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1일 3.1절 기념식에서 "제주해군기지는 나라를 잃은 설움에서 비롯된 3.1독립운동과 크게는 맥락을 같이 하고 있다"며 "제주해군기지 건설과 관련해 대승적으로 생각해 달라"고 밝혔다.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제주시 조천체육관에서 진행된 제89주년 3.1절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이 같이 말했다.

때문에 김 지사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군사기지를 반대해 온 강정마을 주민들과 반대 측에서의 반발이 예상된다.

김 지사는 이날 기념사에서 "(제주해군기지 건설은) 나라의 안위와 우리 제주발전을 고려해 실용적인 차원에서 고심 끝에 나온 결정"이라며 "자신과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 하여 적대시하고 편가르기 하는 일은 결코 제주 미래에 바람직하지 않다"고 해군기지를 반대하는 측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김 지사는 또 "애국선열의 희생정신을 본받고 실천했을 때 진정성이 우러나는 것"이라며 "현재의 어려움에 패배주의에 빠지고, 이웃의 어려움을 나몰라라 하고, 서로 편을 갈라 끊임없이 대립각을 세워나가는 것은 결코 애국선열들의 희생을 기리는 행동이 아니다"라고 해군기진건설을 비롯해 그간 제주사회에 있었던 갈등에 대한 입장을 내비쳤다.

아울러 김 지사는 "경제 때문에 제주 미래를 어렵게 보시는 분들도 계신데 발전은 커다란 고통이라는 밭을 갈아서 이뤄진다"며 "우리가 현재의 고통을 잘 되개신다면 더 큰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 지사는 "다시는 우리 국민들에게, 우리 제주도민들이 희생해야 하는 불행한 역사를 돌이키지 말자는 것"이라며 "역사를 보고도 배우지 못하고, 배우고도 실천하지 못하는 역사의 과오를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군사기지건설을 반대해 온 측에서는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군사기지 저지와 평화의섬 실현을 위한 범도민대책위원회 관계자는 "3.1운동하고 해군기지가 어떤 논리적 연관성이 있는지 모르겠다"며 "강정지역주민의 의사가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강정주민이 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하는데 제주도정이 일방적으로 정부정책을 추진한다는 것이 의미가 있는지 묻고 싶다"고 반발했다.

또 이 관계자는 "제주도의회가 도민혈세로 해군기지 시찰이라는 명목으로 해외여행을 가는 등의 한심한 정책 추진하면서 뜬금없이 3.1절과 군사기지를 연관시키는 것은 도지히 납득이 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한편 이날 3.1절 기념식에는 각 정당 대표 및 당원들도 참석한 가운데 김태환 제주도지사는 오는 4월 진행되는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 대해 "지난해 대선이 있었고, 오는 4월에는 총선이 있는데 선거가 제주발전의 걸림돌이 될 수는 없다"며 "소모적인 감정의 응어리도 가슴에 담지 말고 훌훌 털어 버리라"고 말했다.

이날 제89주년 3.1절 기념식에는 각계 인사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독립유공자 포상 등이 진행됐다.

<미디어제주>

양호근 기자/ 저작권자 ⓒ 미디어제주 무단전재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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