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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만에 73% 사라진 제주 노루, 개체수 증가 ... 위협요소는 여전
11년만에 73% 사라진 제주 노루, 개체수 증가 ... 위협요소는 여전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1.16 09: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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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1만2800마리 달했던 노루, 2019년 3500마리까지
2013년 유해야생동물 지정 이후 무분별한 '학살' 이뤄져
올해 4800마리까지 개체수 증가 ... 들개·사슴 등 위협 상존
제주도내 노루. /사진=제주노루생태관찰원.
제주도내 노루. /사진=제주노루생태관찰원.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11년에 걸쳐 인간에 의해 전체 개체수의 73%가 사라지는 ‘대학살’의 시기를 보내야 했던 제주노루의 개체수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제주도 세계유산본부는 노루 개체수 조사를 통해 제주전역에 모두 4800여 마리의 노루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결과는 지난해 조사된 4300여 마리에 비해 500여 마리가 증가한 수치다. 서식밀도는 평균 3.32마리/㎢로 2022년도 평균 2.96마리/㎢보다 다소 증가한 것으로 분석됐다. 노루의 제주도내 적정 개체수는 6100마리로 분석된다.

올해 노루 개체수 조사는 지난 9월부터 10월까지 도내 6개 읍면(구좌, 조천, 애월, 남원, 표선, 안덕)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특히, 최근 조사에서는 노루 개체수의 증감이 지역별로 매년 다른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주시 조천읍은 2018년 이후 개체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으며, 애월읍과 안덕면 지역은 증감을 반복하나 전체적으로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한 때 제주에서는 1만 마리가 넘을 정도로 많은 수의 노루가 살아가고 있었다. 특히 2009년 조사에서 모두 1만2800여 마리가 제주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 바 있다.

하지만 2013년 6월 농작물 피해 등을 이유로 노루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서 개체수가 급감하기 시작했다. 특히 2014년까지 1만2300마리에 달했던 노루는 1년이 지난 2015년에 7600마리까지 줄었다. 불과 1년 사이에 5000마리에 가까운 노루가 사라졌다.

아울러 2016년에는 6200마리, 2017년 5700마리, 2018년 3800마리, 2020년에는 3500마리까지 줄었다. 11년만에 전체 개체수의 73%에 해당하는 9300마리가 제주에서 모습을 감췄다. 농작물 피해 등을 이유로 사실상 적정개체수 등을 고려하지 않은 무분별한 ‘노루 학살’이 이뤄진 꼴이다.

더군다나 2019년 6에는 유해야생동물에서 해제됐음에도 불구하고 그 이후 개체수가 더욱 줄어든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는 과거에 비해 안정적인 서식 공간이 줄어드는데다, 야생화된 개 등에 의한 피해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 이후에 노루의 개체수는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동시에 노루 생존에 위협이 되는 요소 역시 증가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한라산국립공원 내에 생태계교란 동물 등이 확산되면서 노루 등이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들개 이외에도 외국에서 들여온 사슴 등이 한라산에서 번식을 하면서 노루에게 위협이 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4월 발간된 ‘제22호 조사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제주의 노루는 사슴들에게서 위협을 느끼고 사슴류 집단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에 따라 사슴류의 개체수 증가 및 서식영역이 확산될 경우 야생동물인 노루에 미치는 영향이 더욱 커질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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