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 제주시 서부지역만?”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 제주시 서부지역만?”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0.04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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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저지 비상도민회의, 원희룡 지사에 민·관 합동 동굴조사 요구
수차례 전수조사 요구에 묵묵부답 … 대상지 서부지역으로 한정 ‘논란’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도가 이달 초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을 발주하면서 조사 대상지를 제주시 서부지역으로 한정한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는 4일 논평을 내고 “제2공항 갈등이 최고조에 이르고 있는 지금 시기에 서부지역만 동굴조사를 하겠다는 계획 자체가 엽기적”이라고 성토하고 나섰다.

제주도가 최근 공고를 낸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 제안요청서. /사진=제안요청서 표지 화면 갈무리
제주도가 최근 공고를 낸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 제안요청서. /사진=제안요청서 표지 화면 갈무리

제주도가 제주시 서부지역에서 건설공사 중 동굴이 발견되는 사례가 더 많다는 이유를 들고 있는 데 대해서도 비상도민회의는 “제2공항 관련 동굴조사 여부는 갈등이 현존하는 시급성이 있고 지역 주민들의 조사 요구가 오래 전부터 지속돼 왔는데 이를 무시하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번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의 사업 목적도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과업대상지 지역에 분포하고 있는 천연동굴에 대한 기초자료를 확보함으로써 각종 건설공사 추진시 사전에 개발지역과 연계 검토 가능한 정보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명시돼 있는 데 대해 비상도민회의는 “동굴 자체 보존 관리나 학술연구 등 목적보다 ‘개발 가능여부를 판단할 기초 정보로 활용한다’고 고백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비상도민회의는 “그동안 원희룡 지사에게 동굴조사를 위해 지역 주민들과 제주도가 합동 전수조사를 할 것을 수차례 제안했었다”면서 지난 7월 25일 강원보 비상도민회의 위원장이 제2공항 부지 내 동굴에 대한 전수조사 제안에 원 지사가 검토하겠다고 답변했던 사실을 상기시켰다.

지난 8월 20일 동굴·숨골 조사 관련 기자회견 때도 동굴 전수조사를 직접 제안했고, 용역 공고 당일에도 공문으로 발송해 답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공고를 답변으로 들은 셈이 됐다는 얘기다.

국토부가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당시 지반조사를 실시하지 않았고, 최근전략환경영향평가 본안을 환경부에 제출하면서도 성산읍 예정후보지 지역에 대한 정밀한 지반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점을 재차 문제 삼기도 했다.

결국 시민단체들이 직접 나서서 현장조사를 벌인 결과 숨골 61곳을 추가로 발견, 이 지역이 전형적인 용암동굴 지형이라는 것을 확인했음에도 정작 제주도는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을 수행한다면서 제주시 서부지역만 조사하려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비상도민회의는 “성산읍 지역 피해 주민들만이 아니라 도민을 기만하는 불공정한 행정”이라면서 “당장 용역비를 늘려 과업 대상 범위를 제주 전 지역으로 넓혀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성산읍 및 동부지역의 공항 예정부지와 주변 부지를 정밀하게 조사해야 한다는 점을 들어 지역 주민들과 함께 조사단을 꾸려 투명한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비상도민회의는 이와 관련, 원희룡 지사에게 제2공항 성산읍 예정부지 일대에 대해 지역 주민들과 제주도가 함께 하는 ‘민-관 합동전수조사’를 실시할 것을 요구했다.

이를 위해 비상도민회의는 기존 용역 공고를 철회하고 ‘성산읍 및 동부지역 비지정 용암동굴 실태조사’를 먼저 실시할 것을 요구, 최소한 이번에 발주하는 ‘비지정 천연동굴 실태조사 용역’을 서부지역에만 한정하지 말고 성산 및 동부지역에서도 동시에 실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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