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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0년 만에 아버지를 만날 생각에 마음이..."
"60년 만에 아버지를 만날 생각에 마음이..."
  • 박소정 기자
  • 승인 2009.06.08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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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제주공항 4.3집단학살지 희생자 분향소

"60여년 동안 마음속에만 있던 아버지를 곧 만날 생각에 말로는 담을 수 없을 만큼 벅차고 마음이 뭉클하네요..."

8일 오후3시, 제주시 용담해안도로 어영소공원 남쪽 공터에 마련된 제주공항 4.3희생자 분향소에서 만난 김정자(64.여)씨는 분향소내 하얀 천에 적힌 아버지의 이름을 물끄러미 바라보며 눈시울을 붉혔다.

얼굴도 기억나지 않고 추억거리도 없는 아버지를 느낌만으로 마음속에 품어온 그이다. 아버지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제주공항 4.3집단학살지 유해발굴이 마무리됐다는 소식에 오늘만큼은 어느때와도 비교할 수 없이 마음이 슬퍼온다.

"어머니로부터 아버지는 농사일을 하던 평범한 집안의 한 가장이었는데, 4.3당시 억울하게 끌려간 뒤, 영영 돌아오지 않았다고 들었어요. 발굴된 유해에 아버지가 반드시 아버지가 있을거에요. 갑자기 아버지를 평생 그리워하다 작년에 하늘나라로 가신 어머니가 생각이 나네요..."

사단법인 제주4.3연구소는 지난 7일 제주공항 4.3집단학살지 유해발굴사업을 종료하면서, 이날 오전11시부터 9일 오후10시까지 제주시 용담해안도로 어영소공원 남쪽 공터에 발굴된 유해에 대한 분향소를 설치해 4.3유족과 제주도민을 상대로 조문을 받고 있다.

이날 분향소에 조문을 온 4.3유족들과 제주도민들은 분향소 하얀 천에 적힌 가족들의 이름을 확인하며 발굴된 유해 중에 가족을 있기를 간절히 바랬다.

이날 분향소를 지키고 있던 한 관계자의 말에 의하면, 이날 오후3시 현재 4.3유족과 제주도민 150여명이 방문하는 등 조문행렬이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제주4.3연구소에 따르면, 4.3당시 정뜨르비행장에서 학살.암매장된 4.3희생자에 대한 유해발굴을 제주공항 서북쪽 지역에 이어 지난해 9월 18일부터 제주공항 남쪽 집단학살지를 실시해 완전유해 259구, 유류품 1000점을 발굴했다.

제주4.3연구소는 그동안 희생자에 대한 신원확인을 위해 1차로 지난 3월30일 발굴유해 75구를 제주대 의대 법의학교실로 운구했으며, 그 이후 발굴해 수습한 완전유해 184구를 추가로 발굴 수습했다.

이에따라 제주4.3연구소는 오는 10일 오전 10시 제주공항에서 4.3유족회 주관으로 제례를 봉행하고, 발인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며 발인을 마친 후 유해는 제주대 의대로 옮겨진다.<미디어제주>

<박소정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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