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 유사강간 제주대 교수 심신미약 대신 ‘블랙아웃’ 주장
제자 유사강간 제주대 교수 심신미약 대신 ‘블랙아웃’ 주장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8.20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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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20일 피고인 신문·결심공판
J씨 “노래주점 안 단편적인 기억 뿐 범행 기억 안 나”
검찰 “궁박한 상황 이용 형식적 합의” 징역 6년 구형
변호인 “갑질·계획적 아니 ‘블랙아웃’ 상태” 선처 호소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자신의 제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지른 국립 제주대학교 교수가 지금까지 주장해온 심신미약 대신 술로 인한 기억이 끊기는 '블랙아웃'을 주장했다.

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재판장 장찬수)는 20일 오후 유사강간 혐의로 첫 공판에서 재판부 직권 구속된 J(61)씨에 대한 3차 공판을 속행했다. 제주대학교 교수인 J씨는 지난해 10월 30일 제주시 소재 모 노래주점 안에서 학부생 여제자(24)의 신체를 만지고 유사강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공판은 증거조사와 피고인 신문, 검찰 구형 순으로 진행됐다. 증거조사는 해당 노래주점 내 폐쇄회로(CC)TV 영상과 피해자 휴대전화 녹음 파일에 담긴 내용 등이 법정에서 현출되는 만큼 일반 방청이 제한됐다. 피고인 신문부터 방청이 허용됐다.

제주지방법원은 22일 관광진흥법 위반 혐의로 신청된 A(60)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영장을 기각했다.
자신의 제자를 유사강간한 혐의로 기소된 제주대학교 교수 J(61)씨가 20일 제주지방법원에서 열린 3차 공판에서 술로 인해 기억이 끊긴 '블랙아웃' 상태였음을 주장했다.

J씨와 변호인은 이날 첫 공판 때부터 주장해온 범행 당시 심신미약을 철회하고, 음주로 인해 기억이 이어지지 않는 '블랙아웃'을 피력했다.

J씨는 피고인 신문에서 사건이 일어난 노래주점 방 안에서의 기억이 단편적으로 날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J씨는 방을 나가려는 피해자를 두 차례 다시 데려 들어간 것도 "영상을 보고서야 알았다"고 하는 등 '방' 안에서 이뤄진 범행에 대해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문 과정에서 J씨가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며 시도한 장학생 유학 추천도 거론됐다. 재판부는 "장학금을 유학 가는 대학이나 유학을 보내는 국립 제주대가 부담하게 되는데, 피고인이 사적인 합의를 하는데 이러한 것을 끌어다 쓰려했느냐"고 물었다. J씨는 외국 대학에 있는 제자가 먼저 자신에게 장학생 추천을 부탁한 것이고, 피해자와 합의를 시도하면서 먼저 금전적인 부분을 제시하는 게 어려워 장학생 유학 추천을 제안하게 된 것이라고 부연했다.

J씨는 신문 말미에 "피해자에게 장학생 유학 추천을 제안한 것은 나의 잘 못"이라고 이야기했다. 변호인 측은 애초 피해자와 합의 당시 합의금과 유학 추천을 함께 제안했는데 피해자 측이 유학 대신 금전적인 부분을 요구해 금전을 지급하고 합의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자신이 과거 몸 담았던 단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자 재판부에 강하게 항의하기도 했다.

검찰은 이날 J씨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했다. 검찰은 "피고인이 국립대 교수라는 지위를 이용해 제자를 상대로 성범죄를 저질러 죄질이 불량하다"며 "문제가 되자 피해자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해 형식적인 합의를 했을 뿐 진정한 용서를 받지 못했다. 중한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구형 사유를 설명했다.

J씨의 변호인은 최후 변론에서 우선 언론보도에 대한 불만을 토로했다. 변호인은 "뉴스 보도 등을 보면 피고인이 갑질을 한 것처럼 돼 있는데 피고인이 계획적으로 범행을 한 것이 아니다"며 "(몸이 아파) 휴학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면담 과정에서 저녁 식사를 대접하고자 했을 뿐"이라고 이야기했다.

이어 "사건 당시에는 (마신) 술의 양이 많아서인지, 평서 복용한 우울증 약 때문인지 모르지만 '블랙아웃' 상태에서 이 사건에 이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또 "피고인이 20년 이상 교수로 재직했는데 이 사건으로 파면 위기에 있고 인터넷 카페 등에 신상이 노출되는 등 정상적인 생활이 힘들 정도"라고 토로했다. 이와 함께 "블랙아웃이 정상인처럼 행동하면서 기억을 잃는 것이라는 것을 재판부가 깊이 검토하고 여러 정황을 참작해 피고인에게 집행유예를 선고 해달라"고 선처를 호소했다.

재판부는 이에 따라 오는 9월 17일 오전 J씨에 대한 선고 공판을 열기로 했다.

한편 이날 재판에 앞서 재판부에 제주대 총학생회를 비롯, 단과대 학생회, 동아리연합회 등이 피고인 J씨의 엄벌을 요구하는 탄원서가 제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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