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7 09:10 (토)
김 사무관 사망사건, 공직사회 '침통'
김 사무관 사망사건, 공직사회 '침통'
  • 문상식 기자
  • 승인 2007.03.16 10:5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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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여공무원 자살사건 이어, 도청 '충격'
사고경위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무 연계성 커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공무원 사망사고가 이어지면서 제주사회는 물론 공직사회가 큰 충격에 휩싸이고 있다.

더구나 숨진 공무원들의 죽음이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후 업무 과중으로 추정되면서 주위를 더욱 안타깝게 하고 있는 것.

15일 밤 11시45분께 제주특별자치도 별정직 사무관(5급)인 김홍주 재산관리담당(51)이 제주도청 1층에서 숨진채 발견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숨진 김 사무관은 이날 세정과에서 밤늦게까지 업무를 봤었고, 숨진채 발견 당시엔 같은 과내에 다른 직원 1명도 근무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 사무관의 책상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를 이끌어갈 자신이 없다"는 내용의 글이 적힌 메모지가 발견됐다. 또 컴퓨터에는 '여섯 식구를 거느린 어느 가장의 슬픈 이야기'라는 제목으로 A4 2매 분량의 장문의 글이 발견됐다.

하지만, 이 글이 이번 사건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와 관련해 박영부 제주특별자치도 자치행정국장은 "여섯식구 이야기는 김 사무관이 수필식으로 작성한 글로 확인됐으며, 여섯식구는 김 사무관의 신상과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말했다.

#3층 난간에 기대었다가 추락했을 가능성 배제 못해

결국 "제주특별자치도를 이끌어갈 자신이 없다"는 내용의 메모가 이번 사건의 경위를 밝힐 수 있는 단서인데, 이것만으로 사건진상을 추측하기는 무리가 있다. 이는 김 사무관이 이날 밤 집에 전화를 걸어 "늦게 들어가겠다"는 말을 남긴 점으로 미뤄, 자살을 할 특별한 이유가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김태환 제주지사는 16일 오전 "사고 발생 1시간여 전에 김씨가 집에 전화를 걸어 부인과 통화하면서 귀가가 다소 늦어질 것 같다고 얘기한 사실이 알려졌다"며 이 사건과 관련한 언론보도에 신중을 기해줄 것을 주문했다.

이 때문에 1m 정도 높이의 3층 난간벽에서 단순 추락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제주도 청사의 경우 3층에서 1층까지 가운데 부분이 확 뚫려 있고 각 부서 사무실은 모서리 부분으로 배치된 구조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난간에 기대었다가 추락할 가능성도 얼마든지 있다.

#업무연계성 따른 극심한 피로감 속에서 발생했을 가능성도 있어

하지만 김 사무관이 사고당시 극심한 업무에 시달려 온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다음달 감사를 앞두고 이날 역시 동료직원 1명과 함께 밤늦게까지 근무를 했던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에대해 박영부 국장은 "지난 1월 행정기구 개편과정에서 재산관리가 없어지면서 종전 2개과가 1개과로 줄어들어 업무부담이 늘어났으나, 이후 직원들의 건의를 받아들여 재산관리 분야에 인원을 보충해 줬다"고 말했다.

어쨌든 단순 추락사라고 결론이 난다 하더라도, 사건 정황이 김 사무관이 업무와 연계해 극심한 피로감 속에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높아, '업무 연계성'에 무게감이 더해지고 있다.

#지난해에는 수자원본부 여직원 자살

이보다 앞선 지난해 8월에는 광역수자원본부 남부지역 사무소에 근무하는 한씨가 서귀포시 서홍동 인근 해안가서 주민에 의해 숨친재로 발견됐다.

한씨의 사망사고를 조사하던 경찰에 의해 한씨의 집에서 유서가 발견됐으며, 한씨의 가족과 동료들은 제주특별자치도 출범 이후 업무과중으로 많이 힘들어 했다고 경찰 조사에서 진술했다.

발견된 유서내용에는 "먼저간다. 가족들이 잘되기를 바란다"고 적혀 있었으며, 한씨의 승용차 안에서 '일신상의 이유로 사직한다'는 사직서가 발견되기도 했다.

숨진 한씨는 화공직 7급 공무원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출범에 맞춰 상수도사업이 제주특별자치도 수자원본부로 통합되며 그동안 담당했던 정수장 수질검사 업무와는 달리 요금부과를 위한 전산업무를 맡은 이후 지난 한달동안 업무 적응에 힘들어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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