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제주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협의 사건에 대한 9차 공판에서도 8차 공판과 마찬가지로 압수된 제주도지사 업무일지에 부착된 전화메모의 성격을 놓고 치열한 공방이 펼쳐졌다. 

제주지법 제4형사부(재판장 고충정 수석부장판사) 심리로 12일 오전 10시부터 속개된 9차 공판에서는 제주도 간부공무원인 서모 소장과 양모 국장 등 2명이 증인으로 출석해 증인신문이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먼저 검찰측은 증인으로 출석한 서모 소장을  상대로 업무일지에 부착된 전화격려 메모가 선거운동과 관련됐는지 따져 물었다.

#검찰 "홍보용 책자 배포라인 명단과 격려전화 명단 동일한 이유 뭐냐"

검찰은 "명단제출 이유를 수사당시 제주특별자치도 홍보용 만화책 배포라인이라고 진술했는데 이제와서 전화격려라고 번복하는 이유가 무엇이냐"며 "또한 홍보용 책자 배포라인 명단과 격려전화 명단이 동일한 이유가 무엇이냐"고 추궁했다.

아울러 "홍보용 만화책은 올해 2월에 제작되고 3월쯤 배포됐는데 '전화해야 할 사람들'을 지사에게 보고한 시점은 1월쯤"이라며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물었다.

이에대해 서씨는 "홍보용 만화책자 배포와 관련해 만난 사람들이며 제주도지사가 전화를 해야 할 사람들이기때문에 메모를 작성한 것"이라면서 "제주도정에 도움이 되기 위한 것"이라고 답했다.

또한 검찰은 "메모에 서귀포시 모 마을 책임자로 지정된 사람들이 있는데, 이는 사전 선거운동을 위한 것이 아니냐"며 "특히 다른 마을과 달리 특정 마을 2곳에 대해서만 마을 책임자로 지정한 이유가 무엇이냐"며 따져 물었다.

이에대해 서씨는 "당시 행정구조개편에 따른 반대의견을 우호적으로 이끌어내기 위해 본인대신 주민들에게 책임자를 지정해 보고한 것"이라면서 "당시 첨예한 갈등이 있는 시기고 제주특별법이 국회에 상정돼 있는 상태에서 제주도민의 수용자세가 안돼 있어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했다"고 대답했다.

#변호인단 "전화메모, 특별자치도 홍보용일 뿐"

반면 변호인단은 전화메모가 특별자치도 출범 홍보책자 배포 등 특별자치도의 홍보에 따른 메모임을 강조했다.

이날 변호인단은 반대신문에서 당시 행정구조개편에 따른 도민 전체의 의견을 우호적인 여론형성을 위해특별자치도의 홍보가 절대 필요했던 시기임을 강조하면서 또한 전화메모가 선거와 관계없는 일상적인 업무였음을 부각시켰다.

이어 양모 국장을 상대로 한 증인신문에서도 업무일지에 부착된 메모지의 성격을 놓고 공방이 이어졌다.

검찰은 업무일지에 부착된 메모가 사전 선거운동을 위한 것이 아니냐고 집중 추궁한 반면 변호인단과 양 국장은 "5.31 지방선거 당시 어떠한 형태로든 선거운동을 한 사실이 없으며, 메모 보고 또한 선거운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또한 "메모를 통한 보고는 평소 업무보고 및 결재 시 수시로 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국장이라는 지위에 비해, 단 2명의 지역 인사 명단을 보고한 메모가 선거용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재판부는 2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마치고,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4명에 대한 증인신문을 속개키로 했다.

문상식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