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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신 중 유해약품 취급 선천성 질환 태아 출산은 업무상 재해”
“임신 중 유해약품 취급 선천성 질환 태아 출산은 업무상 재해”
  • 이정민 기자
  • 승인 2020.04.29 16: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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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료원 前 간호사 요양급여신청반려처분취소 소송 6년 마침표
대법원 29일 ‘근로복지공단 손 들어준’ 항소심 파기 서울고법 보내
“태아-모체 ‘단일체’ 임신·출산 과정 유해 요소로부터 보호 받아야”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10년 전 제주의료원 근무 중 임신한 간호사들이 유해약품을 취급하면서 선천성 질환을 가진 아이의 출산이 업무상 재해로 인정됐다.

대법원 2부는 29일 제주의료원에 근무했던 간호사 4명이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제기한 요양급여신청반려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준 원심(항소심)을 파기, 서울고등법원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
대법원.

이번 사건은 2009~2010년 제주의료원 소속 간호사 4명이 낳은 아이들이 모두 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나면서 시작됐다.

이들은 자신들이 태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약품을 직·간접으로 취급해 유산하거나 선천성 심장 질환을 아이를 출산, 업무상재해에 해당한다며 2012년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했다.

하지만 신청이 반려되자 2014년 서울행정법원에 근로복지공단을 상대로 요양급여신청반려처분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같은해 12월 1심(서울행정법원)에서 '요양급여를 지급해야 한다'는 결론을 얻어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이 항소하며 2016년 5월 2심(서울고등법원)에서 1심 판결이 뒤집어지자 대법원에 상고했다.

이번 사건의 쟁점은 엄마(여성 근로자)의 업무에 기인한 '태아의 건강 손상' 또는 '출산아의 선천성 질환'을 산재보험법 제5조 제1호 '근로자의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있는지 여부다.

근로복지공단 측은 산업재해보상보호법 적용 대상이 근로자 당사자에 국한되고 태아는 요양급여 지급 대상이 아니라는 논리를 펴왔다.

2심 재판에서도 엄마(근로자)의 질병이 아니기 때문에 엄마에게 요양급여를 받을 권리가 없다는 취지로 근로복지공단의 손을 들어 줬다.

2016년 6월 8일 해당 사건을 접수한 대법원은 오랜 기간 법리와 쟁점을 검토했다.

이 과정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1월 상고심 재판부에 '업무상 재해로 인한 태아 건강 손상도 산재보상에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국가인권위는 헌법이 규정하는 모성보호와 여성근로의 특별보호, 국제인권기준, 산업재해보상보호법 제정 목적 등을 고려할 대 임신한 여성 근로자와 태아가 업무상 유해 요소로부터 특별히 보호될 필요가 있다고 봤다.

특히 태아 시기 심장에 선천적인 문제가 있더라도 일부 질병의 특성상 출산 후 진단될 수 밖에 없고 당시 태아가 모체와 분리될 수 없는 동일체인 점을 고려하면 1심 이 판단한 바와 같이 태아의 건강 손상을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는 것이 태아의 권리 및 보호 측면에서 바람직하다는 판단이다.

대법원 재판부의 판단도 국가인권위와 다르지 않았다.

재판부는 이날 원심(2심) 결과를 파기하며 임신한 여성 근로자의 업무로 인한 태아 건강 손상이 산재보호법 제5조 제1호에 포함된다고 밝혔다.

또 국가인권위가 내놓은 의견처럼 태아와 모체는 분리될 수 없는 '단일체'로 임신 및 출산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유해 요소로부터 보호받아야 한다고 피력했다.

한편 소송을 제기한 당시 제주의료원 근무 간호사 4명은 현재 제주의료원을 그만뒀지만, 간호 업무의 일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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