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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갈등 조정 “투명한 정보 공유로 신뢰 쌓기부터”
제주 제2공항 갈등 조정 “투명한 정보 공유로 신뢰 쌓기부터”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6.05.08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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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 관리 시스템 진단] ④ 대규모 사업 갈등 조정, 선진국에서는 어떻게?

제주 제2공항 입지 선정 발표 이후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성산 지역 주민들의 반발이 거세다. 제주해군기지로 인한 갈등이 10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정부와 제주도정의 ‘갈등 관리’ 시스템이 또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된 것이다. 대형 국책사업에 따른 정부의 갈등 관리 시스템을 4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편집자 주]

지난 1월 7일일 성산국민생활체육센터에서 열린 주민설명회 때 주민들의 단상 점거로 설명회가 무산된 바 있다. ⓒ 미디어제주 자료 사진

국책사업으로 추진되고 있는 제주 제2공항에 대한 국토교통부와 제주도의 갈등 관리 시스템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앞서 지적한 바 있다.

그렇다면 이와 비슷한 갈등 과정에 대해 다른 나라에서는 어떤 방법으로 조정이 이뤄지고 있을까.

제주대 황경수 교수는 지난 1월 7일 열린 제2공항 관련 토론회에서 오스트리아 빈 공항 활주로 확충 사업의 사례를 제시한 바 있다.

황 교수에 따르면 소음 공해에 시달리던 지역 주민들은 활주로 건설을 저지하기 위해 다양한 주민연대를 구성해 조직적인 저항에 나섰고, 공항 대표자들이 과학적 타당성을 설명하면서 항공기 소음 저감을 위한 보완대책을 수립해 설득에 나섰지만 주민들은 이를 도발로 간주해 오히려 반대운동이 격화되기에 이르렀다.

이에 빈공항 주식회사측은 활주로 신설 및 소음 문제에 관한 조정을 제3자에게 의뢰했고, 이후 유럽 지역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게 된 조정 작업이 이뤄지게 됐다는 것이다.

결국 조정 과정에 참여한 이해 관계자 집단이 모두 56곳이었으며, 166회의 공식적인 회의가 개최됐고 비공식적인 회의까지 합치면 모두 500회 가까이 회의가 열렸다.

조정을 준비하기 위한 모임부터 최종 완결이 되기까지 5년이 넘게 걸린 장기 조정 사례였다고 한다.

장기간에 걸친 조정 과정도 눈여겨봐야 하겠지만 더욱 주목해야 할 점은 갈등 조정과정에서 무엇보다도 갈등 당사자간 신뢰 형성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이같은 신뢰를 쌓기 위해서는 갈등 당사자들이 모든 정보를 똑같이 공유하고 있어야 서로를 신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제주 제2공항의 경우는 어떤가. 입지 선정 발표 이후 국토부와 제주도는 “기재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끝나지 않은 상태”라며 아직 갈등 조정에 적극적으로 나설 단계가 아니라는 뜻을 내비치고 있다.

심지어 성산읍 반대대책위원회 등이 수차례에 걸쳐 여러 가지 의혹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속 시원한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모습이다.

무엇보다 정부와 제주도 모두 수조원대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대규모 국책사업을 추진하면서 체계적인 갈등 관리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고 있다는 점은 앞으로 사업 추진에도 가장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이미 프랑스의 경우 정책 결정의 초기 단계부터 ‘국가공공토론위원회(CNDP)’를 구성해 공공사업의 가획 과정에서 시민과 이해관계자들을 참여시키기 위한 공공 토론방식을 활용하고 있으며, 사안별로 실제 공공토론을 진행하는 ‘공공토론특별위원회(CPDP)’를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중앙 정부나 지방치단체가 추진하는 공공 사업은 물론 일정 규모 이상의 민간 사업에 대해서도 이같은 공공토론의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프랑스는 이같은 공공토론 결과를 반영해 사업계획이 변경되거나 취소된 사례가 무려 81%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구속력이 없으면서도 적극적인 시민들의 참여와 토론문화를 바탕으로 중립적인 독립기구로서 토론의 공정성을 확보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냄으로써 정책 결정에 대한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독일에서는 대부분의 갈등이 정식 재판 절차를 활용하고 있음에도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대규모 계획 및 개발과정에서 정보 공개제도와 계획 확정 절차 등 행정 절차 제도를 이용해 갈등을 사전에 예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져 있다.

또 영국에서는 정책 초기 단계에서부터 시민과 이해 관계자들의 다양한 의견 수렴과 분석, 환류 과정을 통한 서면협의 제도를 통해 갈등 예방을 위한 효과적인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도록 하고 있다.

이해 당사자들간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는 대규모 공공사업 추진 과정에서 갈등 조정 작업이 시스템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면 이번 제2공항에서부터 선제적으로 이같은 시스템을 마련하는 데 정부와 제주도가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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