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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돈이 없어요!"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 "돈이 없어요!"
  • 김두영 기자
  • 승인 2009.04.23 04: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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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커스]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조례 시행 2년째 '지지부진'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저상버스 등 추가도입 안돼

지난해 제주특별자치도가 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시행한지 올해로 2년째를 맞고 있지만 크게 변한 것이 없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는 지난 2005년 장애인, 고령자, 어린이 등 교통약자들의 비증이 증대하면서 전체인구의 25%를 넘어서자 이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법을 제정했다. 이에 따라 제주특별자치도에서도 지난 2007년 교통약자이동편의 증진법 관련 조례를 제정하고 지난해부터 시행 중에 있다.

그러나 저상버스나 특수차량 도입 등은 최근 2년간 깜깜 무소식이다. "예산이 없다", "검토 중이다"라는 말로 실질적 진행은 매우 더딘 실정이다.

2001년 오이도역 수직형 리프트 추락 참사를 계기로 해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할 권리를 쟁취하기 위한 눈물겨운 노력은 수년간 펼쳐지고 있으나, 정작 행정당국은 '생색내기 제도'를 마련한 것 그 자체에 자기만족해 하는 모습이다.

#. 현재 운행 중인 저상버스 전량 수입품

교통약자 이동편의 증진을 위한 시책 중 하나가 바로 저상버스 운행이다. 현재 제주시와 서귀포시에서 저상버스가 운행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 2004년부터 단계적으로 저상버스를 도입해 현재 삼영교통에서 6대, 제주시와 서귀포시가 공영버스로 각각 3대와 2대를 운영하는 등 총 11대의 저상버스를 운행하고 있다.

그러나 이 11대의 저상버스는 지난 2007년까지 도입된 것들로, 지난해와 올해에는 아직까지 저상버스의 추가도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현재 저상버스는 2∼3개의 노선에서만 운행하고 있을 뿐이다. 저상버스를 이용해야 하는 장애인 등의 교통약자들은 저상버스 이용횟수가 손으로 꼽을 정도라고 불평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현재 운행하고 있는 저상버스가 전량 외국에서 들여온 수입품이라 구입비와 유지비가 비싸기 때문에 추가구입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저상버스에서 발생하는 사소한 고장이라도 부품을 교체하게 되면 외국수입에 의존해야 할 뿐더러 차체가 일반 버스보다 길어서 유지비가 연간 2000만원에서 많게는 3000만원 상당이 소요되기 때문에 버스회사에서도 운영을 꺼려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반 버스보다 긴 차체는 언덕길과 커브길이 많은 제주도에서 운행하기에는 부적합하다는 것도 이유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제주도는 올해 하반기부터 '한국형 저상버스'를 도입해 이를 해결해 나가겠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에 새로 도입할 예정인 한국형 저상버스는 국내에서 제작을 하기 때문에 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이 가능할 뿐더러 부품을 구하기도 쉽고 차체의 길이도 일반버스에 비해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제주도는 올 하반기 5대의 버스도입을 시작으로 저상버스 도입을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 예산 부족으로 특수차량 도입 불투명

그러나 예산부족으로 계획대로 시행되지 못하고 있는 서상버스 뿐만이 아니다. 교통약자, 특히 휠체어 이용자들의 편의 증진을 위해 특수차량 도입도 계획만 세워져 있을 뿐 계속해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특수차량은 휠체어를 차량 내에 실을 수 있는 차량들로, 현제 제주도에서는 제주특별자치도 장애인총연합회와 제주도지체장애인협회 등에서 운영되고 있는 12대가 고작이다. 이 12대의 특수차량은 제주도에서 구입한 것이 아니라 사회단체 등에서 기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특별자치도의 당초 계획에서는 이 특수차량 역시 2007년부터 연차적으로 도입을 시작해 올해까지 총 29대를 도입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예산확보가 이뤄지지 못해 계속 도입이 늦어지고 있다.

이에 대해 제주도 관계자는 "특수차량의 도입을 하려고 했으나 다른 교통편의 증진계획도 있어 차량 구입을 위해 많은 예산을 사용할 수 없어 현재까지 추가 도입이 불투명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예산부족 등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예산안 편성과 정부에 예산지원 등을 신청하고 있어 이에 대한 결과가 나온 후에야 특수차량 추가 도입 등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즉,  예산이 편성되지 않으면 올해도 특수차량의 추가도입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 예산 부족 등의 이유로 사업 추진 불가능 대안 필요해

현재 이동약자 교통편의 증진계획에는 이 외에도 장애인 콜택시 지원방안이나 통합콜센터 운영 등 다양한 시책들이 준비돼 있지만 예산부족 등의 이유로 대부분 잠정 중단된 상태인 것들이 태반이다.

현재 제주도 내에도 장애인을 포함한 이동약자들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만큼 보다 현실적이고 빠른 시일 내에 효과를 볼 수 있는 시책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는 현재 운행하고 있는 저상버스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제주도내 40개소의 버스정류장에 버스전용 표시를 하고 있지만 불법 주정차에 의해 그 효과가 얼마나 나타날지는 미지수로 남아있다.

아직도 버스를 타고 싶어도 타지 못하는 수많은 교통약자들. 이들이 원하는 시간에 이동을 할 수 있도록 돕고, 버스를 타고 당당히 이동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교통약자에 대한 이동권 보장'은 과연 언제쯤 실현될 수 있을지, 현재 진행상황이 매우 답답하기만 하다.  <미디어제주>

<김두영 기자 /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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