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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주민도 품지 못하는 해군이 국가를 지킬 수 있나?”
“지역 주민도 품지 못하는 해군이 국가를 지킬 수 있나?”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9.06 08:3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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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마을회, 조경철 회장 연행 관련 성명 “영원히 상생 거부하는 관계 만들 뿐”
강정마을회 조경철 회장이 지난 5일 경찰에 연행된 것과 관련, 마을회가 성명을 내고 해군의 태도를 비판하고 나섰다. 사진은 지난 8월 6일 조 회장이 강정생명평화대행진 마지막날 탑동에서 열린 문화제에서 인사를 하고 있는 모습. ⓒ 미디어제주

조경철 강정마을회 회장이 경찰에 연행된 데 대해 강정마을회가 주민들과 상생을 거부하는 해군의 행태를 강도 높게 비판하고 나섰다.

강정마을회는 6일 성명서를 내고 지금까지 강정마을 주민들과 해군 사이에 해묵은 갈등의 골이 어떻게 깊어져 왔는지 되짚었다.

우선 강정마을회는 몇 해 전 해군 홍 모 대령이 강동균 전 마을회장에게 한밤중에 전화를 걸어 강 회장을 종북으로 매도하고 조롱하다가 언론에 기사화된 이후 경질된 일이 있었다며 언론에 보도된 이 사건 외에도 홍 모 대령이 평소 마을 주민들을 적대적으로 대했던 일들을 하나씩 끄집어냈다.

토지 수용 과정과 지장물 철거 과정에서 해군 장교들이 몰려다니면서 농사를 포기하도록 종용하다가 생각처럼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자 마을 결혼잔치가 열리는 의례회관에 홍 모 대령이 수하장교들을 데리고 나타나 주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부하들에게 얼차려를 시키고, 자신도 시멘트 바닥에 원산폭격을 하면서 이마에 핏물이 맺힌 상태로 일어나 ‘이것이 바로 군인 정신이다. 누가 죽든지 끝까지 한 번 해보자’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는 것이다.

마을회는 “이후에도 그는 길을 가다 만나는 주민들에게 자신은 살인 훈련을 받은 사람이며, 언제든지 계급장 떼고 한 판 붙자고 시비를 거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서 “실제로 현재 삼거리식당 부근에서 만취한 상태의 홍 대령이 당시 할망물 식당 주방을 맡고 있단 마을 주민과 웃통을 벗고 몸싸움을 벌이다 다른 주민들에게 발견되기도 있다”고 전했다.

특히 마을회는 “구럼비로 가는 길목에 펜스가 쳐지던 날, 주민들과 활동가들 50여명이 경찰에 강압적으로 연행돼 가는 모습을 보면서 당시 해군기지사업단장 이 모 대령이 경찰들과 함께 웃고 있는 모습을 목격한 사람들은 아연실색할 수밖에 없었다. 해군 장교들의 인면수심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면서 “강정 주민들에게 해군에 대한 이미지는 이러한 사건들의 기억이 모여 이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마을회는 “그런 강정마을에 해군기지가 들어서고 지난 4월 27일 기지 경계훈련의 일환으로 완전무장한 병사들이 탄창을 결합한 총기를 겨누며 사주경계 상태로 차량에 탑승, 하루에 몇 차례씩 마을 안길을 다니는 것을 보는 것은 머리털부터 바짝 곤두서는 경험이 아닐 수 없다”며 “결국 초등학생들의 하교 시간에 강정초등학교 정문 앞에 그 차량이 나타나자 주민들이 죽음의 공포를 느끼고 즉각 반발한 것”이라고 조경철 회장의 경찰 연행에 빌미가 된 일이 발생하게 된 경위를 밝혔다.

마을회는 “적어도 해군기지 건설 과정에서 강정마을이 갈등으로 심하게 고통 받았다는 개략적인 사실 하나만으로도 부대장은 재발 방지를 약속하고 주민과 상생의 노력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그러나 해군은 기어코 당시 항의했던 조경철 회장 등 4명을 고발조치하더니 구상권을 철회하지 않을 명분으로 삼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바로 이같은 이유 때문에 조 회장이 경찰의 출두 요청에도 조사 불응으로 대응한 것이고, 결국 체포영장이 집행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마을회는 “해군이 민간 행정조직이었다면 이러한 사건이 고소 고발로 이어지는 경우는 없었을 것”이라며 “오히려 민원 사건이 돼 주민 편의를 고려한 조치들이 이어져야 정상적인 사회라 할 것”이라고 일방적인 해군의 행태를 지적했다.

또 마을회는 “결국 이 사건 역시 또 하나의 트라우마가 돼 영원히 상생을 거부하는 관계를 해군이 앞장서서 만들고 있을 뿐이며, 지역 주민조차 품지 못하는 해군이 과연 국민을 품고 국가를 지킬 수 있겠는지 스스로 의문만 키울 뿐”이라며 “힘을 가졌으되 그 힘이 국민으로부터 나왔음을 알지 못하고, 그 힘에 걸맞는 아량조차 없는 해군의 모습은 참으로 옹색하기 그지없다”고 조 회장의 연행으로 이어진 현재 상황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홍석준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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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벌 2016-09-07 16:22:49
어떤 문제점이 발생하면 , 단체의 위상이나 선전또는 정치에입문하고자 하는비양심자 들이
흔히 이슈화가능성있는 분쟁에 끼어들어 갈등을 조장하고,논쟁을키워 강경하고 과격한 데모를 유발시켜 논쟁의 본질을 흐리고 결국파괴를 불러온뒤 문제가 법적으로 비화될즈음 자신들은 비겁자가되어 슬그머니 뒤로빠지고 그피해자는 이사건처럼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는일이 비일비재하다. 피해자들은 아직까지 그들에게 속은것을 인식하지도 못하고 오히려 고마워하기까지하는 어리석음을 되풀이하고있다 이제라도 그들에게 책임을 물어야할것이다.운동권출신 정치가들이 대우못받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