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림 골프 회동’ 입증 책임·증인 신뢰도 재판부 판단 바뀌어
‘문대림 골프 회동’ 입증 책임·증인 신뢰도 재판부 판단 바뀌어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12.04 16: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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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13 지방선거 당시 ‘元 캠프 의혹 논평’ 두고 달라진 판결]
제주지법 논평 전 사실관계 확인 주목 공보단장·대변인 집행유예 2년
광주고법 “‘골프 진위’ 검찰이 의심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무죄 선고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지난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 당시 문대림 전 더불어민주당 제주도지사 후보(현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 이사장)의 당내 경선 뒤 '골프 회동' 주장으로 1심에서 유죄를 인정한 제주특별자치도 공보관 등에게 항소심 재판부(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는 4일 무죄를 선고했다.

1심에서는 문대림 전 후보가 지난해 당내 경선 직후 골프 모임을 했는지에 대한 입증 여부에 주안점을 뒀다면 항소심 재판부는 증인들의 진술 신뢰도에 무게를 둔 것으로 보인다.

이번 사건은 지난해 6·13 지방선거일을 20일 가량 앞둔 5월 25일께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문대림 전 후보가 더불어민주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자로 발표된 지난해 4월 15일 직후 지인들과 골프 모임을 한 의혹이 있다는 논평(보도자료)을 내면서 시작됐다.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제주지방법원. ⓒ 미디어제주

원희룡 후보(현 제주도지사) 측 대변인 논평에서 문 전 후보가 명예회원으로 있는 골프장(타미우스CC)에서 '무슨 마음으로 골프를 했는지', '그린피 공짜로 했는지', '누가 비용을 계산했는지'를 밝혀야 한다고 요구했다.

문 전 후보 측은 논평을 낸 고경호(42) 대변인(현 제주도 비서관)을 고발했고, 경찰 조사에서 원 전 후보 측 공보단장을 지낸 강영진(55) 공보관이 논평을 지시한 것을 드러나자 검찰은 이들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 공표) 및 정보통신망이용촉진및정보보호등에관한법률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기소했다.

1심(제주지방법원 제2형사부) 재판에서는 문 전 후보와 골프 모임을 가졌다고 주장하는 3명, 모임에 함께했다는 이에게 내용을 들은 도내 모 조합 직원, 직원으로부터 내용을 듣고 강영진 당시 공보단장에게 전한 조합장 등이 증인으로 나섰다.

조합 직원 A(여)씨는 지난해 5월 B씨로부터 '얼마 전 문 전 후보, 다른 사람 2명과 함께 타미우스CC에서 골프를 했다. 후보자 경선도 끝나고 해서 머리도 식힐 겸 새벽 시간에 다녀왔고 샤워도 하지 않고 나왔다. 이런 시국에는 원래 다른 사람 이름으로 한다'는 말을 들어 며칠 뒤 조합장 C씨에게 전했다고 밝혔다.

C씨는 A씨로부터 들은 내용을 평소 알고 지낸 강 공보관에게 전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문 전 후보와 골프 회동을 가졌다고 지목된 3명은 이를 부인했다.

심지어 B씨는 A씨와 만난 것은 인정하지만 '문 전 후보와 골프를 했다'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정했다.

논평이 나오게 된 시발점에 있는 중요 증인 2명의 말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1심 재판부는 논평을 내기 전 사실관계 확인 여부에 주목했다.

지난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캠프 공보단장을 맡은 강영진 제주특별자치도 공보관. © 미디어제주
지난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캠프 공보단장을 맡은 강영진 제주특별자치도 공보관. © 미디어제주

1심 재판부는 공보단장을 맡았던 강 공보관이 '문 전 후보의 골프 모임'의 최초 발설자가 누구인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된 경위 및 객관적인 자료 등을 확인하지 않은 채 논평을 내도록했다고 지적했다.

대변인 논평을 낸 고 비서관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를 적용했다.

또 (검찰이 제시한) 2018년 4월 15일부터 같은달 30일까지 타미우스CC 개인별 내장(내방) 현황, 같은 기간 클럽하우스 프런트 CCTV 영상, 골프 모임에 함께했다는 3명의 신용카드 사용내역 및 2018년 4월 7일부터 22일까지 휴대전화 발신기지국 분석도 '논평' 내용과 일치하지 않아 (문 전 후보의 골프 모임이 있었다는) 객관적 자료가 뒷받침되지 않았다고 피력했다.

1심 재판부는 이러한 이유로 강 공보관과 고 비서관에 대해 미필적으로나마 허위 사실에 관한 인식이 있었다고 보고 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상대 후보(문 전 후보)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을 갖게 할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 지난 6월 강 공보관에게는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고 비서관에게는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골프 했다고 들었다” vs “그런 말 안 했다” 증언 신빙성]

원심 “CCTV 영상·신용카드 내역 등 객관적 입증 자료 미흡”

항소심 “‘文과 함께 했다’ 지목 3인 진술 신뢰성 낮아” 판단

항소심 재판부(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는 판단을 달리했다.

문 전 후보의 골프 모임의 진위 여부는 강 공보관과 고 비서관을 기소한 검찰 측에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검찰 측이 내놓은 증거들만으로는 '문 전 후보가 더불어민주당내 경선 결과 발표일인 2018년 4월 15일 직후 타미우스CC에서 지인 3명과 골프를 한 사실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됐다고 보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타미우스CC 주차장, 현관 등 다른 곳에서 CCTV가 있으나 프런트에 있는 것만 조사했고 그나마 조사한 것도 오전 7시부터 오후 1시까지 자료로, 내방객 얼굴이 제대로 확인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이다.

골프 모임에 함께했다는 3명의 신용카드 사용 내역 역시 이들이 현금으로 결제했거나 조사 대상이 아닌 다른 카드로 결제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휴대전화 발신기지국 분석에서 발신 통화가 없다고 하나 함께 골프를 했다면 그 동안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고 피력했다.

지난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캠프 대변인을 맡은 고경호 비서관. © 미디어제주
지난해 치러진 6·13 지방선거 당시 원희룡 제주도지사 후보 선거캠프 대변인을 맡은 고경호 비서관. © 미디어제주

항소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증인들의 신뢰도에 주목하며 논평의 계기라고 할 수 있는 A씨의 진술을 '매우 신빙성이 높다'고 봤다.

1심부터 항소심까지 "문 전 후보가 2018년 4월경 경선이 끝나고 B씨 등 3명과 골프를 했다는 내용을 B씨로부터 들었다'는 중요 부분이 일관되고 나머지 2명에 대해서도 "B씨가 말을 해줘 이름을 기억한다"고 진술하는 등 상당히 구체적이라는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문 전 후보와 골프 모임을 한 것으로 지목된 3인의 진술에 대해서는 신뢰성이 낮다고 밝혔다.

B씨가 A씨에게 한 말이 사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B씨가 경찰조사에서 '지목된 3인 중 한 명'인 D씨와 개인적인 친분이 없다고 진술했으나 2018년 4월 7일부터 22일까지 아홉 차례에 걸쳐 전화통화를 했고, A씨의 주장에 대해서도 별로 따지지 않았다는 점을 들었다.

D씨도 문 전 후보와 골프 모임을 하지 않았다고 진술했지만 고등학교 동문이자 자신이 운영하는 업체 감사로 문 전 후보가 재직하는 등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한 점, 문 전 후보 선거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점 등을 거론하며 "(진술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E씨도 문 전 후보와 같은 기간 제주도의회 의원으로 지냈고 2010년경 이후부터 서로 만난 적이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했지만 2006년 1월부터 문 전 후부와 도의회 법제도개선연구모임을 개설해 운영진으로 함께 활동하며 2010년 3월 해당 모임 창립 3주년 출판기념회를 개최한 점 등을 볼 때 상당한 친분관계가 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이에 따라 "피고인들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양형부당 주장이 이유가 있고 이들에 대한 공소사실은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원심을 파기, 무죄를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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