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백 회 거부 의사’ 불구 “교수님은 행위를 안 멈췄다”
‘수백 회 거부 의사’ 불구 “교수님은 행위를 안 멈췄다”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7.16 18: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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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강간 혐의 제주대 교수 2차 공판 피해자 증언
녹음 파일 ‘싫다’ 207·‘집 가고 싶다’ 55회…비명도
변호인 통해 합의 시도하며 장학생 추천 유학 제안
피해 여성 “엄벌 탄원”…재판부 8월 20일 3차 공판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자신이 학부생으로 있는 제주대학교 교수에게서 성폭력 피해를 입은 피해자가 직접 법정에 나와 당시의 상황을 토로하며 엄벌을 탄원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16일 오후 유사강간 혐의로 첫 공판에서 직권 구속된 J(61)씨에 대한 2차 공판을 속행했다. 제주대학교 교수인 J씨는 지난해 10월 30일 제주시 소재 모 노래주점 안에서 학부생 여제자(24)의 신체를 만지고 유사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2차 공판에는 피해 여성이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의 정황과 이후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 등을 진술했다. 이 과정에서 200회 이상의 거부 의사를 보였음에도 J씨가 범행을 저질렀고 이후에는 합의를 위해 장학생 추천 유학을 제안한 점 등이 드러났다.

27일 성폭력범죄의처벌및피해자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강간 등 살인)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은 박모(51)씨에 대한 항소심 두 번째 공판이 열린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제주대학교 교수 J(61)씨에 대한 유사강간 혐의 2차 공판이 진행된 제주지방법원 201호 법정. © 미디어제주 자료사진

재판부에 증거로 제출된 피해자의 휴대전화 녹음 파일에는 피해 여성의 거부 의사가 수백 회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재판부에 따르면 녹음 파일에서 '싫다'는 의사 표현이 207회, '집에 가고 싶다'는 표현이 55회, '(여기에서) 나가고 싶다'가 7회다. 여기에 '(몸이) 아프다'가 3회에 '만지지 말라'는 표현도 5회다. 이 외에 비명 등 기타 표현도 15회에 이른다.

노래주점 폐쇄회로(CC)TV에서도 피해 여성이 사건이 발생한 방의 문을 열고 나가려다 제지당하는 모습이 2회 확인됐다. 노래주점 방 안에서도 피해 여성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제지한 것으로 전해져, 재판부는 J씨가 최소 3회 이상 피해 여성을 제지한 것으로 보고 있다.

증인(피해 여성)은 "그래도 피고인이 행위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현장을 벗어나게 된데 대해서는 "피고인이 안경을 만질 때 밖으로 달려나갔다"고 이야기했다. J씨의 범행 등에 대한 질문에 답할 때는 매우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다.

증인은 재판부가 피고인과의 합의서가 제출된데 대해 묻자 "어쩔 수 없었다"고 답했다. 동생이 있는데 자신이 떠나 버리면 책임질 사람이 없는데다 이번 사건으로 인한 병원 치료비 등에 돈이 필요했다는 것이다. 구체적인 금액은 법정에서 거론되지 않았다.

재판부와 증인의 질의 응답에서 J씨가 합의를 시도하며 장학생 추천 해외 유학을 제안한 것도 확인됐다. 증인은 "피고인이 추천한다는 게 꺼림칙해서 거절했다. 외국에 나갈 준비도 안 됐다. 어떤 경위로 경비는 어떻게 충당되는지 등 제반 사항을 알 수 없어 거절했다. 경제적 상황 때문에 '돈'(합의금)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변호인 측 “죄송하다” 피력하며 유리한 진술 유도

“노래주점 전까지만 보면 좋은 교수 아닌가” 질문

변호인 측은 증인에게 피고인을 대신해 죄송하다는 뜻을 피력하며 유리한 정황을 이끌어내려 했다. 증인이 지난해 10월 사건 발생 전 교수인 J씨에게 자신의 휴학을 알리게 된 이유가 앞서 3월에 있었던 면담에서의 고마움 때문 아니었느냐"고 물었다. 또 사건 당일 식사 전까지 함께 차에 탄 상황에서 J씨가 증인에게 한 위로의 말 등을 확인했다.

변호인은 이런 정황을 근거로 "노래주점에 가기 전까지만 놓고 보면 J씨는 좋은 교수였느냐. 증인이 그 때까지만 느낀 기분(감정)이 무엇이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 질문은 재판부로부터 "좋은 교수가 그런 행위를 했겠느냐. 증인이 그걸 답할 수 있겠느냐. 이 질문은 안 하는 게 낫겠다"는 지적을 받았다.

증인은 피고인이 성인지감수성 저하로 범행을 했다는 주장이나 원만히 해결되면 학교로 복직을 희망한다는 데 대해서는 "말도 되지 않는다"고 일축했다. 증인은 "아직도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고 지하철에서도 비슷한 사람만 봐도 놀란다. 집에서도 무섭다. 아빠와도 거부감이 들어 따로 살 정도다. (우울증) 약이 없으면 잠을 자기 힘들 정도"라고 자신의 처지를 설명했다.

증인은 '혹시라도 피고인이 진정으로 사과하고 용서를 구한다면 조금이라도 용서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엔 "없다"며 "엄한 벌을 내려달라"고 재차 탄원했다.

재판부는 이날 증인 신문을 일방 방청을 제한하고 현장에 나온 일부 취재진과 로스쿨 수습교육자만 방청을 허용했다. 피해자는 가림막으로 가린 채 조력자의 도움을 받으며 신문에 응했다.

재판부는 오는 8월 20일 오후 J씨에 대한 3차 공판을 예고했다. 변호인 측은 피고인(J씨)에 대한 신문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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