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고사식 진단평가 시험을 거부한 40명의 학생들이 31일 이색적인 체험학습에 나섰다.
제주공공성강화와 교육복지실현을 위한 제주교육연대(대표 좌옥미, 정민구, 김여선, 김태성, 김상진)는 31일 '일제고사 반대 현장체험학습-얘들아, 봄맞이 가자' 행사를 진행했다.
이날 체험학습에는 진단평가에 해당되지 않는 1.2학년 2명을 포함해 초등학교 28명, 중학생 10명으로 총 40명이 참여했다. 학부모는 총 7명이 아이들과 함께 동행했다.
체험 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은 색다른 교육방법에 더욱 흥미를 갖는 듯 했다.
중학교 3학년 K군은 "공부할 땐 공부하고 체험학습때는 체험학습을 해야죠"라며 "신문에서 보니까 저 나름대로 이번 진단평가는 안봐도 될 것 같다는 판단이 들었어요. '일제고사로 사교육이 강화될 것'이라는 보도도 맞는 말이라고 생각했어요"라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런 식으로 계속 일제고사를 치르면 안될것 같아요. 결국에는 안좋은 싸이클이 계속 돌아갈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6학년 딸과 체험학습에 동참한 학부모는 "지난번 일제고사 문제가 발생한지 한달이 지난 이 시점에서 다시 진단평가를 치른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충분히 저번 시험으로 아이들을 평가했다고 본다"며 "일제고사는 아이들의 교육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해 체험학습에 참여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번 일제고사 결과에 실망을 많이 했다. 거짓말로 결과를 올리고 지역마다 불균형된 모습을 보여줘 학생들에게 피해감과 패배감만 심어줄 뿐"이라며 "일제고사 없이도 부족한 아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리딸이 다른 친구들은 시험을 보는데 자신은 안본다는데 대한 거부반응은 없었는데, 교감선생과 담임 선생이 아이를 불러 '엄마한테 너의 의사를 얘기하라'고 말해 아이가 불안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날 체험학습은 자연놀이, 풀꽃관찰, 숲 체험, 시 쓰기 등의 프로그램으로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진행된다.
한편, 제주도교육청은 이날 오전 11시 초등학교 4∼6학년과 중학교 전 학년을 대상으로 '2009년 교과학습 진단평가'가 진행중인 가운데, "체험학습 참가자 30명을 제외하고는 제주도내 모든 학교에서 진단평가가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제주도교육청에 따르면 이번 체험학습 참가자 30명은 '결석' 처리된다. 반면 이날 체험학습에 교사는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징계 논란은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제주도교육청은 체험학습에 참여한 학생이 총 40명으로 알려 진 것과 관련해서는 "나머지 10명은 다른 사유를 들어 학교장의 승인을 받고 체험학습에 합류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이에 대한 확인을 하고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디어제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