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진입도로와 혼인지 진입로 간섭 등 민감한 사안 ‘수두룩’
제주 제2공항 예정부지로 확정된 성산 지역 사업 예정지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결과 인근 대수산봉 절취가 불가피한 것으로 확인돼 상당한 논란이 예상된다.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정이 당초 사전타당성검토 용역 당시 정석비행장을 제2공항 후보지에서 제외시킨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로 오름 훼손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원희룡 지사는 이 부분에 대한 얘기를 하면서 제주의 오름이 절대 훼손되서는 안된다고 누누이 강조한 바 있다.
<미디어제주>가 지난해말까지 제2공항에 대한 예비타당성 조사 용역을 수행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보고서 요약본을 12일 입수해 확인한 결과, 우선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장애물 제한 표면 저촉 여부에 대한 검토 내용이다.
요약본에서는 이 대목에서 “제2공항 동측 수평 표면에 저촉되는 대수산봉의 경우 비행 안전을 위해 절취가 필요하며, 토공량 산정시 그 절취량을 반영한다”고 기술돼 있다.
다만 환경 훼손을 최소화하고 자연경관 보존 등을 위해 제2공항의 선회 접근 경로를 동쪽으로 이용하도록 하면서 공항 예정지 서쪽의 장애물(오름)은 절취되지 않도록 한다는 검토 의견을 냈다.
결국 남북으로 설치되는 활주로 접근 방향을 동쪽으로만 이용하도록 하고, 동쪽 방향에 있는 대수산봉 절취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KDI는 보고서에서 약 40m 가량 절취가 필요한 것으로 예측했다.
또 천연동굴에 대한 간섭 여부를 검토한 부분에서는 우선 문헌조사 결과 사업지 근처에 분포한 신방굴이 ‘다’급 동굴로 매장문화재 가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에 대해 KDI는 “향후 사업 추진과정에서 지하동굴 존재 여부를 보다 세부적으로 검토하고 그 결과에 따라 동굴보호대책 수립이 필요하다”면서 “특히 예타조사 단계에서 용암동굴 분포에 따른 지반조건이 사업에 미치는 영향을 검토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며 향후 사업 추진단계에서 정밀지반조사 등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분석을 내놨다.
모남굴과 서궁굴은 ‘라’급으로 천연동굴 자체만으로는 학술적, 문화재적 가치가 미약하지만 주변 지질 조건 등을 종합해 학술적으로 분석했을 때 중요한 가치가 내포돼 있다고 판단했다.
보고서 요약본에서 더욱 문제가 되는 부분은 공항 예정부지에 대부분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온평리의 경우 진입도로 등으로 추가 편입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요약본에서는 “공항 진입도로 노선 선정시 혼인지 진입로와의 간섭, 기존 온평리 마을 진출입 동선과의 간섭, 입체교차로 건설시 온평리 마을 가옥 등의 지장물 과다 문제 등 대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기술돼 있다.
또 향후 사업단계에서 제2공항에 대한 접근성과 진출입 동선 확보, 공항 이용자들의 편익 증진과 기존 일주도로의 기능 확보 등을 감안할 때 진입도로 노선 선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는 분석 내용도 포함돼 있다.
여기에다 제2공항이 들어설 경우 마을간 연결도로 단절이 발생, 1136번 지방도의 일부도로가 이설돼야 할 것으로 예상돼 공항외곽도로 활용 또는 이설 계획 등 사업 단계에서 주민, 관련 기관들과 협의해 단절되는 도로에 대한 대안 검토가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산리 출신 오 모씨(48)는 <미디어제주>와 통화에서 “대수산봉은 군위오씨 제주 입도조묘가 있는데 예전에 송전 철탑이 맥을 끊는다면서 문중 여론이 들끓었던 적이 있다”면서 “오름이 절취될 거라고 하면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언, 주민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