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프롤로그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제주에서 매년 열리는 다양한 축제들. 이들 중 세금으로 개최되거나, 운영되는 축제들이 있다.
혈세가 투입된 제주의 축제들. 과연 내가 낸 세금이 아깝지 않을만큼 잘 운영되고 있을까? <미디어제주>가 그 현장을 점검해본다.

# 제주도, 올해 제주 지역 축제에 약 84억원 지원
제주에는 축제가 참 많다. 방어축제, 성산일출축제, 들불축제, 벚꽃축제, 유채꽃축제... 대다수가 제주에 주어진 자연 혹은 환경을 주제로 한 축제들이다.
2017년 한국은행 제주본부에서 발간한 ‘제주 관광산업 재도약을 위한 지역의 축제 문화 및 개회 문화 개선방안 연구’ 자료에 따르면, 2017년 5월 말 기준 집계된 제주 지역의 축제 수는 65개다. 연구진이 조사한 자료만 해도 일 년 동안 65개의 축제가 열렸다는 말이다. 아마 집계되지 않은 작은 축제들까지 합한다면 그 수는 더 많을 테다.
이처럼 각기 다른 이름, 다양한 지역에서 이뤄지는 제주의 축제들. 이들 중 절반 이상의 축제에는 매년 도비가 지원된다.
제주특별자치도 결산/세출정보에서 '축제'를 키워드로 검색했을 때, 2016년도부터 2019년도까지 제주 축제에 지원된 도비 내역은 아래와 같다.

이는 제주특별자치도 결산/세출정보에서 '축제'를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다.
2019년 제주 축제와 관련해 책정된 세출예산은 84억3952만7000원이다. 1년 동안 제주 지역 축제에 쓰일 세금(도비)이 약 84억4000만원이라는 의미다.
이처럼 거액의 세금이 제주의 축제에 투입되고 있는데, 그 금액도 매년 늘어나는 모양새다. 2016년 43억6940만1510원, 2017년 44억1713만1000원, 2018년 70억8893만3000의 세금이 제주 지역 축제에 지원됐다.
'축제'를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만 이 정도인데, 문화 콘서트 등 축제의 성격을 띤 행사의 예산을 합하면 금액은 훨씬 많아진다.
제주도가 이들 축제를 지원하거나, 축제 자체를 주최·주관하는 이유는 있다. 바로 축제를 통해 지역 경제와 관광산업을 활성화시키고, 도민에게 문화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 다양한 제주 축제, 내용은 비슷비슷
세금으로 제주 지역 축제를 지원한다. 여기까지는 좋다. 축제가 다양해질수록 지역민과 관광객이 즐길 거리가 많아지고, 이는 삶의 질 향상으로 이어질 테니.
그런데 문제가 있다. 거액의 지원금이 세금으로 집행되고 있음에도, ‘정체성’이 모호하거나 이를 아예 상실한 축제가 존재한다는 점이다.
축제 이름에 끌려 방문했는데, 막상 가보니 별다를 거 없는 ‘똑 같은’ 축제. 지역마다 문화와 자연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탄생할 수 있는 다양한 축제인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다양성’이 문제다. 축제 이름만 다양하고, 내용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다.
이러한 제주 지역 축제의 문제는 매년 지적되고 있다. 적어도 세금이 들어가는 축제라면, 그만큼의 충분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있어야 하는데 그 형식이 너무 단편적이라는 지적이다.
축제에 대한 보조금을 나눠먹는 식의 관행이 지적되기도 하지만, 반짝 회자될 뿐 변화는 없다.
다음 기사에서 제주 지역 축제의 문제가 무엇인지, 현장 진단을 통해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