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여년 품은 원통함…죽기 전 대한민국 사법정의 보여 달라”
“70여년 품은 원통함…죽기 전 대한민국 사법정의 보여 달라”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6.08 15:1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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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행불수형인 유족들 8일 재심 청구 재판 앞서 기자회견
“시간 얼마 남지 않아 살아있을 때 결론 보게 신속한 진행”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4.3 당시인 70여년 전 불법적인 (군사) 재판 등에 의해 희생된 행방불명수형인(행불수형인) 유족들이 재심 청구 사건을 맡은 재판부의 빠른 판단을 촉구했다.

재심을 청구한 4.3행불수형인 유족들은 8일 제주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의 신속한 재심 개시 결정을 호소했다.

이들은 회견에서 "제주4.3 당시인 1948년 12월과 1949년 6~7월 두 차례에 걸쳐 제주도민 2530명이 불법 군사재판으로 제주에서 총살되거나 전국 각지 형무소에 수감돼 병들어 사망 혹은 6.25전쟁 발발 직후 이승만 정부에 의해 학살됐다"고 말했다.

재심을 청구한 4.3행불수형인 유족들이 8일 제주지방법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재심을 청구한 4.3행불수형인 유족들이 8일 제주지방법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이어 "군사재판은 불법적으로 선포된 계엄령과 제정 및 공포되지 앟은 국방경비법에 의한 것이어서 그 자체로 불법"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70여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는 동안 많은 유족들이 원통함을 가슴에 안고 돌아가셨고거 나이가 들어 병들고 쇠약해지고 있다"며 "앞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특히 "4.3특별법 개정도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우리 행불수형인 339명은 뜻을 모아 죽기전에 명예회복을 하고자 재심 청구를 하게 됐다"며 "청구인들이 살아 있을 때 결론을 볼 수 있도록 빠른 진행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한민국 사법부에 정의가 살아있음을 보여 달라"며 재판부에 요구했다.

재심을 청구한 4.3행불수형인 유족 중 임춘화 할머니가 8일 제주지방법원 입구에서 기자회견 뒤 자신의 원통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재심을 청구한 4.3행불수형인 유족 중 임춘화 할머니가 8일 제주지방법원 입구에서 기자회견 뒤 자신의 원통함을 이야기하고 있다. ⓒ 미디어제주

이날 회견에서는 임춘화(75) 할머니는 아버지 고(故) 임청야(1921년생) 할아버지의 재심 청구를 이야기하며 울분을 터뜨리기도 했다.

임 할머니는 "내가 세 살때 대정에서 농사를 짓던 아버지가 잡혀가서 돌아오지 않았다"며 "난 아버지가 죽은 줄로만 알았는데 이번에 재심 청구를 준비하다보니 내가 열 살때까지 살아계셨던 걸 알게 됐다"고 눈물을 흘렸다.

임 할머니는 "너무 억울하고 원통하다"며 "이번에 재심을 청구할 수 있게돼 다행이다. 판사님이 잘 살펴서 억울한걸 풀 수 있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한편 이날 국방경비법 위반 및 내란실행 등의 혐의로 기소된 피고인(행불수형인) 14명에 대한 재심 청구 첫 재판에서는 향후 이어질 쟁점에 대한 정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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