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KEI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 ‘자기검열’(?)”
“환경부, KEI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 검토의견 ‘자기검열’(?)”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11.10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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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도민회의, 환경부 겨냥 “KEI 검토의견 가감없이 전달해야” 요구
KEI-국토부 초안 검토의견 비교 분석 결과 “국토부에 면죄부” 지적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환경정책평가연구원(KEI)이 국토교통부의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에 대한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을 검토한 결과, 제2공항 계획이 항공기와 조류 충돌 위험성 기준에 맞지 않아 다른 입지 대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보냈음에도 환경부가 이같은 검토 의견을 교묘하게 희석시켜버린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이하 비상도민회의)는 10일 논평을 내고 지난 7일 방송된 KBS제주의 이같은 보도 내용을 인용, 환경부에 “KEI 검토 의견을 선별 희석시키지 말고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부동의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당초 KEI 검토 의견은 국토부의 성산 후보지 인근에 4곳의 철새도래지가 존재하는 등 공항으로서의 입지가 부적절하다는 점을 들어 기존 제주공항 확장을 포함한 다른 입지 대안을 찾으라는 것으로, 주민 의견을 수렴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수행하고 제주의 환경수용력과 경관을 해치지 않는 다른 대안 검토를 수행하라는 의견으로서 사실상 제2공항 계획의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으나 정작 환경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초안에 대한 검토의견을 보내면서 이를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과 여타 계획과의 부합성, 공항 건설로 인한 환경 영향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으로 희석시켜 국토부에 전달했다는 이유에서다.

비상도민회의는 이 부분에 대해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 관련 계획의 부적정’이라는 제목이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 관련 계획의 부합성’이라는 제목으로 수정됐으며. “타 입지 대안을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함”이라는 문장이 “본 계획지구가 ‘조류 및 야생동물 충돌위험 감소에 대한 기준’(국토교통부 고시 제2017-601호)의 규정에 부합되는지를 검토하여야 함”이라고 희석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국환경책평가연구원(KEI)의 제2공항 개발 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검토의견(위)과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검토의견. 환경부가 KEI 검토의견을 선별 희석시켜 국토부에 전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사진=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한국환경책평가연구원(KEI)의 제2공항 개발 기본계획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검토의견(위)과 환경부의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검토의견. 환경부가 KEI 검토의견을 선별 희석시켜 국토부에 전달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대목이다. /사진=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

이에 대해 비상도민회의는 “환경부가 어떻게 수정했고 왜 수정했는지 그 이유를 가늠할 수 있는 문장의 배열이 나온다”면서 “KEI 의견은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 관련 계획의 부적정’이라는 제목을 통해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 때문에 ‘(제2공항) 계획이 부적정’하다는 점을 원인과 결과의 관계 속에서 말하고 있는 데 반해 환경부는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과 ‘관련 계획’의 부합성을 병렬로 나열해 둘 다 연구 검토해야 한다는 식으로 문장의 맥락을 완전히 바꿔버렸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KEI는 이같은 제목 아래 계획의 부적정에 대한 내용을 보충하면서 “항공기-조류 충돌(또는 항공기-야생생물 충돌)은 기체의 물리적 훼손에 따른 경제적 손실과 기체 추락에 따른 인명 피해 등 치명적인 피해를 단 한 차례의 충돌로도 초래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완벽한 항공기-조류 충돌 예방 방안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등 국외에서도 13㎞ 이내 지역에 대한 조류 유인시설이 입지한다는 사유로 신규 공항 입지 부동의를 제기한 점도 있다는 사실과 함께 신규 공항 예정지 13㎞ 이내에 하도리, 종달리, 오조리, 성남-남원 해안 철새도래지가 위치하고 있고 양식장, 경작지 등 다양한 조류 유인시설이 설치돼 있다는 점을 적시해놓기도 했다.

하지만 환경부는 “계획지구에서의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 평가를 ‘신규공항 입지’에서의 평가방법을 이용해 실시하고 각 대안별로 그 결과를 비교·분석하라”는 정도의 의견을 줬고, 최근 언론 보도를 통해 확인된 본안에 대한 ‘보완’ 의견에서도 항공기-조류 충돌 위험성과 관련한 검토를 현 제주공항 및 타 입지대안까지 검토하라는 KEI 의견을 묵살하고 제2공항 성산후보지 내의 대안들에 대해서만 검토하라는 의견을 보내 사실상 국토부에 면죄를 주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는 점을 거듭 지적했다.

이에 대해 비상도민회의는 “결론적으로 환경부는 KEI가 제2공항 계획이 적정하지 않고 입지 타당성도 없다고 한 검토 의견을 있는 그대로 전달하지 않았다”면서 “정부 부처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상실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환경부가 국토부의 눈치를 살피면서 국책연구기관의 검토 의견도 스스로 검열해서 보낸 것으로, 환경부로서 기본원칙을 져버린 행위라고 성토하기도 했다.

이에 비상도민회의는 환경부에 “지금 당장 공정한 원칙과 신뢰성에 입각해 제2공항 전략환경영향평가에 부동의함으로써 본연의 의무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또 국토교통부에는 명분 없는 제2공항 기본계획 고시를 즉시 중단하고, 제주도민들의 도민 공론화 절차와 결과를 존중할 것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원희룡 지사에게 도의회의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운영에 적극 협조할 것을 요구하고, 도의회에 오는 15일 본회의에서 공론하 지원 특위 구성안을 통과시키고 도민 통합에 나설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과 청와대를 향해서는 “제주도민들의 자기결정권을 존중해 제2공항 문제 해결에 직접 나서라”는 입장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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