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제주 이정민 기자] 제주 제2공항을 반대하며 40일 이상 단식을 이어왔던 김경배 제주제2공항성산읍반대위원회(성산읍반대위) 부위원장이 단식을 풀었다.

김경배 부위원장은 제주특별자치도와 성산읍반대위의 합의안에 대해 지난 주말 국토교통부가 전해온 답과 관련 "정부의 강행의지"라며 이후 지속적인 반대활동을 천명했다.

김 부위원장은 20일 단식 해제 및 병원 이송에 앞서 성산읍반대위 관계자가 대신 읽은 의견서를 통해 자신의 뜻을 밝혔다.

42일만에 단식을 해제한 김 부위원장은 "쉽지 않았던 42일의 날들, 여기서 포기하고 물러서는 게 아니다. 결단코 지지 않는 투쟁을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목숨을 걸고 끝까지 가려 했으나 제 목숨을 건 단식을 우습게 보는 정부 기관에 제 귀한 목숨을 내어주지 않겠다" "오늘 단식을 접는다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다. 다시 시작하려한다"고 부연했다.

김 부위원장은 국토부의 답변서에 대해 "국민의 기본권 따위는 아랑곳없는 이 나라의 정부 기관이 또 다시 강행 의지만을 드러낸 것"이라며 "제주도민 모두의 미래가 걸려있는 일에 저와 함께 도민 모두가 나설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김 부위원장은 끝으로 "제주의 미래를 함께 염려해 준 여러분의 심을 믿고 다시 더 큰 투쟁을 준비하려 한다"며 "자연이 살아있는 아름다운 제주를 후손대대로 물려줄 수 있도록 끝까지 함께 해달라"고 호소했다.

성산읍반대위도 이날 김 부위원장의 병원 후송에 앞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성산읍반대위는 국토부이 답변서에 대해 "유치한 언어의 나열"이라며 "제주도와 도민의 합의된 요구를 묵살, 제주도민을 무지한 변방의 오랑캐들로 여기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힐난했다.

특히 "제주도민을 포함한 전체 국민의 입장에서 관련 정책을 결정해나가겠다고 하는 것은 이제 우리의 요구를 무시하고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것"이라며 "절차적 투명성을 강조한 문재인 정부의 약속을 정면으로 깨는 폭거"라고 주장했다.

성산읍반대위는 이에 따라 △원희룡 도지사는 성산읍반대위와 함께 국토부 항의 방문할 것 △국토부는 문재인 정권의 공약을 담보하는 합의안 제시 △제주도 지역구 국회의원 3명은 제2공항 진행에 따른 도민의 편에 서서 같이 싸워나갈 것 △절차적 투명성을 확보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 약속 이행 등을 촉구했다.

강원보 성산읍반대위 집행위원장은 "김 부위원장의 단식이 끝났다고 해서 천막농성도 끝난 것이 아니다"며 "앞으로 (제주도청 앞) 천막에서 릴레이 단식과 제2공항 반대 문화제 등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14일 제주도가 접수한 성산읍반대위 측과 합의 건의문에 대한 회신을 통해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용역 내 타당성 재조사 연구기관과 기본계획 연구기관을 분리하는 등 절차적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면서 향후 제주도민을 포함한 전체 국민의 입장에서 관련 정책을 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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