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공부요? MB가 국민 목소리 들어주면 할래요!"
"공부요? MB가 국민 목소리 들어주면 할래요!"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8.06.10 14: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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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피플] 촛불문화제 '촛불소녀' 이지숙 학생과의 만남

"고3이니깐 공부하라구요? 전 공부보다 잘못 돌아가고 있는 현 시점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국민들의 이야기도 들어주지 않는 정권에서 대학다녀서 뭐 합니까!"

매일 제주시청 어울림마당에서 열리는 촛불문화제 현장에서 일명 '촛불소녀'라고 불리는 한 여고생이 있다. 짧은 단발머리에 동그란 눈, 꽉 다문 입술. 한손에 초가 든 노란바구니를 들고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는 사람에게 일일이 초를 건넨다.

그는 바로 제주여자상업고등학교에 다니는 이지숙(19)학생. 한창 대학진학 준비를 하고 있는 고3인 그는 한달 전부터 매일 자발적으로 촛불문화제에 참석해 진행을 도와주고 있다.

"하루도 빠지지 않고 촛불문화제에 참가하니깐 사람들이 걱정을 많이 해요. 고3인데 공부에 방해되는 게 아니냐며 대학은 가야 된다고...너무 자주 나오지 말라고 걱정스런 눈빛을 저한테 마구 보내요. 전 그렇게 어리지 않아요! 부모님한테도 허락받았어요. 부모님이 한번 잘 해보래요...(웃음)"

그는 인터넷에서 광우병에 걸린 사람의 모습이 담긴 영상을 우연히 본 이후, 광우병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했다. 그러다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 반대와 관련해 촛불문화제를 한다고 해서 지난 5월 처음 제주지역에서 열린 촛불문화제에 참석했다. 자발적으로 열리는 촛불문화제이다 보니 일손이 부족한 모습을 보게 된 그는 이때부터 매일 촛불문화제에 출퇴근(?)을 하고 있다.

"촛불문화제에 직접 참여해보니 일손이 터무니 없이 부족한 모습을 보고 참여하게 됐죠. 학교끝나고 바로 촛불문화제 현장에 와요. 힘들다구요? 단식농성도 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들에 비하면 전 '세발의 피'죠!"

무언가 함께 생각을 공유한다는 것과 촛불 하나하나가 모여 한마음이 되는 그 과정이 좋다는 그. 촛불문화제에 참여했던 기억을 더듬으며 새록새록 피어나는 추억에 그는 흐뭇한 미소를 보인다.

"17번의 촛불문화제 모두 기억에 남아요. 한 가지를 꼽자면 처음 사람들 앞에서 자유발언할 때가 가장 기억에 남아요. 사람들 앞에서 말을 잘 못하는데 용기내서 지원해죠. 앞에나가니 너무 긴장되고 가슴이 쿵쿵거려 말도 버벅거렸지만 재미있었어요"

촛불을 건네주며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는 모습이 너무 늠름하다. 고3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른스럽다. 대학준비보다 현재 이명박 정권의 행동이 너무 화가나 공부를 잠시 중단하고 있다는 그는 이명박 정권에게 한마디 했다.

"이명박 대통령님! 국민들은 지금 미국산 쇠고기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왜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지 않으려고 하나요? 국민과 소통하겠다던 초심은 어디가셨나요? 제발 국민들의 마음과 목소리를 들어주세요!"

촛불문화제가 끝난 후, 그는 사람들에게 건네줬던 초를 다시 거둬 노란바구니 속에 넣었다. 그는 촛불문화제가 잘 끝났다며 흐뭇한 미소를 보이며 기자에게 이렇게 말했다.

"10일 열리는 촛불대행진에도 오실꺼죠? 모두 함께 이명박 정권에게 우리의 국민의 목소리를 알려요! 국민들의 마음이 뜨겁게 움직이고 있다고 알려줍시다!"<미디어제주>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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