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04-28 00:55 (일)
5년 이상 눈덩이 적자 제주대병원, 직원 임금 지급도 차질?
5년 이상 눈덩이 적자 제주대병원, 직원 임금 지급도 차질?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4.01.23 10: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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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영업이익 적자 5년 동안 9배 이상 불어나
직원 임금도 다소 늦게 지급 ... "경영상 어려움"
만성적인 의료진 부족에 병원 영업 차질, 원인 꼽혀
제주대병원 전경.
제주대병원 전경.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제주대병원의 영업이익 적자가 5년 사이에 9배 이상 불어난데다, 앞으로 적자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직원들의 임금 지급에까지 차질이 생기기고 있다. 

23일 제주대병원 등에 따르면 병원 측이 지난주 직원들에게 1월 임금을 지급하는데, 이 임금 지급이 정해진 시간보다 다소 늦게 이뤄졌다. 

제주대병원 측은 이 과정에서 직원들에게 경영상의 어려움으로 직원들에게 임금을 다소 늦게 지급하게 된 것에 대해 양해를 구한다는 내용의 문자를 발송했다. 

문자에서는 "2023년 결산상 적자가 300억원 이상이 예상되고 있고, 병원 경영상황이 어려움에 처해 있기 때문에 급여 지급을 연기해야 할 사태에 이르렀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제주대병원의 경영상 어려움은 시간이 지날수록 심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018년 이후 지난해까지 5년 이상 영업이익은 물론 순이익도 적자를 이어온데다, 그 규모까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인 '알리오'에 따르면 제주대병원의 영업이익 적자 규모는 2018년 이후 5년이 지나는 동안 무려 9.3배 커졌다. 

제주대병원의 영업이익상 적자규모는 2018년 26억1600만원이었다. 이 적자가 1년 후인 2019년에 들어서는 94억6800만원 수준으로 3.6배 불었고,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서 더욱 크게 불어나 2022년 기준 영업이익상 적자는 5년 전 대비 9.3배 늘어난 242억23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의료행위 등의 병원 영업 이외의 다른 수익까지 모두 포함한 순이익 부문에서의 적자폭도 만만치 않게 늘었다. 제주대병원의 순이익상 적자는 2018년 19억1100만원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이후인 2022년에는 순이익상 적자가 87억3800만원으로 5년만에 4.6배 늘어난 수준을 보였다. 

여기에 더해 지난해 결산에서도 영업이익 적자가 300억원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추정되면서 직원들 임금 지급에서도 양해를 구해야할 상황에 이르렀다. 

이처럼 적자규모가 커지는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내부에서는 만성적인 의료진 부족 문제를 원인 중 하나로 꼬집기도 한다. 

제주대병원 내부 소식통은 "경영상황이 어려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특히 의사가 부족한 상황 속에서 법정 근로시간을 준수해야 하는 상황이라 절대적인 진료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고, 이 점이 병원 영업에 있어 악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전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이처럼 적자가 수년 째 눈덩이처럼 불어나는데다, 의료진 부족 문제 역시 지속되다보니, 최근에 제주도내 사회에서 이슈로 떠올랐던 '상급종합병원 지정'은 택도 없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에 대해 난이도가 높은 수준의 의료행위를 전문적으로 하는 종합병원'을 말한다. 보건복지부에서 인력과 시설, 장비, 진료, 교육 등의 다양한 항목을 평가해 3년마다 지정하고 있다. 

제주에서는 제주대병원이 상급종합병원으로 지정을 받기 위해 최근 상급종합병원 지정에 신청을 했지만,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제주대병원이 떨어진 이유로는 제주의 의료권역이 지역의료이용행태 및 인구수 등의 이유로 서울권역에 포함돼 있었기 때문이라는 점이 꼽혔다. 상급종합병원 지정 과정에서 서울에 있는 병원과 경쟁을 하면서 평가를 받아야 했고, 이 때문에 상급종합병원 지정에서 고배를 마실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제주의 의료권역을 서울권에서 분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지만, 이 분리 역시 최근 무산됐었다. 

하지만 제주의 의료권역이 서울권에서 분리가 되더라도, 현재 날이갈수록 심화되는 경영악화 문제와 의료진 부족 문제 등을 고려하면, 제주의 의료권역이 서울권에서 분리되더라도 상급종합병원을 지정될 수 있을지에는 물음표가 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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