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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와 전세계가 주목하는 그린수소, 나아갈 길은 '네트워크'
제주와 전세계가 주목하는 그린수소, 나아갈 길은 '네트워크'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0.26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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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신산업, 제주 어디로 이끌어 갈까?①] 그린수소, 글로벌 네트워크 '중요'
제주도, 도내에서 다양한 그린수소 산업 계획 중 ... 현재는 육상 교통에 집중
미국, 7개 허브 구축에 500억 달러 투입 ... 덴마크, 해상 및 항공교통에 포커스
"전세계의 다양한 노력, 제주도가 면밀히 파악해야 ... 글로벌 표준 구축도 중요"

이전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극단적인 기후 현상들이 지구촌 곳곳에 이어지고 있다. 따뜻한 기후가 유지됐던 곳에 폭염이 몰려오기도 하고, 비가 내리지 않던 곳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발생,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기도 한다. 기후위기는 어느 덧 인류의 생존 문제 한복판에 놓이게 됐고, 미래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않고는 더 이상 논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제주 역시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그러기 때문에 제주에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해가려 하고 있다. 아울러 이 지속가능한 새로운 미래의 기반에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짜여지고 있다. 미디어제주는 제주도가 세계 석학이 한 자리에 모이는 그린수소 포럼과 바이오산업 행사 내용을 토대로 제주도가 바라보는 미래신산업의 그림을 살펴보려 한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기후위기가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미래의 새로운 청정에너지 산업은 기후위기 문제를 돌파해나갈 중요한 해결방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같은 청정에너지의 중심에 그린수소가 놓여 있다. 생산과정에서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데다 활용 방안 역시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많은 국가와 단체들이 그린수소에 집중하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정 역시 마찬가지다. 특히 오영훈 지사는 이 그린수소를 활용해 도민들을 수송할 육상·해상·항공 교통수단만이 아니라 각 가정에서의 난방 등까지도 이 그린수소를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구상을 내놓고 있다. 나아가 제주도를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로 만들겠다는 구상도 있다.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구축된 '그린수소 충전소'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구축된 '그린수소 충전소' /사진=미디어제주.

이 중에서는 현재 실용화가 이뤄진 부분도 있고, 기술적으로 가능한 부분도 있다. 반면 아직은 구상단계에 머물고 있어 다양한 논의가 필요한 분야도 있다. 많은 걸음을 걸어왔지만, 아직은 가야할 길도 많이 남아 있다.

더군다나 이와 같은 구상을 보다 빠르게 현실 속에 선보이기 위해서는 제주만의 노력으로는 힘들다. 다양한 기업 및 지자체, 국가와의 협력도 필수다.

제주도 역시 이를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다. 23일부터 24일 이틀간에 걸쳐 마련된 ‘제1회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은 그린수소와 관련한 의견을 한 자리에서 들어보고, 범세계적인 기업·국가 네트워크를 만들려는 노력의 일환이었다.

이 자리에선 그린수소와 관련해 다양한 제언들이 나왔다. 이 자리에서는 현재 제주도 그린수소 산업이 얼마나 나아가고 있는지, 그리고 ‘글로벌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선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지를 언급된 ‘제언’들을 통해 짚어보고자 한다.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100% 청정에너지, 그린수소

지금까지 에너지원으로 사용하기 위한 수소가 만들어지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전까지 국내에서 생산됐던 수소는 모두 ‘청정수소’와는 거리가 있었다. 이전까지 국내에서 생산되던 일반적으로 ‘그레이수소’로 분류됐다. 천연가스 등을 이용해 생산한 수소로 일반적으로 1kg의 수소를 만들는 과정에서 10kg의 탄소가 배출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그린수소는 설비만 갖춰진다면 수소의 생산과정에서 배출되는 탄소가 사실상 제로(0)다. 물을 전기분해해 수소를 생산하는데, 이 때 사용되는 전기 역시 풍력발전과 같은 신재생에너지 발전을 활용하기 때문에 수소생산은 물론 수소를 만드는데 사용하는 전기를 만드는데도 탄소가 나오질 않는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카본프리아일랜드(CFI) 에너지미래관에 자리잡은 3.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시설에 설치된 펨(PEM) 수전해 설비. 이 설비를 통해 물을 전기분해, 수소를 생산한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 카본프리아일랜드(CFI) 에너지미래관에 자리잡은 3.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시설에 설치된 펨(PEM) 수전해 설비. 이 설비를 통해 물을 전기분해, 수소를 생산한다. /사진=미디어제주.

생산과정은 물론 사용과정에서도 ‘물’ 이외에 따로 부산물이 나오질 않는다. 생산과정은 물론 사용과정에서도 ‘탄소’가 배출되지 않는 청정 에너지원인 것이다. 제주도가 그린수소에 주목하는 주요 이유 중에 하나가 이 부분에 있다. 도내에서 ‘탄소중립’을 실현하는데 있어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될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

♢전국최초로 제주에서 생산되는 그린수소, 어떻게 활용되나?

이와 같은 그린수소는 전국 최초로 제주에서 생산되기 시작됐다. 구좌읍 행원리의 카본프리아일랜드(CFI) 에너지미래관 부지 내 3.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시설에서 지난 6월부터 ‘그린수소’를 시범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아울러 여기서 생산된 수소가 지난 9월4일부터 함덕리에 마련된 그린수소 충전소를 통해 버스에 공급되기 시작했다. 그린수소를 공급받은 버스는 그날부터 시운전에 들어갔고, 지난 23일에는 전국최초로 정식운행에 들어갔다. 그린수소의 본격적인 상용화가 이뤄진 것이다. 탄소중립을 향한 큰 걸음이었다.

제주에서의 그린수소 활용은 현재 이처럼 ‘육상교통’에 한정돼 있다. 제주도는 향후 버스만이 아니라 대형청소차 등을 대상으로 그린수소의 활용을 확대할 예정이다.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있는 카본프리아일랜드(CFI) 에너지미래관에 자리잡은 3.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시설. /사진=미디어제주
제주시 구좌읍 행원리에 있는 카본프리아일랜드(CFI) 에너지미래관에 자리잡은 3.3MW 그린수소 생산 및 저장 시설. /사진=미디어제주

아울러 보다 큰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단지 구축도 추진 중이다. 동복리를 중심으로 12.5mw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단지가 추진 중에 있고, 북촌리에서는 30mw 규모의 그린수소 생산단지도 만들어질 예정이다.

제주도는 향후 이와 같은 대규모 생산시설을 바탕으로 다양한 그린수소 산업을 전개해 나갈 방침이다. 그린수소를 활용한 신교통수단인 ‘트램’의 구축은 물론 민선8기 제주도정이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도심교통항공(UAM)에서도 그린수소가 활용될 방침이다.

전력생산에서도 그린수소의 활용은 이뤄질 전망이다. 화력발전 분야에서 그린수소를 활용해 혼소발전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론상으론 2030년에는 석탄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고 그린수소만으로도 화력발전소에서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제주도의 설명이다.

이렇게 생산된 전력은 제주도내 각 가정에 공급되면, 제주 구석구석까지 그린수소 생태계가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더군다나 오영훈 지사는 이와 같은 전력생산만이 아니라 겨울철 난방 등가지 그린수소를 활용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다. 그린수소는 보다 더욱 깊숙히 도민들의 삶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세계에서도 ‘그린수소’ 박차 … 제주 글로벌 허브, 핵심은 전세계 네트워크 형성

이와 같은 그린수소에 대해서는 전세계 많은 국가들이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기도 하다. 전세계 약 41개 국가의 정부에서 그린수소와 관련한 다양한 전략을 내놓고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그린수소와 관련해 약 1000개의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고, 투자규모 역시 32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에서 주목할만한 나라는 역시 미국이다.

미국의 경우 전역에 7개의 그린수소 허브를 구축할 방침이다. 앞으로 여기에 500억 달러를 투입하고 항후에는 수백억 달러의 가치를 지닌 산업으로 확대 시켜 나간다는 방침이다.

구체적으론 2030년까지 1000만톤의 그린수소를 생산하고, 2040년까지는 2000만톤, 2050년까지는 5000만톤을 만든다. 이 중 2030년까지의 목표만 달성해도 미국에서 연간 배출되는 탄소 70억톤의 10%를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당한 양이다.

미국은 이와 같은 정책을 추진하면서 특히 글로벌 네트워크의 형성에 힘쓰고 있다. 온라인 등을 통해 각종 자료를 공유하고 있으며, 이와 관련한 다양한 계층의 의견수렴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인다.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7개의 그린수소 허브.
미국이 추진하고 있는 7개의 그린수소 허브.

그린수소 분야에서 덴마크 역시 상당히 앞서 나가고 있다. 덴마크 역시 정부차원에서 ‘Power2x’라고 이름 붙인 그린수소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덴마크의 경우는 특히 기존에 구축된 풍력발전 인프라가 충분해 이를 활용한 그린수소 생산이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덴마크의 경우는 제주도가 집중하고 있는 ‘육상 교통 분야’에 그린수소를 활용하는 것은 큰 메리트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린수소를 보다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선 육상 교통 분야보다는 해운과 항공 분야에서 활용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제주가 앞으로 ‘글로벌 그린수소 허브’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이처럼 그린수소 분야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갖고 앞서 나가고 있는 해외 사례를 보다 면밀히 들여다보고 이들 국가와의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1회 그린수소 글로벌 포럼에 참석한 케나다 출신의 팀 칼슨 수살레아 글로벌 컨설팅 대표는 이와 관련해서 제주도가 새겨들을만한 제언을 던지고 있다.

팀 칼슨 대표는 “전세계에서 그린수소 허브가 약 83개가 구축 중에 있다”며 “그린수소 분야에서는 이만큼 다양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전세계에서 이와 같은 노력들이 이뤄지고 있다는 것을 제주도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울러 전세계가 수소의 잠재력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들과 함께 통합된 글로벌 표준을 만들어서 시장을 키우는 것에도 참여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다국적 개발 프로잭트의 참석이나 자금 지원 확대 등도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칼슨 대표는 이어 “여기에 더해 그린수소에 대한 주민들의 인식을 더욱 높일 수도 있어야 한다. 수소의 다양한 활용을 더욱 많은 이들에게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제주도로부터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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