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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군기지 환경영향평가 심의 '조건부 통과'
해군기지 환경영향평가 심의 '조건부 통과'
  • 김두영 기자
  • 승인 2009.09.26 20: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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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건부 통과되자 강정마을 주민들 거센 항의

제주해군기지(민군복합형관광미항) 건설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서 심의가 26일 미비점 보완을 조건으로  통과했다.

이번 심의 통과로 인해 해군기지 건설사업은 다음주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동의만을 남겨놓고 있다.

그러나 해군기지 건설 예정지인 강정마을 주민들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앞으로 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제주특별자치도 환경영향평가 심의위원회는 이날 오후 6시 제주특별자치도 2청사 회의실에서 지난 23일 보류된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심의를 가졌다.

이날 심의에서는 해군기지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서 지난 23일 진행된 해군기지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심의과정에서 지적된 사항에 대한 보완점에 대한 심의가 진행됐다.

#. 서면을 통한 의견수렴 후 미비점 보완 조건으로 동의

이날 심의위원회에서 위원들의 질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강동균 마을회장 등은 지속적으로 심의위원회 중지를 촉구하며 항의했고 급기야 회의가 진행되는 가운데 애국가를 부르기 시작했다.

극심한 소란 속에서 위원들의 질의가 끝난 후 현영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위원장은 정회를 선언, 잠시 휴식시간을 가진 후 다시 심의를 속개했다.

한영진 위원장은 심의를 속개한 후 위원들의 질의에 대한 해군측의 답변을 듣고 최종심의를 위해 위원들을 제외한 참관인 등의 퇴장을 명령했으나 강동균 마을회장 등이 퇴장을 거부하면서 결국 이들이 참석한 상태로 최종심의가 진행됐다.

강동균 마을회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최종심의는 서면으로 진행됐으며, 결국 환경영향평가 심의는 이날 지적된 사항에 대해 보완을 하는 조건으로 통과됐다.

해군기지 건설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심의가 보완통과되자 강동균 강정마을회장 등은 극심하게 반발했고 한영진 위원장을 비롯한 위원들은 황급하게 회의실을 빠져나갔다.

제주특별자치도 2청사 앞에서 심의결과를 기다리던 강정마을 주민들도 환경영향평가서의 통과소식을 들은 후 격분해 강하게 항의하기 시작했다.

강정마을 주민들은 "어떻게 그럴 수 있느냐", "심의위원회는 모두가 도지사의 수하들이냐" 등 강력하게 반발하며 제주도청 2청사에 진입을 시도했고 이에 청사에 대기 중이던 전경대원들이 청사 앞을 막으며 한동안 대치가 벌어졌다.

이날 제주해군기지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의 통과가 이뤄지면서 연내착공을 위해 앞으로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동의만 남아있는 상태이나 강정마을 주민들은 앞으로 강경책도 불사하겠다 말하고 있어 해군기지를 둘러싼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 "붉은발말똥게 서식환경 조사 진행 됐나?"

강동균 마을회장 등이 심의중단을 촉구하는 가운데 현영진 환경영향평가심의위원회 위원장은 해군기지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심의를 진행시켰다.

해군기지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 중 지난 23일 지적된 사항과 이날 발표된 보완사항에 대한 위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고성도 위원은 "해군기지 일일 최대 급수량이 3263㎥에서 중수도 시스템 도입을 통해 1743.4㎥을 끌어온다고 했을 때 나머지 상수도는 어디서 공급을 받을 계획이냐"고 지적했다.

또 "하수도 사용량도 3200톤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한 처리를 해군기지 내 처리장을 시설해 처리할 것인지 아니면 다른 방법을 쓸 것가에 대해 대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 23일 문제가 됐던 붉은발말똥게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김완병 위원은 "보완된 해군기지 환경영향평가서를 보면 붉은발말똥게 서식지역에 대한 조사가 진행된 것 같은데 사업지구 내 전체를 조사를 한 것이냐"며 "또 조사기간이 26일 하루동안 진행된 것 같은데 짧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또 김완병 위원은 "붉은발말똥게가 서식한다는 것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며 붉은발말똥게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보존에 대한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석찬 위원은 "해군기지 건설이 바다쪽으로 넓게 진행되는데 육지 뿐만이 아니라 바다의 천연기념물 등에 대한 식생분포지도가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는데 반영되지 않았다"며 "또 방파제건설로 인해 강정바다가 둘로 나눠지게 되는데 강정천에 집중호우가 발생했을 경우 어떠한 영향이 미칠지에 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예측결과을 제시해 달라고 했는데 이부분에 대한 대답이 없는 이유는 뭐냐"고 지적했다.

또 "환경영향평가 초안과 본안에서 항만입구를 동쪽으로 만들계획으로 나왔던데 환경보전상 서쪽으로 입구는 내는 것이 낳다는 의견을 제시했고, 이에 대해 검토를 해보라고 의견을 제시했었는데 이에 대한 답변도 받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해군기지 건설사업 환경영향평가서에 대한 위원들의 질의가 이어졌으나 이날 심의에 참석한 정대연 위원을 비롯해, 현해남, 고여호 위원 등 몇몇 위원들은 질의를 하지 않았다.

 

#. "오늘 환경영향평가 심의 도의회 상정을 의식한 요식절차"

이날 심의에 앞서 참관인 자격으로 참석한 강동균 강정마을회장과 이영웅 제주환경연합 사무처장, 고유기 제주참여환경연대 사무처장 등은 "지난 심의서 지적된 사항들이 3일만에 보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느냐"며 "이날 심의위원회는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상정을 의식한 요식절차에 불과하다"고 비난했다.

강동균 마을회장 등은 심의위원회가 진행되기 전 회의실 단상 앞으로 나가 미리 준비한 현수막을 꺼내들고 심의위원회를 중지할 것을 촉구했다.

강동균 강정마을회장은 "지금 해군과 제주도정은 연내착공이라는 목표를 두고 도의회 상정시한을 맞추기 위한 일방통행에 제주도 당국이 편승해 이뤄지는 비정상적, 편법투성이 절차"라고 비난하며 "무리한 강행 행보로 이뤄지는 영향평가가 과연 제대로된 내용을 담을 수 있을 지 의문"이라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오늘 심의위원회가 지난 23일 회의에서 보류된 사항에 대한 속개형직으로 진행된다고 하고 있다"며 "그러나 지난 회의에서 제기된 보완요구에 대한 검토과정 이라는 점에서 위원들이 충분한 검토시간을 가지지 못했다"고 피력했다.
 
또 "지난 23일 지적된 사항들에 대해 3일만에 보완이 가능한지도 의심스럽다"며 "지난 23일 지적된 사항은 2, 3일만에 보완될 상황이 아님을 심의위원들이 더 잘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강 회장은 "사실상 통과가 전제된 오늘 회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며 해군기지 건설사업에 대한 이날 심의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미디어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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