

제주대 측이 최종적으로 어떤 결과를 내릴지는 모른다. 하지만 조사 결과를 투명하게 밝히지 않는다면, 제주대 학생을 넘어 도민들의 관심사가 된 A교수의 갑질 의혹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강영순 교무처장은 “징계 결과에 대해 다른 대학이 외부에 알렸던 사례가 있거나 법적으로 하자가 없다면 알려드리겠다. 어디까지 밝힐 수 있을지 알아보겠다”고 답변했다.

송 총장은 “답변을 시원하게 못한 점 죄송하다. 입장을 이해해달라”면서 “저희들도 귀가 있고 눈이 있기 때문에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다. 그런 점에 응원 바란다”는 말로 회견을 마무리했다.

제주대 측은 ‘제 식구 감싸기’가 아니라고 말한다. 조사 당사자의 명예훼손 등의 문제로 공개가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조사 절차가 마무리되고 조사 당사자에게 결과 통보까지 된 성희롱, 인권침해, 갑질 의혹에 대한 조사 결과를 밝히지 못하는 상황은 ‘제 식구 감싸기'로 비칠 소지가 다분하다.

지난 3월 9일, 송 총장은 취임식 자리에서 '혁신'을 강조하며 "변하기 어려운 학문 공동체의 변화를 견인해 나가는 선도자가 되겠다"라고 약속했다.

변하기 어려운 교내 부조리를 뿌리 뽑기 위해서는 그의 말대로 진정한 의미의 '혁신'이 필요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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