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진호 선원 “높은 파도 배 기울어…2시간 반 바다서 표류”
창진호 선원 “높은 파도 배 기울어…2시간 반 바다서 표류”
  • 이정민 기자
  • 승인 2019.11.25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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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장 해경 기초조사서 “기관실 갑자기 많은 물”
다른 선원 “어장 형성된 곳 이동 중 파도가 덮쳐”
“추워서 선실 들어갔던 1명 미처 못 빠져나온 듯”

[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25일 오전 제주 마라도 남서쪽 63km 지점에서 침수되며 전복된 통영선적 근해장어연승어선 창진호(29t, 승선원 14명)가 이동 중 파도로 인해 기울어지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된다.

배가 뒤집히기 전 빠져나온 선원들은 구조 전까지 2시간 이상 바다에서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창진호 기관장 이모(39, 경남)씨는 이날 오후 후송된 병원에서 제주지방해양경찰청 관계자들로부터 기초조사를 받았다.

기초조사에서 이씨는 사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25일 오전 제주 마라도 남서쪽 87km 해상에서 침수 전복된 통영선적 근해장어연승어선 창진호(24t, 승선원 14명, 붉은 색 원 안).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
25일 오전 제주 마라도 남서쪽 87km 해상에서 침수 전복된 통영선적 근해장어연승어선 창진호(24t, 승선원 14명, 붉은 색 원 안). [제주 서귀포해양경찰서]

이씨는 "바람이 많이 불었고 파도가 높게 쳤다"며 "기관실 문이 있는 곳으로 한꺼번에 많은 양이 들어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상함을 느끼고 밖으로 나갔더니 배가 한쪽으로 기울어진 상태였다"며 "사고 후 구명조끼를 꺼내 입었고 다른 사람들도 구명조끼를 착용했다. 파도가 높게 치고 있어 정신이 없었다"고 진술했다.

또 "구명벌이 하나 있는데 작동에 사력을 다 했지만 작동되지 않아 배가 넘어갈때(전복)까지 기다렸고, 바다에 휩쓸렸다"며 "처음에는 '이제 죽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선장(사망)은 계속 구조 요청을 보냈다"고 이야기했다.

해경이 구조 당시 구명벌에 4명이 타고 있었고 나머지는 바다에 표류 중이었다.

이씨는 표류 상황에 대해 "나는 외국인 선원 3명, 내국인 1명과 함께 배에 있던 동그란 부표(구명환)을 잡고 있었다"며 "(해경에) 구조때까지 약 2시간 반 정도 표류했다"고 토로했다.

이씨는 구조된 뒤 해경함정에서 본 시간이 9시 5분께여서 바다에서 표류한 시간이 2시간 반정도라고 표현했다.

이씨는 진술을 마친 뒤 기자들이 구조된 뒤 숨진 선장 황모(61, 경남)씨에 대해 묻자 "침몰(전복) 전까지 조타실에 있다가 배의 침몰(전복)을 알리고 나중에 선원들과 함께 나왔는데, 그 뒤로는 잘 모르겠다"고 답했다.

바다 기상상황과 풍랑주의보 상태에 대해서는 "선장이 판단을 하게 된다. 조업할 때 기상을 보고, 선장에게 뭐라고 하지는 못 한다"고 설명했다.

이씨는 '구명벌에 다 탈 수는 없었느냐'는 물음에 "내가 파도에 휩쓸려 바다로 떨어지기 전까지는 구명벌이 터졌는지(작동했는지) 모르고 있었다"며 "내가 작동을 시도했을 때는 작동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25일 오전 제주 마라도 남서쪽 87km 해상에서 침수 전복된 통영선적 근해장어연승어선 창진호(24t, 승선원 14명) 기관장 이모(39, 경남)씨가 후송된 병원에서 제주해경의 기초조사를 받고 있다. © 미디어제주
25일 오전 제주 마라도 남서쪽 87km 해상에서 침수 전복된 통영선적 근해장어연승어선 창진호(24t, 승선원 14명) 기관장 이모(39, 경남)씨가 후송된 병원에서 제주해경의 기초조사를 받고 있다. © 미디어제주

이씨와 같은 병원에 후송된 다른 선원은 "(장어) 어장이 형성된 곳으로 이동하다 파도가 덮쳐서 배가 넘어졌다"고 표현했다.

기울어진 정도를 '90도'라고 심각성을 피력했다.

이 선원은 "90도로 배가 넘어진 상태로 1시간 가량 버티는데 추워서 다른 선원 1명과 함께 선실에 갔다가 기관장이 '나오라'는 지시에 나왔다"며 "다른 1명은 미처 나오지 못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창진호는 앞서 이날 오전 마라도 남서쪽 63km 해상에서 해경에 '침수' 신고를 했고 승선원 14명 중 13명이 구조됐으나 선장을 비롯한 3명이 결국 숨졌다.

선원 최모(66, 경남)씨가 실종된 상태다.

한편 지난 1일 통영을 출발한 창진호는 완도항에 들렀다가 16일 다시 출항했고, 제주 먼바다에서 조업하다 26일 오후 8시께 통영 동호항으로 귀항할 예정이었으나, 이날 전복돼 표류 중이다.

25일 오전 해경 경비함정이 마라도 남서쪽 87km 해상에서 침수된 통영선적 어선 C호(24t, 승선원 14명) 선원들을 수색하고 있다. [서귀포경찰서]
25일 오전 해경 경비함정이 마라도 남서쪽 87km 해상에서 침수된 통영선적 어선 창진호(24t, 승선원 14명) 선원들을 수색하고 있다. [서귀포해양경찰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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