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자는 '리조트 숙식', 공연팀은 '식권'도 못 받는 해비치축제
관계자는 '리조트 숙식', 공연팀은 '식권'도 못 받는 해비치축제
  • 김은애 기자
  • 승인 2019.06.17 20:05
  • 댓글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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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세 투입되는 제주의 축제, 현장 진단]
<5>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정부 4억1400만, 제주도 2억원 후원”
배우에겐 절박한 쇼케이스 공연, 휴게쇼파에 누워 잠자는 관계자
공무원 및 관계자는 호화 리조트 숙식, 예술인은 ‘식권’도 못 받아

[미디어제주 김은애 기자] 올해 12회를 맞이한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총 예산 1억원도 채 안 되는 작은 축제에서 올해 10억원 규모의 큰 축제로 성장했다.

그리고 6월 1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1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축제의 예산을 더 늘려야 한다는 의원의 지적이 있었고, 조상범 체육대외협력국장은 이를 동의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제주도는 올해 2억원의 예산을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에 후원했다. 여기서 후원금을 더 늘린다면, 축제에 대한 현장진단도 제대로 이뤄져야 할 터.

기자가 직접 보고, 들은 이야기로 축제를 진단해보자.

제12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정부 4억1400만원, 제주도 2억원 후원”

제12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현장. 수많은 공연 포스터들이 붙어 있다. 극장 관계자, 문화예술재단 관계자들에게 자신들의 공연을 봐달라는 목적으로 예술인들이 붙였다.

문화예술 공연에서 주인공은 누굴까?

일반적으로 연극의 3요소는 희곡, 배우, 관객으로 정의된다. 조금 범위를 넓혀 4요소로 확대한다면 무대도 범위에 포함된다.

배우가 없다면, 극은 존재할 수 없다. 관객이 없다면 공연 시장은 존재하기 힘들다. 공연에서 배우와 관객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야 양질의 공연예술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다.

갑자기 공연의 주인공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있다. 예술인이 찬밥 신세인 공연예술 축제가 있기 때문이다. 

바로 올해 12회째를 맞이한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이하 해비치 축제) 이야기다.

해비치축제는 지난 10일부터 13일까지 서귀포시 표선면 해비치호텔&리조트 일대에서 열렸다. 행사의 규모는 약 10억원. 국비가 4억1400만원, 제주도비는 2억원, 현대자동차에서 2억원 등을 후원했다.

약 10억원이 들어간 축제인 만큼 해비치축제의 규모는 절대 작지 않다. 아트마켓 부스 전시에 약 190개 단체가, 쇼케이스에 35개 예술단체가 참여했으며, 문화예술 관련 종사자들 또한 전국에서 모였다.

2018년에 열린 11회 해비치축제의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2018년 6월 14일부터 21일까지 이뤄진 축제 기간에 참여한 인원은 총 2122명이다. 이는 전국의 185개 문예회관과 공연예술단체 238개에서 참여한 인원이며, 일반인과 기관을 합하면 1만2142명에 달한다고 한다.

주최측은 이러한 사실을 들며, 보고서를 통해 해비치축제를 이렇게 정의했다.

"본 아트페스티벌은 문예회관 관련 정보를 공유하여 문예회관 운영의 전문성을 강화하는 동시에 부스전시와 쇼케이스 개최 등을 통한 공연유통 활성화, 제주 전역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행사 등으로 공연 문화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매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개최되는 행사입니다."

2018년 제11회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 결과보고서 내용.

그렇다면 해비치축제는 과연 ‘공연유통의 활성화’에 얼마나 기여하고 있을까? 축제에 참여한 관계자들은 ‘제주 전역에서 펼쳐지는 다양한 장르의 공연행사로 공연 문화 발전의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 얼마나 노력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자가 현장에서 본 축제의 모습은 정말 실망스러웠다.

공연의 질을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쇼케이스무대에 오른 예술인들은 모두 최선을 다했다. 어떻게 하면 문예회관 관계자들의 눈에 들어 공연을 올릴 수 있을까 전전긍긍, 열악한 무대 상황에서도 땀을 흘리며 공연하는 모습이었다.

문제는 이들에게 무대를 제공해줄 수 있는 ‘갑’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 문예회관과 문화예술재단 등 관계자들에게 있었다.

 

쇼케이스 공연 시간, 휴게쇼파에 누워 잠자는 관계자

쇼케이스와 세미나 등이 열리는 해비치호텔 지하 1층. 행사장 위치가 어디인지 알리는 이정표가 없어 이용객에게 불편을 준다.

해비치축제에 참여하는 문예회관 관계자들은 모두 목걸이를 하나씩 차고 있다. 자신의 소속과 직급, 이름이 적힌 목걸이다. 이들은 쇼케이스나 세미나에 입장하기 전, 목걸이에 찍힌 바코드를 통해 참석 여부를 등록한다. 일종의 출석 체크인 셈이다.

이렇게 출석 체크를 하는 이유는 뭘까? 바로 ‘실적’을 남겨야 하기 때문이다.

이들을 해비치축제에 초대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왕복 비행기표, 공항에서 축제장까지 이동하는 교통편, 식대, 숙박 등 필수 예산만 해도 어마어마하다.

해비치축제 관계자에 의하면, 전국의 문예회관 관계자 혹은 문화예술재단 관계자들게 지원되는 내용은 △숙소(해비치리조트, 4인) △식권(해비치호텔&리조트 내에 있는 식당) 등이다.

그리고 해비치리조트의 경우 가격이 결코 저렴하다고 할 수 없는 고급 리조트다. 6월 19일 수요일 평일 기준으로 가장 저렴한 4인실은 18만2700원. 6월 21일 금요일 주말 가격은 4인에 33만7718원이다.

해비치리조트 4인실 기준, 최소 가격.

문예회관 종사자는 쇼케이스를 관람해야 하므로 축제 기간 중, 2박 이상을 묵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따라서 4인의 식당 이용금(식권값)과 교통 비용까지 합하면 기관당 100만원을 훌쩍 넘는 비용이 지원금으로 지출된다고 하겠다.

또한 문예회관과 문화예술재단의 경우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출장비(식대 등)를 따로 산정 받을 수 있다. 축제 측에서는 문화예술기관 관계자 4명의 비용까지 지원하지만, 더 많은 직원이 참여하는 기관들도 상당수 존재한다.

한 예로 기자가 축제장에서 만난 A문화예술재단 관계자에 의하면, 11명의 직원이 축제 참여를 위해 제주에 왔단다. 이들이 묵는 숙소 비용과 부대비용은 재단 측의 출장 경비에서 빠져나갈 것이다. 물론, 이들은 세금으로 운영되는 공공기관이기에 그 비용 또한 다 세금이다.

이처럼 세금을 들여 이들을 제주로 초대하는 이유. 바로 해비치축제에서 이뤄지는 공연을 보고, 공연예술인들을 만난 뒤, 이들의 공연을 해당 지역에서 올릴 수 있도록 검토해달라는 까닭에서다.

따라서 축제에 초대된 이들이라면, 응당 축제장의 공연을 꼼꼼히 살펴보고 다양한 예술인들과 접촉을 시도해야 한다. 공공기관에 종사하는 준공무원 혹은 공무원의 입장에서 업무에 충실히 임해야 할 필요가 있다.

그런데 기자가 방문한 지난 12일 쇼케이스 무대 관객석에는 관계자들이 그리 많이 보이지 않았다. 단체로 온 제주제일고 학생들이 관객석의 상당수를 차지했고, 공석도 많았다. 문화예술 종사자와 관계자들에게 공연을 보이기 위해 사비를 들여 제주까지 온 예술인들은 허탈할 수밖에 없는 순간이다.

12일 쇼케이스가 진행되고 있는 크리스탈홀 관객석 전경. 비어있는 좌석이 많다.

설상가상으로 세미나가 진행되던 12일 오전 11시경에는 리조트 지하에 마련된 휴게공간 소파에 누워 잠을 자는 문화예술기관 관계자의 모습도 보였다. 잠을 자던 그가 문화예술기관 관계자임을 알 수 있었던 사실은 이를 증명하는 ‘인식표 목걸이’ 덕이다. 그는 쇼케이스가 진행되는 시간에도 누워 잠을 청하고 있었다.

세미나에 출석 체크만 한 뒤, 곧장 빠져나오는 관계자도 있었다. 또 세미나가 이뤄지는 시간, 야외 공터에서는 담배를 피우며 잡담을 나누는 관계자도 존재했다. 이들 중에는 서울의 저명한 공연극장에서 온 관계자도 있었다.

 

공무원은 호화 리조트 숙식, 예술인은 ‘식권’도 못 받아

축제에 초대된 관계자들의 무심한 태도보다 더 큰 문제가 있다. 예술인에 대한 지원 수준이다.

문예회관과 문화예술재단 관계자들에게는 축제 참여를 위한 모든 것(교통, 숙소, 식대)이 지원된다. 하지만 예술인들은 주최 측에서 제공하는 식권조차 지원받지 못한 이들이 많다.

기자는 13일 해비치축제 주최 측에 전화해 쇼케이스 참여 예술가들에게 어떤 지원을 하고 있는지 물었다. 그는 “쇼케이스(참여)에 대한 지원은 없다”라고 했다. 단, 무대 소품이나 악기, 조명장비 등을 위한 물류비는 지원한다고 말했다.

기관 관계자들보다 금전적인 면에서 훨씬 어려울 배우들인데, 주죄 측은 왜 쇼케이스 참여 단체들에 아무런 지원을 하지 않았던 걸까?

주최측은 “내년도 국고지원사업인 ‘방방곡곡 문화예술공감’에 선정된 200여개 팀 중 15개 팀이 해비치축제 쇼케이스에 참여하는 팀”이라며 이들 15개 팀에 대한 이중 지원이 불가능해 추가 지원이 어렵다는 말을 했다.

하지만 이번 쇼케이스에 참여한 팀은 35개다. ‘방방곡곡 문화예술공감’ 사업을 통해 지원받는 15개의 팀 외에, 20개 팀에 대한 지원은 가능했을 것이다.

게다가 작년에는 이렇지 않았다. 쇼케이스 참여 팀당 200만원가량의 지원금이 지급됐었다.

물론, 200만원의 예산은 극단 입장에선, 전혀 넉넉하지 않다. 왕복 비행깃값과 숙소 비용, 식대, 물류비 등을 제외하면 빠듯하거나 모자란 예산이다. 그런데 이마저도 올해부터 사라진 것이다.

쇼케이스에 참여한 예술인들에 의하면, 식권을 받지 못해 어쩔 수 없이 사비로 밥을 사 먹어야 했던 이들이 부지기수다.

한 예술팀은 식권의 존재를 알고, 추후 식권을 받을 수 있는지 주최측에 문의했으나 “식권 지급 기간이 끝나서 지급이 불가하다”라는 답을 얻었다고 했다.

또 다른 예술팀은 “너무한 것 아니냐, 식권을 달라”라고 다소 강한 어조로 부탁한 후에야 식권을 받을 수 있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축제장에서 만난 A문화예술재단의 관계자가 한 말이 있다.

‘매끼 먹을 수 있는 식권을 지원받았지만,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라는 말이다.

A문화예술재단에서 온 관계자는 "이왕 제주에 온 거, 맛있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 나가서 밥을 사먹는다"라고 말했다. 누군가에게는 꼭 필요했을 '식권'인데, 누군가에게는 필요없는 종이 한 장에 불과했던 것이다.

덧붙이자면, 문제의 이 ‘식권’은 제주도내 문화부 기자라면 누구나 받을 수 있었다. 공연의 주인공인 공연팀에게만 지급되지 않았다. (기자는 식권을 받지 않고 사비로 밥을 사먹었다.)

주최측이 지원한다고 했던 물류비도 아직 지원되지 않고 있다. 쇼케이스에 참여한 모 공연팀은 1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주최측에서 처음에는 물류비 지원이 불가하다고 했었는데, 어려움을 토로하니 지원을 해주겠노라 말했다”면서 “하지만 언제, 어떤 방식으로 지원해줄 것인지는 아직도 모른다”라고 했다.

그는 현재 물류비 지원에 대한 공지를 기다리고 있다.

 

해비치축제에 더 큰 세금 들여달라... "과연, 누구를 위해?"

해비치축제 관계자는 <미디어제주>와의 통화에서 “쇼케이스의 경우 공연팀에 대한 지원 없이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라고 말했다. 이것이 해비치축제만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관계자의 말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이유로 공연팀에 대한 지원을 하지 않는다면, 관계자들에 대한 지원 또한 형평성 있게 이뤄져야 했다. 6억원이 넘는 세금을 지원받아 진행하는 축제라면, 최소한 ‘식권’ 정도는 배우들에게 나눠 줬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6월 17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제1차 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체육대외협력국 조상범 국장이 이런 발언을 했다.

"(제주해비치아트페스티벌을) 영국의 에든버러축제 수준으로 발전시킬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17일 도의회 회의에서 조 국장이 이러한 발언을 한 것은, 해비치축제의 도민 참여율을 확대해야 한다는 의견에서 비롯됐다. 올해 제주도는 2억원의 도비를 해비치축제에 지원했는데, 좀 더 많은 지원금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현재 제주도가 축제를 보는 시각에는 어쩔 수 없이 ‘돈’의 문제가 결부되어 있다. 돈이 있어야 축제를 하고, ‘더 많은 돈’을 투입해야 축제를 활성화시킬 수 있다는 논리다.

하지만 조 국장이 앞세운 영국의 에든버러축제는 세금을 그리 많이 들이지 않는 축제다. 2006년 8월 21일 한겨레에 실린 <’에든버러 프린지 페스티벌’ 성공신화 왜?> 기사에 따르면, 시의 지원 예산은 전체 수입의 4%인 4만5천파운드(당시 약 8100만원 수준)에 불과하다. 당시 프린지축제의 폴 거진 위원장은 “시의 지원을 별로 바라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시의 지원이 없어도 에든버러축제는 충분히 자생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제주가 축제를 보는 시각은 이제 변해야 한다.

돈을 더 들여 해비치축제의 판을 키울 것이 아니라, 12회를 맞이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지금의 문제부터 살펴야 할 때다.

공공기관 관계자들에게는 고급 리조트에서 숙식하는 기회를 제공하면서, 정작 공연을 펼치는 예술인에게는 ‘식권’조차 지원이 어렵다고 말하는 축제. 무언가 이상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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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케이스 2019-06-22 23:20:16
쇼케이스 참가한 후 느낀 점 두 가지!
1. 쇼케이스가 끝난 후 피드백!
(쇼케이스 후 매칭이 안되더라도 무엇이 부족했는지 어떤 지역의 기관에서는 평이 좋았고, 안 좋았는지 알 수 있어야 더 좋은 작품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이 될 것 같습니다.)

2. 어느 지역의 어느 기관에서 관람을 했는지 공연을 하는 단체들도 알아야 한다!
(단순한 공연이 아니라 작품을 팔기 위해 참여했기에 어떤 지역에 어떤 기관의 관계자가 보는지 알아야 그에 마추에 공연을 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숙박, 식권과 같은 문제들을 이야기하기보다는
쇼케이스나 부스 전시를 했을 때 어떤 혜택이 있는지 작품의 수준이 낮았다면 보안하여 공연을 원활히 유통할 수 있도록 해비치의 근본적인 취지와 목적을 뚜렷하게 했으면 합니다.

제주의쏘리 2019-06-20 08:24:55
저희도 공연하면서 식사문제 등에 대한 불편 같은건 없었는데....주최측에서 기자님께 서비스가 소홀했었나?

이진주 2019-06-20 01:57:53
없어져야될 축제임

업체 2019-06-19 18:05:44
왜 댓글이 사라지죠?? 참가한 업체인데....순전히 도민 입장에서 기사 기재했네요. ㅎㅎㅎ 지금까지 계속 참여한 업체인데...식권에 대한 불편 없는데....기자님 대우 못받아서 그런가?? ㅎㅎ

김나나 2019-06-19 13:33:37
해비치 축제는 예술인들을 위한 축제가 아닌게 너무 속상하고 관ㅁ객또한 무시한 개막식장에 더더욱 우리 나라의 현실에 참담한 심정을 느껐을 예술인들의 마음을 무엇으로 달래주어야 하나 이런 생각을 했고 기자님의 글을 보니 이런 문제를 지적해 준데 대해 그나마 조금의 위로가 되어준건 아닌지
개막식에 관계자들 원형테이블 그리고 시간이 되어도 텅 비었는데 정작 관객과 배우들이 소통 할 수 있는 자리 한가운데 지체높은 분들의 잔치상 같은 모습이 웃음 밖에 안나오네요
문예예술회장의 태도 관객이 모두 퇴장 한 빈 공간에서 상품권추첨함에 혼자서 상품권당첨자가 오지도 않는데 추첨을 하고 마지막 공열딤은 관객도 없이 빈 허공에 다고 공연을 하는 아이러니한 모습들
웃지못할 문화인들의 수준에 한숨이 나왔네요 마치 이행사를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