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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공항, 소중한 자연유산을 콘크리트로 덮어버릴 셈인가?”
“제2공항, 소중한 자연유산을 콘크리트로 덮어버릴 셈인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11.08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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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행동, 최근 모낭궤굴 발견 관련 논평 “전면적인 동굴 정밀조사 실시돼야”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지난 10월부터 동굴조사 전문 업체에 의뢰, 모낭궤굴에 대한 학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 제2공항반대대책위

제2공항 전면 재검토와 새로운 제주를 위한 도민행동(이하 도민행동)이 제2공항 예정부지와 인접한 지역에 대한 전면적인 동굴 정밀조사를 즉각 실시할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도민행동은 8일 논평을 내고 최근 제2공항 예정부지 인근에서 새로운 동굴이 발견됐다는 언론 보도와 관련, “엄밀히 말하면 새롭게 발견된 동굴은 아니고 예전부터 주민들이 농사를 하면서 동굴의 물을 식수로 이용하면서 알려진 동굴이지만 아직 학술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미조사 동굴”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에 알려진 ‘모낭궤굴’의 경우 동굴의 정확한 규모나 분포지, 동굴 생성물 등 동굴의 가치에 대한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학술 조사가 필요한 곳이다.

이에 제주환경운동연합은 지난 10월부터 동굴 조사 전문업체에 의뢰, 모낭궤굴에 대한 학술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도민행동은 “학술조사가 아직 진행중이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면서도 “모낭궤굴이 뻗어나간 곳이 제2공항 사업 예정지 내의 땅 밑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도민행동은 “성산읍 지역을 제2공항 예정지로 발표한 근거인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에서는 이 모낭궤굴은 언급조차 없었다”며 “논란의 소지가 될 수 있는 것을 고의적으로 넣지 않은 것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문제를 제기햇다.

더구나 제2공항 사업 예정부지의 70% 이상이 편입되는 온평리 주민들이 알려지지 않은 동굴이 많다는 얘기를 하고 있다.

실제 공식 조사에서도 성산읍에는 수산굴을 비롯 18개의 천연동굴이 있고 이 중 제2공항 부지인 신산리에 1곳, 수산리에 7곳, 온평리에 3곳이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특히 제2공항 예정부지와 1㎞도 떨어지지 않은 곳에 국내에서 세 번째로 긴 용암동굴이며 천연기념물인 수산굴(4675m)이 있다.

도민행동은 “이같은 공식 조사 결과가 있음에도 ‘제주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서는 동국의 존재와 동굴이 훼손될 위험성에 대한 내용은 미미하기 그지 없다”며 지역 주민들이 사업 부지 내 동굴 조사를 줄기차게 요구하고 있음에도 제주도가 나중에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지표조사 등을 통해 파악하겠다는 ‘사후약방문’식 입장만 고집해왔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특히 도민행동은 “천연동굴은 다른 자연유산과는 달리 한번 훼손되면 원형 복원이 불가능한 자연자원”이라며 수산굴 주변 도로 개발 등으로 천장 붕괴 또는 함몰 단계에 있다는 동굴연구소의 조사 결과를 들어 “제2공항이 건설될 경우 수산굴의 훼손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 입장을 표명했다.

이어 도민행동은 “더 큰 문제는 공항의 안전성 문제”라며 동굴이 분포하는 지역의 경우 비행기 활주로가 들어서기에 위험한 곳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도민행동은 “항공기 이착륙시 수백톤에 달하는 하중을 견딜 수 없기 때문에 항공기 사고의 특성상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면서 “제주도는 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진행했어야 하지만 쫓기듯이 (제2공항 예정지 선정을) 일사천리로 추진해 왔다”고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2006년 난산리 일대 풍력발전단지 조성 사업이 진행되다가 수산굴이 가지굴이 발견되면서 풍력발전사업이 중단된 사례를 들기도 했다.

이에 대해 도민행동은 “향후 천연기념물인 수산굴의 가지굴이 발견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는 세계자연유산으로서 가장 가치가 높은 천연 용암동굴의 훼손 가능성과 함께 공항으로서의 필수 요건인 안전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뜻”이라면서 “관광자원 측면에서도 돌이킬 수 없는 자원의 손실이며 후손들에게는 제주의 가장 소중한 자연유산을 콘크리트로 덮어버리는 문화유산 파괴 행위로 기록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도민행동은 이어 원희룡 지사가 제2공항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 중요한 환경훼손 사안이 나타나면 입지 재검토 요구도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점을 들어 “이제라도 중요한 환경 훼손이 나오기 전에 예정 부지의 동굴 조사를 전면적으로 실시해야 하며, 사전타당성 용역조사도 동굴 조사를 포함해 빠른 시일 내에 용역팀을 재선정해 재실시돼야 한다”며 “국회에서도 제2공항 관련 예산이 전면 삭감돼야 마땅하다”고 강조했다.

아직까지 학술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미조사 동굴로 남아있는 모낭궤굴 입구의 모습. ⓒ 제2공항반대대책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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