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와 용역진은 왜 ADPi사 보고서를 공개하지 못하는가?
국토부와 용역진은 왜 ADPi사 보고서를 공개하지 못하는가?
  • 홍석준 기자
  • 승인 2019.03.2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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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窓] 사타 보고서에 단 2쪽만 기술된 현 공항 확장 대안
“제출 마감일 20일 앞두고 입지 발표 … 사타 반영여부 의문”

[미디어제주 홍석준 기자] 국토교통부가 지난 2015년 11월 10일 제주 제2공항 후보지로 성산 지역을 전격 발표한 후 만 3년이 훌쩍 지났다. 정확하게는 3년 4개월이다.

지난달 14일 제주도청 2층 삼다홀. 국토부는 이날 제2공항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의 입지 선정 결과에 대한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결과를 설명했다.

용역을 맡은 아주대 산학협력단이 작성, 발표한 타당성 재조사 최종 보고서 내용을 보면 ‘전문가적 판단’이라는 내용이 수십차례 반복 기술돼 있다.

‘6등급 이하를 탈락시키는 방법론은 전문가적 판단으로 설정된 방법임.’ (보고서 29쪽), ‘70점을 기준으로 최종 후보지를 판단한 근거는 전문가적 판단에 근거한 것으로 확인되었음’ (보고서 46쪽) 이런 식이다.

지난달 14일 제주도청 2층 삼다홀에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과 타당성재조사 용역진, 기본계획 수립 용역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주 제2공항 관련 설명회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지난달 14일 제주도청 2층 삼다홀에서 국토교통부 관계자들과 타당성재조사 용역진, 기본계획 수립 용역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제주 제2공항 관련 설명회 모습. /사진=제주특별자치도

주목되는 부분은 공항인프라 확충대안 선정과정 관련 쟁점을 다룬 보고서 74쪽의 내용이다.

용역진은 현 공항 확장 대안 검토 관련 사항에 대해 “다양한 대안을 검토한 것으로 확인되었으나, 해당 과정과 결과를 보고서상에 싣지 않고 대표대안 관련 사항만 2페이지 제시하여 보고서만으로 근거 추정이 어려운 점은 아쉬운 상황”이라고 기술해놓고 있다.

다만 용역진은 “타당성 재조사 용역 과정을 통해 해당 과정과 추가적인 분석자료를 검토하였고, 이를 제시함”이라고 밝혔다.

보고서의 이 부분에서 언급된 ‘대표대안 관련 사항만 2페이지 제시했다’면서 아쉬운 사항이라고 지적한 내용이 바로 ADPi라는 프랑스 업체가 하도급 용역을 맡아 수행한 보고서에 대한 부분이다.

이 ADPi사 보고서에 대한 질문과 답변 내용은 당시 간담회 내용을 소개한 기사(실종된 ADPi 보고서 … 국토부 “원조사 용역진의 책임”, 2018년 2월 14일자)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문제는 최근 KBS제주 보도를 통해 ADPi 보고서가 제출되기도 전에 국토부가 성산을 예정지로 발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는 점이다.

입지 선정 발표 시점이 11월 10일이었고, ADPi사의 보고서 제출 시한이 11월 30일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ADPi사의 보고서가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 충분히 반영되지 못한 것 아니냐는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은 업체가 국토부에 보낸 하도급계약 승인 요청 공문. ⓒ 미디어제주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을 맡은 업체가 국토부에 보낸 하도급계약 승인 요청 공문. ⓒ 미디어제주

당시 한국항공대와 함께 제주공항 인프라 확충 사전 타당성 검토 연구 용역을 수행하던 ㈜유신이 국토부에 보낸 ‘용역의 하도급계약 승인 요청서’를 보면 하도급 계약 금액은 9만9000유로. 현재 환율시세를 적용하면 1억2700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보고서에 대해 국토부는 보고서를 국토부가 갖고 있지 않다고 밝히고 있고, 사타 용역진도 ADPi 보고서가 언제 제출됐는지 정확한 시점이 기억나지 않는다는 답변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

제2공항 반대 범도민행동은 성명을 통해 “만약 일부러 좋은 안을 숨기고 제척했다면 이는 국토부가 제주도민을 희롱한 것이자 공무 집행을 방해한 것이고, 용역을 수행하지도 않고 정산했다면 1억2700만원을 횡령한 것”이라고 지적하는 이유다.

특히 범도민행동은 “두 가지 경우 모두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의 결과물에 대한 신뢰를 기초부터 부수는 행위”라며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에서 시작된 이번 사업은 원초적으로 하자가 분명한 부실 조작용역이라고 설명할 수밖에 없다”고 애초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국토부에 해당 보고서의 행방과 용역 수행여부를 투명하게 밝힐 것을 촉구하기도 했다.

국토부와 용역진이 ADPi사 보고서 내용과 행방을 함구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을 보면서 문득 ‘감추는 자가 범인이다’라는 명제가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유는 뭘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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