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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지배할 수 있는 제주의 자원 '용암해수', 미래를 그린다
시장 지배할 수 있는 제주의 자원 '용암해수', 미래를 그린다
  • 고원상 기자
  • 승인 2023.11.30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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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신산업, 제주 어디로 이끌어 갈까?③] 무궁무진한 '용암해수'의 활용
장원국 용암해수센터장 "해양바이오산업, 용암해수의 활용이 핵심 요소"

이전까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극단적인 기후 현상들이 지구촌 곳곳에 이어지고 있다. 따뜻한 기후가 유지됐던 곳에 폭염이 몰려오기도 하고, 비가 내리지 않던 곳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발생, 수많은 사람들이 생명을 잃기도 한다. 기후위기는 어느 덧 인류의 생존 문제 한복판에 놓이게 됐고, 미래는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 않고는 더 이상 논하지 못하는 상황이 됐다. 제주 역시 이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그러기 때문에 제주에서도 지속가능한 미래를 모색해가려 하고 있다. 아울러 이 지속가능한 새로운 미래의 기반에 지금까지는 없었던 새로운 산업생태계가 짜여지고 있다. 미디어제주는 제주도가 세계 석학이 한 자리에 모이는 그린수소 포럼과 바이오산업 행사 내용을 토대로 제주도가 바라보는 미래신산업의 그림을 살펴보려 한다. 

[미디어제주 고원상 기자] 민선8기 오영훈 도정 출범 이후 제주에서는 ‘미래신성장 사업’의 육성이 화두로 떠올랐다. 1차 산업과 관광산업 등으로 단순화돼 있는 제주의 산업구조로는 앞으로 성장동력을 마련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제주의 미래를 이끌어갈 새로운 산업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 과정에서 ‘그린수소’를 활용한 새로운 청정산업 생태계의 구축과 ‘도심교통항공(UAM)’’, 우주산업’ 등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도정은 출범 초기부터 이와 같은 사업의 추진에 속도를 냈다. 이 사업들은 특히 출력제한 문제와 기후위기 문제, 교통문제, 기존 유후부지의 활용 문제 등 지금까지 제주도내 해결이 요원했던 문제들과 연계되면서 언론과 도민사회의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이 가운데 상대적 관심도가 떨어짐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프라를 구축, 미래를 위한 새로운 먹거리를 만들어오던 산업이 있다. 바로 ‘바이오 산업’이다. ‘바이오 산업’은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다른 미래신성장 사업과는 달리 상당히 오랜 기간 제주도내에서 인프라를 구축하고, 조금씩 성장을 해온 분야이기도 하다.

더군다나 최근 ‘용암해수’와 연계되면서 ‘해양 바이오 산업’이라는 분야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얻고 있다. 제주도는 최근 이 용암해수를 ‘바이오 산업’에 적극 활용하는 이른바 ‘J-해양바이오사업 벨리’ 구축 로드맵을 내놓고 본격적으로 다른 미래산업들과 함께 성장시키려 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제주도와 함께 해양 바이오 산업 새로운 태동을 이끄는 곳이 제주테크노파크 산하 용암해수센터다. <미디어제주>는 지난 29일 용암해수센터의 장원국 센터장을 만나, 용암해수와 바이오산업이 나아가는 길에 대해 인터뷰를 나눴다.

장원국 용암해수센터장. /사진=미디어제주.
장원국 용암해수센터장. /사진=미디어제주.

용암해수센터의 장원국 센터장은 ‘용암해수’가 ‘바이오 산업’과 만나 큰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며 국내는 물론 전세계 바이오 산업 시장에서 입지를 크게 넓힐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장 센터장에 따르면 바이오 산업은 크게 3개의 분야로 나뉜다. 식음료와 관련된 전통적인 바이오 산업 분야인 ‘그린 바이오 산업’이 있고, ‘건강 기능식품’이 주류를 이루는 ‘레드 바이오 산업’이 있다. 아울러 바이오 산업을 에너지 분야로 확대한 ‘화이트 바이오 산업’이 있다.

제주도가 추진하는 ‘해양바이오’ 산업은 그린 바이오 산업과 레드 바이오 산업을 묶는다. 아울러 향후 에너지 분야에서의 연구도 더욱 강화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최근 해양 바이오 산업이 뜨고 있는데, 그 이유는 해양 미세조류 등에서 화장품과 기능성 식품, 의약품 등의 원료를 많이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해양 미세조류는 육안으로는 관찰이 힘든 ‘식물성 플랑크톤’을 말한다. 장 센터장은 제주에서 이 해양 미세조류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장 센터장은 “해양 미세조류는 그 종류가 상당히 다양한데, 이 미세조류 등이 용암해수와 결합했을 때에 일반 해수에서의 배양보다 효과가 더욱 뛰어나다”며 “효과가 뛰어난 이유는 아직 명확하게 확인되진 않았지만, 일반 해수보다 50% 정도 더 나은 효율로 배양이 이뤄지고 있다. 더군다나 그 자체로는 큰 매력이 없는 미세조류도 용암해수와 결합했을 때 유효 성분이 더 많아지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원국 용암해수센터장. /사진=미디어제주.
장원국 용암해수센터장. /사진=미디어제주.

또 “어떤 미세조류는 치매 방지 효과가 입증되고 있어 의학 분야에서 많이 활용이 되고 있는데, 이 미세조류는 고염분의 환경에서만 배양이 이뤄져서 이스라엘의 사해 등 나온다. 그래서 전량 수입할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제주에서 용암해수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염분이 기존 바닷물의 2배 정도로 농축된 ‘고농축수’가 나오게 된다. 이를 가지고 해당 미세조류를 배양할 수 있다. 수입대체 효과는 물론, 역수출 효과도 이룰 수 있다” 덧붙였다.

장 센터장은 이처럼 용암해수와 미세조류를 결합한 제주의 해양바이오 산업이 향후 전세계에서 상당히 큰 시장을 형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 용암해수의 강점은 이밖에도 더 있다. 71억5500만톤에 달하는 풍부한 매장량을 자랑하는데다, 전세계에서 제주만이 갖고 있는 자원이라는 점이다.

용암해수는 화산활동으로 만들어진 지질층에 해수가 스며들면서 저장돼 만들어진다. 제주에는 제주 동부를 중심으로 풍부하게 매장돼 있는데, 이는 약 40만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용암해수는 화산활동의 부산물이기 때문에 화산폭발로 만들어진 세계 다른 지형에서도 확인된다. 일본과 하와이, 스페인 등에서 용암해수를 볼 수 있다.

장 센터장의 설명에 따르면 일본의 용암해수는 제주의 용암해수와 성분이 달라 상품성이 떨어진다. 이와 같은 차이는 해수가 지질층에 스며드는 과정에서 녹아나는 성분의 차이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하와이의 경우는 용암해수의 매장 깊이가 너무 깊다. 이 때문에 용암해수를 채취하기엔 채산성이 맞질 않는다. 스패인의 경우도 지질 특성상 용암해수에 지나치게 많은 불순물이 포함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같은 조건을 따지면 용암해수라는 자원을 갖고 활용할 수 있는 곳은 제주가 세계에서 유일하다. 유일한 자원인데다 매장량도 71억톤이 넘는다. 그런데 용암해수를 사용하기 위해 뽑은 자리에 새로운 해수가 유입된다. 사실상 바다가 존재하는 한 마르지 않을 자원인 것이다.

이와 같은 상당한 이점을 갖고 있기에 제주도는 향후 해양바이오 산업 육성을 위한 대규모 투자 및 연구기관 유치 등을 통해 용암해수를 활용한 혁신 산업·연구 생태계는 구축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이른바 ‘해양바이오 밸리’의 구축이다.

장 센터장은 이 계획에서 특히 ‘연구’에 많은 비중을 두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용암해수센터가 만들어진지 10년이 됐다. 이 10년 동안 인프라 구축 위주로 진행이 됐는데, 연구개발이 병행이 됐더라면 아마 지금쯤 시장을 지배할 수 있는 ‘킬러제품’들이 1~2개 정도는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연구개발 기반이 마련돼 있지 않아 이와 같은 킬러제품들이 나오질 못하고 있다.”

장 센터장은 이어 “이 때문에 지금이라도 연구개발 분야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제주대 등 지역 대학에도 용암해수를 활용한 바이오산업 인재를 집중 육성할 수 있는 학과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앞으로 용암해수를 적용할 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이게 용암해수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하지만 연구개발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 활용도를 우리가 잘 모르고 있다. 인프라 구축도 향후 더 이뤄져야 하겠지만, 앞으로의 초점은 연구개발 쪽으로 쏠려야 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이 기사는 제주도로부터 지원을 받아 작성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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