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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책사업 갈등관리 시스템 ‘오작동’이 초래한 결론
국책사업 갈등관리 시스템 ‘오작동’이 초래한 결론
  • 홍석준 기자
  • 승인 2021.02.21 16:08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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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국토부, 제2공항 갈등과제로 지정해놓고 제주도에 책임 떠넘겨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제주 제2공항 사업에 대한 도민여론조사 결과는 결국 ‘반대’ 여론이 우세한 것으로 결론이 났다.

제2공항을 정상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찬성 측은 전체 도민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 결과와 달리 성산 지역 주민들의 경우 찬성 입장이 반대보다 2배 가량 많다는 점을 들어 국토부에 기본계획 고시 강행을 요구하고 있지만, 국토부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제주도와 도의회가 제2공항을 둘러싼 도민 갈등을 해소하기 위한 방법으로 도민여론조사를 실시하기로 합의했고, 이후 국토부도 ‘제주도가 합리적, 객관적 절차에 따른 도민 의견수렴 결과를 제출하면 정책 결정에 충실히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만약 국토부가 찬성측의 주장대로 성산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를 근거로 사업을 강행하려고 한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심각한 도민사회 갈등을 초래하게 될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도민여론조사 결과가 나온 이 시점에서 제2공항에 대한 입지 선정 결과가 발표된 후 <미디어제주>가 연속 보도했던 ‘갈등관리 시스템 오작동’ 문제를 되짚어볼 필요가 있다.

지난 2016년 4~5월 미디어제주가 국토교통부의 갈등 관리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던 관련 기획보도 기사. ⓒ 미디어제주
지난 2016년 4~5월 미디어제주가 국토교통부의 갈등 관리 시스템 문제를 지적했던 관련 기획보도 기사. ⓒ 미디어제주

<미디어제주>는 당시 국토부 훈령으로 ‘갈등관리심의위원회 및 갈등관리 특별 태스크포스의 설치‧운영 규정’이 제정돼 있음에도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지적한 바 있다.

2005년 8월에 제정된 이 규정이 10년이 지난 2015년 당시에도 사실상 서류상의 규칙에 불과했던 것이었다.

해당 규정의 제12조 ‘사전 갈등영향 검토’에 관한 조항을 보면 △총사업비 500억원 이상의 신규 사업 △이슈가 예상되는 신규 정책 △기획조정실장이 사전 갈등영향 검토 대상 과제로 지정한 사업 또는 정책 △국민에게 미치는 효과가 크고 갈등이 예상되는 사업 또는 정책으로서 담당 부서장이 사전 갈등영향 검토를 요청하는 사업에 대해서는 사전 갈등영향검토 보고서를 작성, 분야별 위원회에 상정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이어지는 제13조 ‘갈등영향 분석의 실시 대상사업’을 보면 두 번째 항목에 댐 건설 사업과 공항 건설사업, 택지사업이 명시돼 있다.

당시 <미디어제주>가 국토부 기획조정실 관계자와 전화 통화에서 확인한 내용은 “입지 선정 발표 이후 사전 갈등영향 검토를 거쳐 갈등과제로 지정돼 있다”면서도 사전 갈등영향 검토 과정에서 나온 얘기에 대해서는 ‘공개할 수 없다’는 답변이었다.

이미 국토부 내부적으로는 도민사회 갈등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예상하고 있었음에도 이를 소홀히 다뤘고, 이후 진행과정을 보면 사실상 ‘갈등관리’ 책임을 제주도에 떠넘긴 결과가 지금까지 상황에 이르게 된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제주도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통해 지역 균형발전을 도모하고 경기를 부양할 수 있다는 점을 부각시키면서 사실상 사업 추진에 초점을 맞춰 절차를 진행했고, 결국 가장 중요한 ‘주민수용성’이라는 부분을 간과함으로써 갈등 관리에 실패한 셈이 됐기 때문이다.

물론 이후 과정에서 국토부가 제주 공항인프라 확중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대한 검증에 합의해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를 검증하고, 이후 제주도의회가 도민 갈등 해소를 위해 분야별 쟁점을 다루기 위해 마련한 토론회에도 적극 참여하면서 제2공항 사업과 관련해 도민들의 이해를 도울 수 있었다.

하지만 애초 입지 선정 발표 전에 세밀하게 다뤄졌어야 할 ‘사전 갈등영향 검토’ 내용이 투기를 조장할 수 있다는 등의 이유로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은 채 관련 절차가 진행됨으로써 ‘갈등 관리’ 시기를 놓친 것은 분명히 곱씹어봐야 할 대목이다.

이미 프랑스의 경우 정책 결정의 초기 단계부터 ‘국가공공토론위원회(CNDP)’를 구성, 기획 과정에 시민들과 이해 관계자들을 참여사키기 위한 공공토론 방식을 활용하고 있고 사안별로 실제 공공토론을 진행하는 ‘공공토론특별위원회(CPDP)’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이같은 공공토론 결과를 반영해 사업계획이 변경되거나 취소된 사례가 8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나 갈등 관리를 위해 ‘공공토론’의 방식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번 제2공항에 대한 도민 여론조사 결과는 국책사업이라는 이유로 주민들의 의사를 묻지 않은 채 사업 추진을 강행한다면 더욱 큰 사회적 갈등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 준 사례로 남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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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챠성 2021-02-21 18:49:15
갈등조장은 여당정치인들과 반대파 작픔인데 왠 정부책임 말도안되는 논리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