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취소 적법성 대법원에 달렸다
‘국내 1호 영리병원’ 녹지국제병원 취소 적법성 대법원에 달렸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1.08.19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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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 敗
“큰 방향 상고 검토…판결문 분석·변호사 자문 통해 최종 판단”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미디어제주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전경.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국내 제1호 영리병원'으로 지칭되는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개설 허가 취소의 적법성 여부가 결국 대법원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제주특별자치도가 '개설허가 취소 처분 취소' 소송 1심에서는 승소했지만 2심에서는 패소해 대법원 상고를 검토 중이기 때문이다.

19일 제주특별자치도 고위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 통화에서 지난 18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행정부(재판장 왕정옥)의 결정에 불복한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이 관계자는 "어제 (2심) 재판 결과에 대해 구만섭 제주도지사 권한대행에게 보고됐다"며 "큰 틀에서 방향은 대법원 상고가 되겠지만, 우선 해당 판결문을 분석하고 변호사 자문 등을 구해 최종 판단이 내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광주고법은 지난 18일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 측이 제기한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처분 취소'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 1심 판결을 파기하며, 이 사건의 처분을 취소하는 것으로 판결했다. 제주도의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 처분이 부당해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측의 주장대로 개설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하라는 것이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광주고등법원 제주부. ⓒ 미디어제주

2심 재판부는 1심 재판부와 사건을 다르게 해석했다.

지난해 10월 20일 '원고의 청구 기각'을 결정한 1심 재판부는 당시 2018년 12월 5일 '조건부 개설 허가' 이후 3개월의 준비기간에도 불구하고 개원이 지연된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녹지 측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또 제주도가 개설 허가 취소 사유 중 하나로 지목한 '정당한 사유 없이 현지 점검 미 이행' 부분에서도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주장 역시 인정하지 않았다.

2심 재판부는 달랐다. 녹지 측의 주장을 대부분 인정했다.

2심 재판부는 녹지 측이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병원을 개원해 업무를 시작하지 못한데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의료기관개설 허가 과정에서 녹지 측이 허가조건이 부가(내국인 이용 제한)될 것이라거나, 개설 허가가 약 15개월이 지나서야 이뤄질 것이라는 것을 예상했다고 볼만한 사정이 없고 허가 절차 지연 역시 녹지 측의 귀책사유에 기인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2017년 11월 당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내부 모습. ⓒ 미디어제주 자료 사진
2017년 11월 당시 제주헬스케어타운 내 녹지국제병원 내부 모습. ⓒ 미디어제주 자료 사진

또 허가조건의 변경과 인력 상황의 변동으로 녹지 측의 사업계획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에 처했음에도 제주도는 녹지 측의 행정절차 연기 요청을 거부하는 등으로 인해 녹지 측에 병원 개원 준비 계획을 다시 수립할 기회도 부여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당시 허가 절차가 장기간(15개월) 지연되면서 인력이 이탈해 개설 허가 때는 근로자 134명 중 70여명(의사 9명 포함)이 이탈한 상태여서 녹지 측으로서는 계획을 다시 수립해야 했지만 제주도가 기회를 주지 않았다는 것이다.

2019년 2월 27일과 같은 해 3월 5일 제주도 의료지도원의 녹지국제병원 현장점검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행정조사기본법상 조사 개시 7일 전까지 조사 대상자에게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지만 2019년 2월 27일 조사는 하루 전에야 '허가 후 운영 사항에 대한 현지점검' 안내문을 발송했고 3월 5일 현지점검은 사전통지 절차 없이 진행됐다는 점이다. 2심 재판부는 제주도의 현장점검이 사전통지 절차를 어긴 위법한 행위여서 녹지 측이 점검에 협조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제주도가 '외국의료기관 개설허가 취소 처분' 시 꼽은 이유 중 하나인 '관계 공무원의 직무 수행 기피 또는 방해'라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

대법원.
대법원.

결국 1심에서 인정됐던 제주도의 녹지국제병원 개설허가 취소 처분 사유 두 가지 모두 2심에서는 인정되지 않은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가 상고 시 ▲개설 허가를 받은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 미 개시 ▲관계 공무원의 직무 수행(현장 점검) 기피 또는 방해에 대해 대법원이 어떤 해석을 내릴지 주목된다.

한편 녹지국제병원은 2015년 12월 사업계획이 승인된 국내 제1호 영리병원으로, 2018년 12월 제주도로부터 내국인 진료 제한 조건부 개설 허가를 받았다. 의료법에 따라 3개월의 준비 기간이 부여됐지만 개원하지 않으면서 제주도가 2019년 4월 17일 개설허가를 취소하자 사업자인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 측이 소송을 제기했다. 녹지제주헬스케어타운 유한회사는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인 녹지그룹이 제주헬스케어타운 사업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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